[해외 DS] 과거를 깨우고 인간을 이해하며 삶의 방향을 설계하는 인공지능,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AI 인사이트
고대 문자를 해독하고,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고, 인간의 의식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닌 우리의 현실로 다가와 이젠 선택 아닌 필수, AI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하여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인공지능이 드디어 그 이름에 걸맞은 본격적인 성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책과 기사 및 기타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창한 글을 작성할 수 있는 텍스트 생성 AI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AI 연구를 통해 얻은 흥미로운 인사이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 이룬 인공지능, “더 이상 아무도 의심하지 않아”
기원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로마의 도시 폼페이와 헤르쿨레니움은 파괴됐지만, 1709년에 발견된 두루마리로 가득 찬 필로데무스의 도서관은 학자들에 의해 발굴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학자들은 불에 탄 파피루스를 펼쳐서 읽으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두루마리가 크게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숯덩어리가 된 두루마리를 가상으로 ‘펼쳐’ 그 속에 있는 고대 그리스 문자를 해독하는 AI 경연 대회가 열렸고, 학생 세 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오랫동안 잊혔던 쾌락에 관한 철학적 구절을 해독해 냈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 번역되지 않은 다른 파피루스 속에 더 다양한 주제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이 대회의 공동 창립자인 브렌트 실즈(Brent Seales)는 “이번 대회를 통해 모든 사람의 의구심이 말끔히 씻겼다”며, 이제 해독 가능성에 대해 “더 이상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 기술은 인간의 의식을 탐구하는 도구로도 사용되고 있다. AI를 더욱 지능적으로 만들기 위한 탐구는 인간 지능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기고 편집자인 조지 머서(George Musser)는 말했다. 한 이론에 따르면 의식은 다양한 뇌 영역의 입력과 분석을 이해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작업 공간이다. 이러한 뇌의 구조를 반영하기 위해 AI 개발자들은 플러그인이나 네트워크가 특정 작업(수학, 논리, 이미지 구별, 인터넷 검색)에 특화된 모듈형 시스템을 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모듈형 AI가 서로 어떤 방식으로 통신하여 일관된 ‘자아’를 형상하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신경과학의 작업 공간 모델을 탐구하는 것은 의식이 있는 기계를 만들지 못하더라도,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간 마음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인간의 유연한 사고력을 일정 부분 흉내 낸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지오메트리(AlphaGeometry)는 수학적 추론 능력에 있어 상당한 발전을 보여줬다. 알파지오메트리는 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 수준으로 기하학 문제를 풀었는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는 예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 권위 있는 수학 대회다. 구글 딥마인드와 뉴욕대학교의 공동 연구팀은 IMO 수준의 기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알파지오메트리를 개발했고, 이 AI 프로그램은 과거 IMO에서 출제된 기하학 문제 30개 중 25개를 성공적으로 풀었다. 알파지오메트리는 인간이 생성한 증명을 공식 언어로 번역할 필요가 없는 합성 데이터 세트를 사용하는데, 연역적 알고리즘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결합하여 추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맥락을 고려한 새로운 단서를 생성하는 유연한 대처 방식으로 어려운 증명 문제를 풀어 나갔다. 인공지능이 수학 분야에서도 인간 수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앞으로 AI 모델이 더욱 발전하면 수학 연구와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
AI의 부정적 영향 방지해야, 모델 투명성과 법제화의 필요성 강조
한편 다소 논란이 있지만 창의적인 적용 사례도 있다. 최근 챗봇 개발자들은 종교 텍스트, 즉 쿠란, 성경, 불교 경전 등을 학습하여 사용자에게 영적 통찰력을 제공하는 AI 챗봇을 만들었다. 종교 텍스트를 학습한 LLM은 학자와 일반인에게 종교적인 작품을 번역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과학 저널리스트인 웹 라이트(Webb Wright)가 설명한 것처럼 일부 신학자들은 챗봇이 종교 텍스트의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하지 못하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학습 자료로 쓰였을 인터넷상의 종교에 관한 내용은 해석의 편차가 심한 특징이 있고, 방대한 역사적 맥락과 각종 세계관의 차이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하므로 챗봇이 민감한 질문에 대해 잘못된 조언을 제공하여 더 큰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교 텍스트에 대한 접근성 향상 측면과 새로운 종교적 통찰을 얻을 기회를 고려하면 종교 챗봇이 가져오는 이점도 적지 않다.
기술의 발달이 가시화될수록 부정적인 영향 또한 가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AI 모델에 의해 전염된 편견은 AI 프로그램 사용을 중단한 후에도 사람의 의사결정 행동에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가 높고 챗봇의 답변에 자신감이 묻어 나올수록 그 효과는 배가 되므로, AI 모델의 편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모델의 투명성을 높이고 AI의 사용에 대한 사전 교육 필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인간 사용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 사용자의 데이터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이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AI 챗봇이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만큼, AI 서비스의 생산자를 향한 법적 제재(학습 데이터의 품질 관리나 인간 사용자의 심리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법안)도 강화돼야 한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AI 시대는 우리의 현실이다. 과거의 유물을 발굴하고, 인간 지능의 비밀을 풀고, 난해한 수학적 문제를 해결하며, 심지어 종교적 탐구까지 돕는 등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에 이미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 몇 년 만에 AI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고, AI의 영향력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AI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하여 인간과 AI가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