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노보노디스크, SK팜테코 산하 美 버지니아 공장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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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팜테코, 美 버지니아주 소재 공장 매각설 확산
인수자로 떠오른 '글로벌 인슐린 시장 1위' 노보노디스크
노보노디스크,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美 현지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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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팜테코의 버지니아 생산 설비/사진=SK팜테코

SK그룹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 SK팜테코가 미국 버지니아 공장을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에 매각한다. 노보노디스크의 생산 시설 확충 움직임과 SK팜테코의 자산 효율화 시도가 맞물리며 논의가 빠르게 진전됐다는 전언이다.

SK팜테코, 美 공장 매각 추진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팜테코는 미국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 소재 CDMO 공장을 덴마크 대형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버지니아 공장은 원료의약품 18만7,500L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생산 시설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바이오의약품의 수요가 증가하며 CDMO 몸값이 높아진 만큼, 해당 공장의 매각가가 3,000억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산 역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노보노디스크가 SK 측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산 효율화가 시급한 SK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제안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양사의 이해관계가 합치하며 관련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SK팜테코는 지난해 미국 버지니아 공장 증설, CBM 인수로 인한 영업손실 증가 등으로 인해 92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지주사인 SK㈜는 이와 관련해 “버지니아 공장은 작은 규모의 합성의약품 공장으로, 바이오 핵심 공장도 아니며 매각 여부를 포함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운영 일환으로 다양한 옵션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나, 특정 제약사나 특정 사이트를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은 아니며 CDMO 사업의 통상적인 작업 일환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과는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노보노디스크의 성장세

버지니아 공장 인수 의사를 밝힌 노보노디스크는 1923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다국적 제약회사로,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함께 다이어트약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인슐린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회사는 주력 상품인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를 중심으로 전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노보노디스크의 순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고정환율 기준 24%) 증가한 653억4,900만 덴마크크로네(약 13조51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또한 254억700만 크로네(5조원)로 약 28% 향상됐다. 주당순이익은 5.68크로네, 영업이익은 318억4,600만 크로네 수준이었다.

부문별로는 당뇨병 치료제 매출이 499억3,000만 크로네로 고정환율 기준 작년보다 24% 증가했고, 비만 치료제 매출은 110억3,500만 크로네로 42% 증가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매출이 278억1,000만 크로네로 43% 증가했고, 경구용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정 매출은 50억1,300만 크로네로 17% 증가했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 매출은 93억7,700만 크로네(약 1조8,700억원)로 작년 대비 두 배가량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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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산 역량 확대에 총력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노보노디스크의 버지니아 공장 인수가 생산 기지 확충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이 나온다. 실제 최근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일대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생산 역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레이튼에 충진‧완제품 제조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41억 달러(약 5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클레이튼에서 140만 평방피트 규모의 무균 제조‧완제품 제조 공정 진행용 공간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이에 노스캐롤라이나주 지역에 위치한 노보노디스크 제조 시설의 전체 면적은 2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제조 시설은 오는 2027~2029년 사이 단계적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노보노디스크의 헨릭 울프 제품공급‧품질‧IT 담당 부회장은 “클레이튼은 노보노디스크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조시설을 구축한 곳”이라며 “새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한 것은 우리 회사의 성장을 위한 주춧돌로서 현지 생산 시설이 내포하고 있는 중요성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보노디스크의 글로벌 제조 시설에서 우리는 수많은 만성질환 환자에게 더 많은 의약품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달려왔다”며 “이번에 공개된 투자 계획은 이 같은 목표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