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업은 티빙, 공룡 넷플릭스 바짝 추격 “사용자 45% 증가”
티빙 사용자 수 7개월 연속 상승세
KBO 중계,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영향
9월 말 KBO 폐막, 투자금 회수 가능할까
토종 OTT 서비스 티빙의 사용자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넷플릭스와 역대 최소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프로야구(KBO) 중계권 확보에 이어 오리지널 콘텐츠 등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모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티빙’, 넷플릭스와 역대 최소 격차
5일 앱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티빙 앱의 6월 월간사용자수(MAU)는 652만 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주요 OTT 앱 사용자 점유율은 넷플릭스가 34.6%(1,042만 명)로 가장 높았으며, 쿠팡플레이가 24.3%(733만 명), 티빙이 21.6%(652만 명)로 뒤를 이었다. 웨이브는 9.4%(284만 명), 디즈니+는 8.1%(244만 명), 왓챠는 2.0%(59만 명)를 기록했다.
사용 시간 점유율에서는 넷플릭스가 43.8%로 1위를 차지했으며, 티빙이 28.0%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서 쿠팡플레이 12.7%, 웨이브 11.0%, 디즈니+ 3.8%, 왓챠 0.7% 순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티빙의 MAU가 7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넷플릭스 앱과 역대 최소 격차를 기록한 점이다. 넷플릭스와 티빙의 격차는 390만 명으로 지난해 12월(783만 명)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KBO 리그 중계 ‘역할 톡톡’
티빙의 이 같은 기세는 상반기 오리지널 콘텐츠의 연타석 흥행과 KBO 리그 중계로 인한 효과로 해석된다. 독점 중계를 앞세워 충성 구독자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티빙이 프로야구 중계권을 획득한 건 지난 3월로, 지상파 3사와는 별도로 티빙이 뉴미디어 분야 KBO 리그 전 경기 및 주요 행사의 국내 유무선 생중계, 하이라이트, 주문형 비디오(VOD) 스트리밍 권리, 재판매할 수 있는 사업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이후 티빙은 KBO 리그 정규 시즌 전에 안정적인 프로야구 중계 시스템과 야구 관련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았다. 야구 경기에 타임머신 기능을 반영해 득점 장면 모아보기 등을 마련하는가 하면, 단체 채팅 기능인 티빙 톡을 구축해 구단 홈 팬끼리 응원할 수 있는 응원방도 선보였다. ‘티빙슈퍼매치’를 통해 매주 경기장, 관중석, 치어리더, 더그아웃 등을 포함한 다양한 야구장의 모습을 담기도 했으며 경기에 4D캠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와 공의 위치, 타격 폼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티빙의 야구 중계권 선점은 남성 이용자수 증가로 이어졌다. OTT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올해 3~5월 남성 이용자수는 직전 분기에 견줘 무려 45% 증가했다. 넷플릭스(-17%), 쿠팡플레이(-13%) 디즈니플러스(-23%) 등 모든 OTT에서 남성 이용자가 하락한 가운데 나 홀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1~2월)부터 ‘눈물의 여왕’(3~4월) ‘선재 업고 튀어’(4~5월)까지 티빙에서 tvN 콘텐츠가 연이어 성공한 점도 시너지를 냈다. 티빙의 3~5월 이용자 1인당 평균 시청 시간도 넷플릭스보다 앞서는 등 이용자들이 야구 중계 전후로 다른 콘텐츠를 보면서 티빙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재 업고 튀어’ 마지막 회가 공개된 지난달 28일 티빙의 총 시청 시간(250만10시간)은 넷플릭스(241만8,000시간)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반면 넷플릭스는 올해 공개한 여러 편의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선산’과 ‘살인자ㅇ난감’, ‘피지컬: 100′ 등을 제외하고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1,350억 투자금 회수, 야구 시즌 종료 후가 관건
티빙이 KBO 중계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중계권 취득 당시 투입된 자금 회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티빙은 지난 3월 중계권 체결에 총 1,350억원을 쏟아부었다. 티빙의 지난해 매출이 3,26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야구 중계권 투자에만 연매출의 절반가량을 집행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관건은 투자액을 온전히 회수하기 위한 유료 구독자 증가 폭이다. 투자금 1,350억원을 3년으로 나누면 연간 450억원 이상의 매출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티빙의 구독 이용권 중 가장 낮은 요금제는 ‘광고형 스탠다드’다. 월간 유료 회원권은 5,500원, 연간으로는 6만6,000원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 계산하면 투자액을 회수하려면 최소 68만 명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통상 KBO 리그는 3월에 개막해 9월 말에 폐막한다. 때문에 실질적으로 야구 경기를 시청하는 기간은 6~7개월에 불과하다. 스포츠 이외에도 유료 구독자를 사로잡을 만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티빙은 본연의 주력 매출원이었던 오리지널 콘텐츠와 예능 등에도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앞서 지난 2월 진행된 CJ ENM 연간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티빙의 목표 유료 구독자 수를 500만 명으로 수립한 부분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티빙 관계자는 “프로야구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등을 이어가 올해도 외형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