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추가 자금 조달 논의, 기업가치 130조원 이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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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챗GPT 출시 이후 2년 만에 급성장
2022년 이후 기업가치도 지속적으로 상승
구글·메타 등 AI 사업에 막대한 자금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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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생성형 AI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새로운 챗GPT 모델 개발을 위해 기존 주주와 미국 벤처캐피탈(VC)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1월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를 투자하는 등 오픈AI의 기존 최대 투자자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MS)도 추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챗GPT 출시 이후 2년이 채 안 돼 기업가치가 급성장한 오픈AI가 이번 투자 라운드까지 성사시키면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MS 100억 달러 투자 이후 최대 자금 조달

28일(현지시각) CNBC·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VC 쓰라이브캐피털(Thrive Capital)은 오픈AI의 자금 조달 라운드를 주도하고 있다. 스라이브 캐피털이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오픈AI의 최대 투자사인 MS도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추가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실리콘밸리에서는 거대 기술기업 간의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 상태”라며 “이번 투자는 지난해 1월 MS의 100억 달러 투자 이후 오픈AI에 대한 가장 큰 외부 자본 유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픈AI의 이번 자금 조달은 새로운 AI 모델 개발 비용 마련을 위한 조치다. 지난 2022년 말 챗GPT를 출시한 오픈AI는 여전히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최첨단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현재 가장 강력한 AI 모델로 평가받는 GPT-4의 개발에 이미 1억 달러(약 1,330억원) 이상이 투입됐으며 새 버전의 AI 모델 개발에는 더 큰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투자를 받지 않으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챗GPT의 발전과 함께 오픈AI의 기업가치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초 290억 달러(약 38조7,000억원)였던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직원들이 주식을 매각할 당시 860억 달러(약 114조7,000억원)로 상승했고, 최근 기존 주주들이 주식 매각을 위해 진행 중인 협상에서는 1,030억 달러(약 137조8,000억원)까지 평가받았다. WSJ은 “현재까지 AI 분야는 투자자와 기술 회사의 투자에 비해 많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투기적 사업”이라면서도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는 기존보다 높은 금액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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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센터 운영 등 막대한 자금 투입, 적자 불가피

다만 막대한 투자금에 비해 저조한 수익성은 넘어야 할 과제다. 지난달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는 데이비드 칸 세쿼이아 캐피털 대표의 보고서를 인용해 “AI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와 같은 AI 인프라 비용을 메우기 위해서는 연간 6,000억 달러(약 801조원)의 자금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AI 개발·운용에 투입되는 비용 6,000억 달러는 데이터 센터 확장·신설에 투입되는 건설비·땅값·시설비 등 3,000억 달러, GPU 등 데이터 센터 하드웨어 운영비 1,500억 달러, 인건비 등 기타 운영비 1,500억 달러로 구성된다.

이에 반해 AI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1,0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별로는 MS, 구글, 애플, 메타 등이 연간 100억 달러씩, 오라클,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테슬라 등이 50억 달러씩 벌어들일 것이란 추산이다. 결국 비용에 비해 수입이 턱없이 모자라면서 AI 산업 전반에서 5,000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칸 대표는 “올해 AI 관련 빅테크의 매출을 최대한 낙관적으로 예측했다”면서도 “빅테크 간 가격·서비스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 창출에 있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AI로 수익을 내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대부분 스타트업은 매출 1억 달러 달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AI 사업만으로 가장 큰 수익을 거둔 오픈AI의 경우 연 매출만 보면 지난해 16억 달러 (약 2조2,000억원)에서 올해 34억 달러(약 4조7,000억원)로 2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도 매출 40억 달러(약 5조2,000억원) 안팎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차세대 대형언어모델(LLM) 훈련, 직원 인건비, MS 서버 임대 등 운영비가 최대 90억 달러에 달하면서 올해만 적자가 50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빅테크 AI 경쟁 속 구글·MS·메타 등 투자 리스크

AI 수익화에 대한 투자 리스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보고서를 통해 “AI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 모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투자 리스크가 우려되는 기업으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신설하는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MS, 메타, 아마존을 지목했다. 올해 들어 해당 기업이 투자한 금액은 총 480억 달러(약 66조3,000억원)로 기업에 따라 데이터 센터에만 1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한 사례도 있다.

문제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 관련 수요가 아직 불분명한 상황임에도 여전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무디스는 “빅테크들이 비슷한 시기에 AI 서비스를 출시하며 수요 확보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AI 시설 투자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며 “AI 서비스가 검색, 광고,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등 빅테크 기업의 기존 주력 사업보다 낮은 이익률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의 전체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알파벳, MS, 아마존, 메타 등은 모두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충분히 감당할 만한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있지만 투자 대비 충분한 성과를 확인하지 못할 것이란 리스크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증권사 바클레이스는 “수익을 기대하지 않더라도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며 “내년부터는 일부 기업의 AI 인프라 투자가 눈에 띄게 축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