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돈볼카츠 갈등에 공정위 수사까지, 더본코리아 상장 예비심사 결국 연기
가맹점주와의 갈등 심화 양상, 더본코리아 '연내 상장' 어려울 듯
빽다방 빵연구소 출점 제한·공정위 수사 본격화 등 악재 겹치기도
수익성 보장 어려운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 의존도 높단 점도 약점
한국거래소가 더본코리아의 상장 예비심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지난 1일까지 결론이 났어야 할 상장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은 것이다. 연돈볼카츠 점주와 가맹본부 간 갈등이 가맹사업법 위반 논란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더본코리아 상장 예비심사 연기
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더본코리아의 상장 예비심사위원회는 열리지 않고 연기됐다. 더본코리아가 지난 5월 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신청을 낸 것을 고려하면 45영업일 내인 지난달 말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됐어야 함에도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예비심사 전 세부 사항에 대한 추가 확인이나 검토가 필요한 경우 심사 기간이 연장된다.
한국거래소 측은 상장 예비심사가 연기된 데 대해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심사를 연기한 게 맞다”며 “상장 심사 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나 회사 측에서 이를 요구했는지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더본코리아 측 역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연돈볼카츠 사태가 발목 잡았나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연돈볼카츠’ 가맹본부와의 갈등이 더본코리아의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돈볼카츠 갈등은 지난 6월 가맹점주 8명이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더본코리아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를 제출한 직후 가맹점주 측은 “더본코리아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25%의 수익률을 보장했는데, 실제 매출은 절반인 1,500만원에 그치고 수익률도 7~8% 정도에 불과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의 영업사원이 구두로 허위·과장 정보 제공하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단 것이다.
이에 더본코리아 측은 “매출을 보장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소명 자료와 증거 녹취록을 제출하는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섰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선 더본코리아의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를 두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예상 매출액, 허위 진술 등을 둘러싼 가맹본부인 더본코리아와 연돈볼카츠 점주 주장을 더 면밀히 들여다보겠단 취지다. 더본코리아가 실제론 결백하다 하더라도 당장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악재는 이게 끝이 아니다. 최근엔 제과점업 상생협약에 따라 빽다방 빵연구소가 대기업 출점 제한 빵집에 새롭게 포함되기도 했다. 이 규제로 인해 더본코리아는 주력 사업 전략인 신규 점포 확장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현재 빽다방 빵연구소는 전국 18개 매장을 운영 중으로, 여기에 신규출점 가능 점포 비율인 5%를 적용하면 연 1개의 점포도 늘릴 수 없다. 사업 리스크만 커진 셈이다.
백종원 의존도 높은 더본코리아, “안정성 다소 낮아”
이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목표였던 ‘연내 상장’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심사에서 질적 심사 요건을 중요하게 심사한 뒤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 기준엔 ‘소송 및 분쟁’도 포함된다. 중요한 소송이나 분쟁이 있으면 기업경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공정위가 조사를 거쳐 결론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본코리아가 무결하더라도 리스크를 완전히 벗기 위해선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심사가 미뤄진 것일 뿐, 취소된 것이 아닌 만큼 상장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단 의견도 있지만, 시장에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초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자체가 상장사로서 부적합한 요인이 많아서다. 통상 외식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유통마진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이 어려워 투자 기피 종목으로 분류된다. 결국 업체가 실질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선 납품단가를 올려야 하는데, 이 경우 가맹점의 반발 및 이탈이 심화할 수 있다. 반대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는다. 외식 프랜차이즈로서 수익성을 높이기가 상당히 어렵단 것이다.
더본코리아가 백 대표 개인의 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기업이란 점도 문제다. 백 대표 개인의 결점이 부각되는 순간 브랜드 가치가 급락해 가맹점의 줄폐업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단 의미다. 결국 상장사의 중요한 덕목인 안정성과 성장성을 잡지 못하는 한 더본코리아의 상장이 시장의 호응을 받는 건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