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미디어 상장 추진에도 시장 기대감↓, ‘경쟁력 하락·근거 없는 멀티플’이 발목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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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미디어 공모 청약 경쟁률 12:1, 수요예측 경쟁률도 31.3:1
빅테크 시장 진입에 줄어든 입지, 아이스크림미디어 경쟁력 추락
순이익은 300억, 기업가치는 6,000억? 시장서 과대평가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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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미디어 검정교과서 소개 화면/사진=아이크스림미디어 홈페이지 갈무리

디지털 교육 플랫폼 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낮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교과서 산업에 진출 의사를 내비치면서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잡으면서 과대평가 논란이 제기된 점도 평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아이스크림미디어, 코스닥 상장 타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오는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 2002년 설립된 기업으로, 교육 콘텐츠 플랫폼·교과서·교사 온라인 연수원 등 서비스를 주력 상품으로 하고 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올해 교과서 사업 부문에서 출판 교과목을 3과목에서 8과목으로 늘려 수익 성장을 노릴 계획이다. 내년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로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겠단 것이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감이 크지 않단 점이다.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 청약 경쟁률은 12:1에서 그쳤다. 일반 배정 73만8,000주 모집에 참여한 청약자 수는 4만4,805명이었으며 증거금은 1,519억원이었다. 기관 투자자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5영업일간 진행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 561건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신청 주식 수는 총 5,383만7,780주로 최종 수요예측 경쟁률은 31.3:1을 기록했다. 올해 IPO 기업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이 중 의무보유 확약을 한 건수도 고작 5건에 불과했다. 신청 수량으로는 235만4,000주, 전체 신청 수량의 4% 수준이다. 나머지 기관 물량은 모두 상장 당일 매도할 수 있다. 기관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의 70%로 주식 수로는 172만2,000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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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과서 시장 눈독 들이는 빅테크들

아이스크림미디어의 흥행 부진을 두고 시장에선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 사업의 경쟁이 격화할 게 뻔한 상황이라서다. 앞서 교육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디지털 교육혁신 일환으로 ‘AI 디지털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초 3·4, 중1, 고1 학년 과목 중 수학과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에 AI 교과서를 우선 도입하겠단 게 골자다. 특히 교육부는 오는 2028년까지 전 학년 전 과목으로 AI 교과서를 확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AI 교과서 도입 정책은 아이스크림미디어에 상당한 호재로 인식됐다. 그간 디지털 교육자료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정책 수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이미 온라인 플랫폼 ‘아이스크림S’를 통해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동영상과 사진 자료 등 콘텐츠를 학년·과목별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 플랫폼의 초등학교 교사 이용률은 93%고, 하루 평균 접속자 수는 12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들이 AI 교과서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지난해 4월 교육부가 ‘AI 교과서 이음의 날(매칭데이)’ 행사를 열 때 참전 의지를 내비친 기업은 구글코리아, 네이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KT 등이다. 모두 아이스크림미디어를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기업들이다. 여기에 이들 빅테크 기업이 고유 콘텐츠를 갖춘 전통 출판사와 손을 잡을 경우 아이스크림미디어의 경쟁력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아이스크림미디어에 대한 큰 기대감이 포착되지 않는 이유다.

“멀티플 지나치게 높아” 고평가 논란도

기업가치(밸류에이션) 과대평가란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단 점도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앞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부터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책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순이익이 300억원 수준인데 평가 밸류를 6,069억원으로 제시해서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최근 12개월 치 순이익 282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을 21.5배 곱한 결과다. 이는 주요 교육업 종목과 비교하면 멀티플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현재 내수 위주의 교육업은 저출생과 이에 따른 학려인구 감소라는 구조적인 약점에 노출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약 23만 명으로 2022년 출생아 수(약 24만9,000명) 대비 7.7%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초등학생 숫자가 올해 248만 명에서 2029년 173만 명으로 약 75만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매년 15만 명(6%)가량의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멀티플을 주장하려면 인구 감소를 극복할 만한 성장성을 보여주거나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가 있어야 하는데, 아이크스림미디어는 미래 성장마저 불투명하다. 앞서 언급했듯 빅테크들이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주력 시장에 신규 진입을 타진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