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CJ올리브영’ 공정위 제소 검토, 막 오른 “성수동 뷰티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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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올리브영이 “브랜드사 입점 저지” 업무 방해 의혹 제기
'뷰티 사업 강화' 무신사, 업계 1위 올리브영과 대결 본격화
뺏느냐 뺏기느냐 ‘성수대첩’, 올리브영 vs 무신사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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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신사

패션·뷰티 플랫폼 무신사가 뷰티 매장을 운영하는 CJ 올리브영의 업무 방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양사가 맞붙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이 거래하는 화장품 브랜드사의 무신사 입점을 저지했다는 주장이다. 무신사는 뷰티 사업을 온·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면서 올리브영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로, K뷰티 주도권을 놓고 무신사와 올리브영의 신경전이 심화하고 있다.

CJ올리브영, 입점 업체에 “무신사 뷰티행사 참석 말라” 종용 의혹

6일 뷰티·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리브영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신사 측은 올리브영이 자사가 주최하는 오프라인 뷰티 행사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참여 의사를 철회하도록 압력을 넣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참여 업체가 두 자릿수 퍼센트(%) 이상 줄며 업무상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올리브영은 “사실 관계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와 오프라인 뷰티 플랫폼 1위 올리브영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신사는 2021년 ‘무신사 뷰티’를 론칭한 이후 메종 마르지엘라 퍼퓸, 헤라 등 고감도 럭셔리 브랜드부터 자빈드서울, 오브제, 유쏘풀 등 국내 신진 브랜드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뷰티 브랜드(PB) ‘오드타입(ODDTYPE)’을 출시하는 등 뷰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무신사 뷰티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90% 늘어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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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올리브영

K뷰티 중심지’ 성수동 주도권 놓고 신경전 심화

뷰티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와 올리브영의 경쟁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급증한 성수동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성수동은 ‘팝업의 성지’라는 별칭과 함께 무신사의 본진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무신사는 2022년 성수동으로 본사를 옮긴 이후 무신사스튜디오와 무신사테라스, 자체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 복합문화공간 무신사스퀘어, 29CM의 오프라인 매장 TTRS까지 ‘무신사 타운’을 형성,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뷰티 사업의 확대를 위해 성수동 무신사 스퀘어 중 하나를 ‘무신사 뷰티 스페이스’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리브영의 경우 현재 성수역 인근에만 매장 5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성수동 ‘팩토리얼 성수’에 초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는 등 ‘K뷰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지난달 진행된 성수동 역명 병기 사업권 입찰에서도 치열하게 맞붙였다. 결과는 올리브영의 승리였다. 올리브영은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역명 병기 사업권을 10억원에 낙찰받았다. 올리브영이 낙찰을 위해 써낸 10억원은 성수동을 향한 회사의 의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입찰 직전까지 최고 낙찰가로 알려진 2·3호선 을지로3가역(신한카드)의 8억7,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역대 최고가를 쓴 강남역(11억1,100만원)과 근접한 수준이며, 2억2,200만원에 낙찰된 여의나루역과 비교하면 4.5배에 달한다. 당시 무신사도 서울교통공사 감정 평가 금액인 3억원 안팎의 금액을 입찰했으나 CJ올리브영이 3배 이상 높은 금액을 입찰하면서 사업권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의 과감한 베팅은 시장 가능성 때문이다.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올리브영 입장에서 성수는 해외 인지도 제고를 위해 놓칠 수 없는 지역이다. 성수가 외국 관광객들에게 K컬처의 성지로 떠오른 만큼 인기 역시 수치로 드러난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성수역의 외국인 지하철 승하차 인원은 2019년 10월 대비 무려 35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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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신사

상대사 텃밭 집중 공략, 치열 경쟁 예고

무신사와 올리브영의 갈등은 현재 유통업계에서도 최대 화두로 거론된다. 무신사 뷰티가 초반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전개되더라도 이번 대형 팝업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추후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리브영과의 갈등이 예고전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무신사는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하반기 뷰티 사업에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달 4세대 K팝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앰버서더로 선정한 데 이어 이달 6~9일 오프라인 뷰티 팝업 스토어 중 최대 규모인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를 개최한다. 그동안 소규모 오프라인 팝업은 진행했지만 이번 뷰티 페스타는 40여 개 로컬숍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이렇듯 오프라인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온 올리브영 텃밭에 무신사가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올리브영도 빠른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확장을 통해 무신사의 주력인 온라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오늘드림을 이용하면 올리브영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으로 당일 주문한 상품을 1시간 이내 받아볼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올리브영 온라인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를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고유의 영역이 있지만, 최근 무신사가 뷰티를 강화하며 공통분모가 커졌다”며 “K뷰티 주도권을 놓고 당분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