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m 2세대 공정 본격화한 삼성, TSMC·애플 넘어 독자적 입지 구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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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치 워치7에 AP 엑시노스 W1000 활용, 3nm 2세대 라인 생산 시작
애플에 '강펀치', 3nm 신기술로 삼성만의 독점적 지위 확보 나서
수율 등에서 강점 보이는 TSMC, 삼성의 출구전략은 '수직계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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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임직원들이 화성캠퍼스 3nm 양산 라인에서 3nm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정인 3나노미터(nm) 2세대 라인에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첫 타자는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갤럭시 워치7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W1000(가칭)이다. 삼성전자의 3nm 제품 양산은 대만 TSMC 못잖은 기술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애플을 누르기 위한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아직 TSMC 대비 수율이 낮은 상태긴 하나, 이 같은 단점을 수직계열화 등 독자적인 강점을 통해 극복해 낸다면 삼성전자만의 입지를 구축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타도’ 삼성, 3nm 2세대 공정으로 입지 확보에 가속도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플 타도’를 내건 삼성전자의 전략적 행보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출시해 애플에 강펀치를 날린 삼성전자는 오는 7월엔 갤럭시 모바일 신제품 공개 행사 언팩을 통해 애플 흔들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준비한 무기는 △스마트워치용 3nm 반도체 △수면무호흡증 탐지 등 헬스케어 기능 △세계 최초 AI 폴더블폰이다. 애플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기술이란 점에서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스마트폰 1위(출하량 기준) 수성과 웨어러블 시장 1위 쟁탈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눈에 띄는 건 3nm 반도체다.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 워치7에 자사 3nm 2세대 공정에서 생산하는 AP 엑시노스 W1000을 적용하기로 했다. 3nm 2세대 공정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TSMC 추격을 내걸고 개발한 최첨단 공정으로, 3nm 공정에서 생산된 칩은 5nm 공정 대비 전력 효율성과 성능이 20% 이상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준비해 온 3nm 신기술을 본격 적용하고 나선 삼성은 애플을 넘어선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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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프로 광고 ‘크러시’ 장면 일부/사진=애플

흔들리는 애플, 모래성 무너지나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애플 타도가 마냥 꿈은 아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력을 차치하더라도 최근 애플이 각종 이슈에 흔들리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패드 프로 광고 사건이다. 앞서 지난 7일 애플은 아이패드 홍보 영상 ‘크러시’를 X(옛 트위터) 및 유튜브에 게재했다. 영상엔 거대한 압착기에 피아노와 카메라, 게임기, 악기 등 수십 가지의 물건이 눌려 파괴된 후 아이패드 프로로 통합됐다는 식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에 대중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애플은 수세에 몰렸다.

애플 측은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창의적 도구들이 모두 담겨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했다 밝혔으나, 대중들은 애플이 지나치게 오만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여전히 가치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매개를 모조리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하고 파괴하는 모습은 스스로 빅브라더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번 광고 사태를 애플의 기업 문화와 결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크러시는 단순한 광고 판단 실수가 아니라 애플 내부 분위기 자체에 이상이 있음을 드러내는 전조라는 것이다.

이번 광고 사태를 거치면서 애플은 경쟁사들과 비판론자들의 공격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애플이 쌓아 온 모래성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3nm 2세대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한다면 애플의 아성을 뛰어넘을 역량을 획득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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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율 낮은 삼성, TSMC 아성 넘어서려면

특히 3nm 2세대 공정이 본궤도에 오르면 TSMC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nm 2세대 칩이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발휘한다면 TSMC에 빼앗겼던 고객사를 다시 삼성전자로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판세는 TSMC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TSMC는 앞서 인텔의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메테오레이크 일부 물량을 수주한 바 있으며,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인 엔비디아 역시 올해 출시할 차세대 제품 상당수를 TSMC에 맡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1.2%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위지만 점유율이 11.3%로, 양사 간 격차는 거의 50%p에 육박한다.

수율 측면에서도 TSMC가 우위에 있다. TSMC는 3nm 공정에서 수율이 아직 70%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수율이 최소 8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3nm 공정에서 60%대 수율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의 공정 난이도로 인해 50% 중후반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반적인 경쟁력이 TSMC에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단 의미다.

다만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꼭 악재인 건 아니다. 최근 AI 관련 수요가 늘면서 TSMC는 올해 수주량을 이미 거의 다 확보한 상태인데, 이는 삼성전자에 있어선 위기이자 기회다. TSMC에 가려던 물량이 삼성전자에 몰리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 삼성전자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수율 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GAA 방식의 수율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적자 수준을 낮춤과 동시에 수주량 확보도 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으리란 것이다.

경쟁사 대비 삼성전자가 지닌 ‘수직계열화’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반도체 부품을 직접 생산해 조달함으로써 자체적인 시장을 확보해 나가기 용이하단 의미다. 이번 갤럭시 워치7의 경우도 자체 생산한 AP 엑시노스 W1000을 활용해 선제적인 시장 확보를 이뤘다. 하드웨어 생산에 대한 삼성전자만의 컨테이너를 만들고 이를 공고히 한다면 TSMC나 애플과는 궤를 달리하는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