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확대 나선 일론 머스크, ‘xAI’에 테슬라 자금 50억 달러 투입 논의도 본격화
xAI 추가 투자 시사한 머스크, 테슬라 주가 1.97% 상승
마땅한 수익원 없는 xAI, 자금 수혈 통해 인프라 등 기반 쌓나
머스크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 논란, 오픈AI 이사직 사임 과거 재조명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자신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에 테슬라 자금을 투자할지에 대해 이사회와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프라 확충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투자를 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 xAI에 투자 가능성 시사
25일(현지 시각) 머스크가 xAI에 테슬라 자금 50억 달러(약 6조9,180억원) 투자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테슬라가 xAI에 5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까?(Should Tesla invest $5B into xAl, assuming the valuation is set by several credible outside investors?)”라는 질문을 올리고 하루 동안 온라인 투표를 통해 의견을 구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해당 투표엔 총 95만8,086명이 참여했으며, 찬성표가 67.9%, 반대표가 32.1% 나왔다.
xAI에 대한 투자 가능성이 가시화하자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 대비 1.97% 오른 220.25달러에 마감했다. 2분기 실적 저조 및 로보택시 공개 연기 등으로 실망감이 확산하면서 약 12% 급락했던 주가가 이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마감을 앞두고 상승 폭이 일부 줄었지만 장 중 한때 4%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5월엔 60억 달러 펀딩 성공하기도
xAI가 자금을 수혈받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xAI는 지난 5월에도 60억 달러(약 8조1,500억원)가량의 펀딩에 성공했다. 펀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곳은 앤드리슨 호로비츠, 세쿼이아 캐피털, 사우디아라비아의 킹덤 홀딩스 등이다. 당시 펀딩을 통해 xAI의 평가액은 이전 180억 달러에서 사후 240억 달러(약 32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AI 스타트업으로선 오픈AI의 860억 달러(약 117조원)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머스크가 추가 투자를 시사하고 나선 것은 xAI가 목표로 하는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선 수백억 달러 수준의 자금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xAI에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상태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xAI는 AI 챗봇 ‘그록’을 X 프리미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 외엔 수익원이 전무하다. 소위 ‘머스코노미(Muskonomy, 머스크의 경제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xAI의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선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란 의미다.
AI 투자 베팅 치열, MS도 오픈AI에 130억 달러 투입
xAI에 대한 투자는 이후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가 xAI를 창업할 당시 내걸었던 목표가 ‘오픈AI를 포함한 생성형 AI 회사들과의 직접 경쟁’이었기 때문이다. AI 투자 베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단 점도 투자 유인 동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오픈AI에 약 130억 달러를 투자했고, 아마존은 앤스로픽에 약 40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머스크가 xAI에 투자할수록 이해충돌 문제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머스크는 테슬라와 xAI 외에도 X, 스페이스X, 솔라시티,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등 6개의 회사를 이끌고 있어서다. 머스크의 각 회사를 위한 결정이 테슬라로서는 안 좋은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단 것이다. 테슬라가 엔비디아에 주문한 수천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xAI와 X에 선공급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머스크가 과거 이해충돌 문제로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한 바 있단 점도 논란을 키운다. 앞서 지난 2015년 머스크는 샘 울트먼 오픈AI CEO와 함께 오픈AI를 공동 창립했다. 그러나 2018년 테슬라의 AI 연구가 본격화하자 잠재적인 이해관계 충돌 논란이 일었고, 머스크는 결국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