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경영·신뢰 회복 힘쓰겠다” 횡령·배임 논란 휩싸인 카카오, 본격 이미지 쇄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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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준신위에 3개 의제에 대한 개선 방안 전달
배임·횡령에 주가 조작까지, 빗발치는 내부 잡음 의식했나
"보여주기식 개선으로는 안 된다" 따가운 시선 보내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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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사진=준법과신뢰위원회

카카오가 ‘준법 경영’을 위한 경영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최근 수년간 회사 내부에서 배임·횡령 등 부정행위 사례가 빗발치자, 공개적인 개선 움직임을 보이며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경영 개선 방안

10일 카카오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는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첫 번째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 자리에서 카카오는 △책임 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 등 세 가지 의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준신위가 카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의제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카카오는 첫 번째 의제인 ‘책임경영’ 기반 마련을 위해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중심의 컨트롤 타워 구조를 확립하고, 김범수 CA협의체 의장 주도로 경영 쇄신에 나선다. 대규모 투자 등 사회적 영향이 큰 의사 결정 시에는 사전 리스크 점검·사후 모니터링 등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경영진 책임 강화를 위해서는 내·외부 평판 검증 등 임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고의적인 불법 행위를 한 경영진에 배상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검토한다.

두 번째 의제인 ‘윤리적 리더십’ 확립을 위해서는 가치, 공정, 소통, 책임 네 가지 항목을 포함한 ‘카카오그룹 윤리헌장’을 마련, 경영진을 비롯한 카카오 모든 직원들이 준수할 수 있도록 공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세 번째 ‘사회적 신뢰 회복’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 주주가치 보호와 파트너 상생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무분별한 신규 기업공개(IPO)를 지양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차후 기업공개를 추진할 때 그룹 차원에서 면밀한 사전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기업공개 결정 이후에도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함께 마련해 적용할 예정이다.

카카오 내부에서 쌓이는 잡음

이번 카카오 준신위의 움직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퍼포먼스의 일환이라는 평이 흘러나온다. 카카오가 각종 부정행위 논란을 잠재우고, 내부 통제 노력을 보여주기 위해 일종의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최근 수년간 카카오 내부에서는 배임·횡령을 비롯한 수많은 잡음이 발생했다.

지난해 2월에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 관계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가 불거졌다. 검찰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 등이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모두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409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카카오 노동조합이 모 재무그룹장(CFO)를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해당 CFO는 자신의 법인카드로 게임 아이템을 1억원어치 결제한 사실이 적발되며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같은 해 12월에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와 이준호 투자전략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당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당시 카카오엠)는 2020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0년 7월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인수했으며, 이후 200억원을 증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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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 틀렸다” 불안정한 내실

이에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보여주기식 개선이 아닌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요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보안 우려 등 각종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23일 개인정보위는 카카오에 151억4,196만원의 과징금, 7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결과 공표 처분을 내렸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 6만5,000건이 유출되는 동안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으며, 유출 신고·피해자 통지 등 사후 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해 3월 개인정보위는 특정 업체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들의 아이디 정보를 추출하고,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수집·판매한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해킹범들은 오픈채팅방 시스템의 취약점 및 카카오톡의 친구 추가 기능, 불법 프로그램 등을 악용해 이용자 정보를 확보하고, 개인정보 파일을 생성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불법적으로 조회한 개인정보는 최소 6만5,719건에 달한다.

이에 카카오는 개인정보위 발표 이후 즉시 입장문을 내고 “개인정보위에 적극적으로 소명했으나 이 같은 결과가 나와 매우 아쉽다”며 “행정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조치 및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픈채팅 서비스 개시 당시부터 (해킹범이 악용한) 해당 임시 ID를 난독화해 운영 및 관리했고, 2020년 8월 이후 더욱 보안을 강화한 암호화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