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역직구 시장 노리는 알리바바, ‘韓 전용 B2B 플랫폼’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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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닷컴, 아시아 최초 한국 B2B 사이트 '파빌리온' 론칭
K-셀러 해외진출 돕는다는 구상, 연간 멤버십 금액 199달러
국내수요 한계 탈피, ‘대만 진출’ 쿠팡도 中企 수출 확대 큰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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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알리바바닷컴의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판매 지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알리바바닷컴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기업간거래(B2B) 커머스 플랫폼인 알리바바닷컴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국가 전용 B2B 웹사이트를 한국에 론칭하고, 국내 셀러의 역직구 시장 진출을 돕는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산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은 아직 미미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닷컴은 향후 5,000개 이상의 국내 중소기업을 유치하고 광고·홍보와 판매·물류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베일 벗은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 야심

22일 알리바바닷컴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판매 가속화 지원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앤드류 정 알리바바닷컴 부대표와 마르코 양 알리바바닷컴 한국총괄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알리바바닷컴은 국내 기업 전용 B2B 웹사이트인 ‘한국파빌리온(South Korea Pavilion)’을 오는 8월 8일 공식 론칭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닷컴의 첫 번째 목표는 한국파빌리온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만 경쟁하거나 기존 오프라인 B2B 방식에 의존하던 중소기업의 제품을 더 쉽게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알리고, 궁극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 알리바바그룹과 상생 구조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한국파빌리온의 연회비는 199달러(약 27만원)로 정해졌다. 알리바바닷컴은 입점 기업에 3개월 동안 무제한 제품 등록 및 글로벌 노출, 스페셜 트래픽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정 부대표는 “글로벌 B2B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지만, 글로벌 중소기업들은 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글로벌 협상능력을 비롯해 언어장벽, 전문인력 부재, 정보부족, 리스크 노출, 복잡한 수출과정 등이 그 예”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해외무역과 관련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빠른 해결방법은 해외 마케팅 루틴과 솔루션을 갖춘 글로벌 플랫폼을 찾는 것”이라며 “한국 중소기업 사장들께 알리바바닷컴이 최고의 선택지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제품 경쟁력에 주목

알리바바닷컴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 전용 B2B 플랫폼을 구축하는 건 한국 시장이 처음이다. 알리바바닷컴이 K셀러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리바바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B2B 영역에서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수는 2,550개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의 경우 한 해 동안에만 국내 기업이 총 61만 건의 상품 소싱 기회를 확보하고, 1,300억원 규모의 수출거래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식품 카테고리는 매년 30% 이상씩 구매자의 관심도가 상승했으며, 지난 1년간 독일과 브라질 시장에서 K뷰티 제품의 성장률은 각각 253%, 260%에 달했다. 여기에 글로벌 B2B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의 4배에 달하는 등 높은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도 한몫한다. 알리바바닷컴에 따르면 오는 2027년 글로벌 B2C 시장은 5조7,000억 달러(약 7,900조원)인 반면 B2B 시장은 21조6,000억 달러(약 2경9,900조원)에 달한다.

실제 한국 상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조선미녀 등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를 석권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라면과 냉동김밥도 미국 시장에서 품절대란이 벌어질 정도다. 국내 인디 화장품 브랜드를 해외 시장에 유통하는 실리콘투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은 3,429억원이었지만, 올해 이보다 2배(108%)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급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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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의 한국 브랜드 상품 판매 채널 ‘K-에비뉴’/사진=큐텐

쿠팡·큐텐도 ‘역직구 한국 브랜드’ 띄우기에 총력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역직구 시장을 잡기 위해 ‘K-브랜드 키우기’ 경쟁에 돌입했다. 티몬·위메프·인터파크 운영사인 큐텐은 지난 5월 신규 론칭한 글로벌 디지털 커머스 플랫폼 ‘위시플러스(Wish+)’에 한국 브랜드 상품을 위한 판매 채널인 ‘K-에비뉴(K-Avenue)’를 열었다. 큐텐은 올초 북미, 유럽 기반 이커머스 위시를 인수한 뒤 기존 큐텐닷컴의 이름을 위시플러스로 바꿨다. 큐텐은 위시플러스가 미국과 유럽 중심 고객 풀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K-에비뉴가 한국 브랜드와 제조사가 미국 등 서구권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 최적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에비뉴는 북미·유럽 등 현지 시장에서 관심이 높은 상품 카테고리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K푸드, K뷰티, K스타일 등의 테마를 중심으로 각각의 상품군을 구성한 데 이어 한국산 스킨케어 상품과 과자류, 건강기능식품 등 큐텐에 입점한 브랜드 상품을 ‘스페셜딜’로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도 입점을 준비 중이다. CJ, 대상, 해태 등 국내 기업의 현지 법인 및 총판과 입점협의를 하고 있으며, 특산물 해외 판매를 바라는 지방자치단체와도 협력하고 있다.

쿠팡도 일찍이 대만에 진출해 역직구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22년 10월 대만에 로켓직구·로켓배송을 론칭했다. 이를 통해 대만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은 불과 1년 만에 1만2,000곳을 돌파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수출 중소기업의 약 30%에 해당한다. 실제 대만에서 팔리는 수백만 개 제품 중 70%는 한국 중소기업 제품이다.

대표적 성공 기업으로는 자체 개발한 홍삼 제품을 판매하는 우주창고가 있다. 2019년에 설립된 우주창고는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해 여러 가지 상품군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회사로, 쿠팡을 통해 처음 대만에 진출한 이래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대만 직구 연 매출이 17배 커져 공장 규모를 확장하는 것은 물론, 직원 비중도 늘렸다. 국내 최초 젤네일 개발한 바르고코스메틱도 쿠팡 대만 로켓직구를 통해 지난해 9월 연매출 작년 동기간 대비 70배로 뛰는 성과를 냈다.

이와 관련해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데 부침이 있는데 이커머스들이 물류대행을 해주는 형식이다보니 작은 기업들도 기회를 많이 받을 수 있다”면서 “이커머스를 통해 구조적으로 서포트를 하는 시스템 갖춰진다면 중국, 동남아시아는 물론 북미나 유럽시장에서까지 빛을 발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