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드론 레이싱 기술, 우주선 자율항법 시대 앞당긴다
ESA, 드론 레이싱 기술 접목해 우주선 자율 항법 시스템 개발 나서
AI 기반 제어 시스템 탑재 드론으로 실제 레이싱 통해 기술 검증
새로운 사인파 활성화 함수 적용한 G&C Nets 기술, 소행성 탐사 '헤라' 미션에 활용 예정
유럽 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 이하 ESA)이 미래 우주선의 자율 항법 시스템 개발을 위해 드론 레이싱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우주는 지구와 달리 중력 변화와 예측 불가능한 대기 난류로 인해 우주선이 항로를 이탈할 위험이 크다. ESA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제어 시스템을 탑재한 드론을 활용, 실제 드론 레이싱을 통해 우주선 항법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G&C Nets, 진동 역학에 맞는 사인파 활성화 함수 활용
핵심은 ‘G&C Nets(Guidance & Control Networks)’라는 기술이다. 이는 우주선이 정해진 경로를 따르는 대신, 주변 환경 변화에 맞춰 스스로 최적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재설계하도록 돕는다.
전통적인 G&C Nets는 ‘ReLU’, ‘Softplus’ 또는 ‘Hyperbolic tangent’와 같은 활성화 함수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SIREN(Sinusoidal Representation Network)에 영감을 받아 G&C Nets에 ‘사인파(Sinusoidal)’ 활성화 함수를 적용한 결과, 더욱 뛰어난 성능을 달성했다고 한다.
사인파 활성화 함수는 우주선 자율항법 최적제어의 데이터 생성 과정과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드론 레이싱, 소행성 착륙, 행성 간 이동과 같은 환경에서 다양한 제어 정책에 대해 더 빠른 수렴과 낮은 훈련 손실을 달성하며 부드러운 입력부터 불연속적인 입력까지 다양한 제어 입력에 대한 강건함을 보여줬다.
이는 사인파 함수가 입력 공간의 고유한 진동을 활용하고 입력을 푸리에 스펙트럼으로 분해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일 수 있다. 특히 제어 작업이 주기적이고 진동적인 역학을 포함할 때 사인파 활성화 함수의 강점이 빛을 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행성 탐사 ‘헤라’ 미션에 G&C Nets 기술 적용
ESA 첨단기술팀의 다리오 이조(Dario Izzo) 코디네이터는 “드론 레이싱은 신경망 기반 AI 시스템을 테스트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라며, “우주선의 자율성과 안정성을 높여 행성 간 이동·착륙·도킹 등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테스트는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의 ‘사이버 동물원(Cyber Zoo)’이라 불리는 연구실에서 진행됐다. 약 10m x 10m 크기의 공간에서 드론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코스를 완주하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인간이 조종하는 드론과의 비교 실험을 통해 자율 항법 시스템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한편 ESA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발사 예정인 ‘헤라(Hera)’ 미션에 G&C Nets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헤라 미션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다트(DART)’ 미션, 즉 지구 방어를 위해 소행성에 충돌체를 발사하는 실험의 결과를 분석하고, 소행성 주변을 자율적으로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아울러 ESA는 앞으로 우주선이 소행성과 같은 물체 주변을 스스로 판단하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드론 레이싱 실험은 우주 탐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