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새로운 AI PC ‘코파일럿+PC’ 공개 “애플보다 58%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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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40 TOPS 이상으로 가장 빠른 윈도 AI PC" 소개
최신 멀티모달 모델 'GPT-4o' 적용, 실시간 대화 가능
삼성전자·델도 'AI PC' 전격 공개하며 본격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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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현지시각) 유수프 메흐디(Yusuf Mehdi) 마이크로소프트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코파일럿+PC’를
소개하고 있다/사진=마이크로소프트 유튜브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새로운 인공지능(AI) PC ‘코파일럿+PC(Copilot+PC)’를 발표했다. AI 연산 성능을 40 TOPS(초당 40조 번의 AI 연산)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애플 맥북과의 차별화를 꾀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델 등도 AI가 내장된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AI PC’ 시대를 본격화했다.

모든 라인업에 LLM, SLM을 ‘온디바이스’로 구현

지난 20일(현지시각) MS는 연례 개발자 행사인 ‘빌드 2024’를 하루 앞두고 워싱턴주 레드몬드 캠퍼스에서 미디어 콘퍼런스를 열어 ‘코파일럿+PC’라는 이름의 새 AI PC를 공개했다. 이날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코파일럿+PC는 지금까지 나온 윈도 PC 중 AI를 지원하는 가장 빠른 제품”이라며 “이제 컴퓨터가 우리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파일럿+PC가 1초당 40조 회의 연산을 할 수 있으며 특히 맥북에어보다 AI 작업 처리 속도가 58% 뛰어나다”며 “복잡한 작업을 완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추론 기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코파일럿+PC의 모든 라인업에 CPU, GPU, NPU가 통합된 칩세트가 탑재되며 클라우드 기반 대형 언어모델(LLM)에 더해 소형 언어모델(SLM)을 온디바이스로 구현해 인터넷 없이도 다양한 AI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또 애저 클라우드에서 ‘GPT-4o(포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GPT-4o는 지난 13일 오픈AI가 공개한 멀티모달 AI로 해당 모델이 적용되면서 코파일럿에서도 이미지와 형상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실시간 대화도 가능해졌다. 또 애저 클라우드 사용자들은 ‘애저 AI 스튜디오’에서 GPT-4o를 사용해 자사에 맞는 AI 모델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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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일럿+PC의 리콜 기능/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이날 MS는 코파일럿+PC의 전용 기능들도 선보였다. 먼저 ‘리콜(Recall)’ 기능은 해당 PC에서 이전에 봤던 자료를 복기하는 기능으로 당시 작업했던 PC 화면을 마치 영상을 되감듯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특정 파일의 저장 경로를 잊어버렸거나 이전에 읽었던 메일, 웹 문서 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영상, 팟캐스트 등 콘텐츠에는 실시간 번역 자막이 제공된다. 4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할 예정이며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즉각 영어 자막으로 번역할 수 있다. 또한 그림판, 사진 앱 등에도 온디바이스 AI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코크리에이(CoCreator)’가 내장된다.

ARM 칩 ‘스냅드래곤 X’ 탑재, 성능 효율 뛰어나

일반적으로 PC에 적용하는 x86 칩세트가 아닌 퀄컴의 ARM 기반 칩세트 ‘스냅드래곤 X 시리즈’가 탑재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이 칩은 AI 연산에 필수적인 NPU 기능을 극대화해 주로 스마트폰, 모바일 기기 등에서 활용되는 컴퓨터 아키텍처다. 고성능을 내는 데는 x86이 적합하지만, 소모 전력 대비 성능 효율은 ARM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코파일럿+PC는 한 번 충전에 영상 재생 기준 최대 22시간, 웹 브라우징 시에는 15시간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코파일럿+PC는 현재 PC 시장을 잠식한 애플의 ‘맥북’에 본격적인 반격을 시도했다는 상징성이 있다. 애플은 ARM 기반의 자체 맥북용 반도체인 M 시리즈를 앞세워 PC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이와 달리 MS는 ARM 기반 윈도용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다. 나델라 CEO는 “MS 365 제품군과 크롬, 스포티파이, 줌, 왓츠앱, 블렌더, 어피니티 스위트, 다빈치 리졸브 등이 ARM 지원한다”며 “슬랙 또한 올해 연말 ARM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ARM을 지원하지 않는 앱을 위한 에뮬레이터인 ‘프리즘’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x86용 앱들을 ARM 기반 프로세서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참여기업도 다양하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인텔, AMD, 퀄컴 등이, PC 제조 부문에서는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레노버, 삼성 등이 참여한다. 새로운 코파일럿+PC도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레노보, 삼성 등 6개 PC 제조업체의 AI PC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코파일럿+PC는 999달러(약 136만원)부터 시작하며, 이날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해 다음 달 18일 본격 출시된다.

AI PC 출시 계기로 고사양 PC 수요 확대 가능성↑

한편 MS 발표 직후 삼성전자는 AI 노트북 신작인 ’갤럭시북4 엣지’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코파일럿+PC’ 모델을 통해 온디바이스 AI PC로 활용하면서 클라우드에 접속해 AI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통합형 클라우드 AI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 북 시리즈 최초의 ‘코파일럿+PC’라고 소개했다. 델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AI 기능을 갖춘 개인용 컴퓨터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의 AI PC 출시가 이어지면서 PC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년간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로 옮겨 가면서 고사양 PC에 대한 수요는 감소해 왔다. 이 기간에는 강력한 인터넷 접속과 웹 브라우저의 중요성만 강조됐지만 AI를 구동할 PC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이런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글로벌 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체 PC 출하량의 22%에 달하는 5,450만 대가 AI PC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델의 마이클 델 CEO는 신제품 공개 행사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사는 올해 AI PC를 대규모로 공급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AI PC가 표준으로 발돋움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의 유수프 메흐디 소비자 마케팅 총괄 CMO도 “회사가 5,000만 대의 AI PC가 앞으로 1년간 판매될 것”이라며 “PC에서 직접 구동되는 더 빠른 AI 비서가 오랜만에 PC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