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전국 100% 쿠세권’ 위한 물류센터 조성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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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투자 계획' 외에 분당에 물류센터 신규 임차 추진
광주·제천·김천·대전 등 비수도권에도 물류 인프라 확대
쿠팡·알리 간 물류 경쟁, 수요층 달라 영향 미미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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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0% 로켓배송’ 소개 동영상/사진=쿠팡 뉴스룸 유튜브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 속에 쿠팡이 물류 인프라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3월,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오는 2027년까지 전국을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해당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은 지역에도 물류센터 확보를 추진하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제천물류센터 착공과 광주 물류센터 준공 일정도 줄줄이 앞두고 있어 알리익스프레스와의 물류 투자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쿠팡, ‘2027년 전국 로켓배송’ 목표로 3조원 투입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성남 분당에 위치한 저온물류센터를 임차하기 위해 사업주인 페블스톤자산운용과 임차 조건 등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해당 물류센터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403번지에 위치하며 연면적 6만8,069㎡(2만591평)에 지하 3층~지상 5층 1개 동 규모다. 당초 전층 저온센터로 지어졌지만, 최근 상온으로 용도 전환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해당 물류 센터는 지난 3월 쿠팡이 ‘전국 100% 로켓배송’을 선언했을 당시 발표했던 8곳의 물류 인프라 확대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다. 쿠팡이 이를 변경한 것은 기존 계획에 더해 물류센터를 추가 확보함으로써 최근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와 온라인 배송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3월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신규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 확장,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이 지난 10년간 물류망 구축에 투자한 금액은 6조2,000억원으로 그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3년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쿠세권’이 확대되면 오는 2027년부터는 230여 개 시·군·구(전체 시·군·구의 88% 이상)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구수 기준으로는 전 국민 5,130만 명 가운데 5,000만 명 이상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한반도 최남단 남해군을 포함해 전국에서 주문 하루 만에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료배송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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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 쿠팡이 게시한 ‘미래 물류 혁신 대공개’ 동영상/사진=쿠팡 뉴스룸 유튜브

광주 물류센터 3분기 준공 예정, 제천은 하반기 착공

쿠팡은 당시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보 지역으로 경북 김천, 충북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남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전국 8곳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호남권 최대 물류센터인 광주 물류센터가 오는 3분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3차 산업단지에 연면적 17만㎡(5만1,425평) 규모로 들어서는 첨단물류센터로 쿠팡은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자체 개발한 물류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시스템 등 첨단설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충북 제천에 조성 중인 물류센터는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쿠팡은 연면적 8만6,891㎡(2만6,284평)에 건축물 2개 동을 짓고 기반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제천 물류센터는 지난해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금리 상태가 지속돼 자금 조달이 여의찮아지면서 완공 시점이 1년 이상 지연됐다. 내부적으로 제천 물류센터의 운영 방식을 놓고 의사결정이 미뤄진 측면도 있다.

하지만 최근 쿠팡은 제천 물류센터 건립과 관련해 용지 매입, 건축 허가 등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착공 일정을 확정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향후 충북·수도권 물류 중개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천시는 통상 2년이 걸리는 물류센터 건립이 끝나면 지역에 500명의 신규 고용을 유발하고 지역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리 vs 쿠팡, 물류 인프라 투자 경쟁 본격화

쿠팡이 물류센터 조성을 본격화함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와의 물류 인프라 투자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1,421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319억원으로 6분기 만에 적자 전환하면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의 침투로 인한 위기를 실감했다”며 “쿠팡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물류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센터 등 물류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회사 알리바바는 지난 3월 한국 현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3년간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을 들여 물류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연내 18만㎡(약 5만4,000평)의 물류센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의 공격적인 물류센터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두 회사가 향후 3년간 투자할 물류센터는 약 50개로 추정된다. 이는 수도권 물류센터 재고의 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공격적인 행보에 주목하면서도 주도권은 쿠팡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세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7조원 이상을 물류센터 투자에 집중한 쿠팡과의 직접 경쟁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B2C 중심의 빠른 배송 속도로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쿠팡과는 수요층이 달라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알리익스프레스가 회사 차원에서는 B2B에 주력하고 B2C 배송은 국내 셀러에게 맡기는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