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씨앗 뿌린 대명소노-예림당, 티웨이항공 ‘결함 항공사’ 꼬리표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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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소노그룹-예림당 지분율 차이 2.67%p, 경영권 분쟁 초읽기
해외 사업 확장 타진하는 대명소노, "티웨이항공 포기할 이유 없어"
운항 지연 등 논란 잦은 티웨이, 현 경영진 책임론 불거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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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대명소노그룹을 2대 주주로 맞으면서 예림당과 대명소노그룹 간 지분율 차이가 3%대 이하까지 좁혀졌다. 시장 관계자들은 조만간 두 회사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명소노그룹, 티웨이항공 2대 주주 등극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6월 JKL파트너스가 보유하던 티웨이항공 주식 5,766만4,209주(26.77%)를 총 1,897억원에 취득했다. 종합 리조트 회사인 소노인터내셔널(옛 대명호텔앤리조트)이 3,209만1,467주(14.9%)를 주당 3,290원(1,056억원)에 장외매수하고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부여받은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나머지 주식(11.87%)을 추가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 물량은 통합구매대행(MRO) 계열사인 대명소노시즌과 함께 받았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대명소노그룹이 콜옵션을 조기 발동했단 점이다. 당초 콜옵션 행사 기한은 이달 말까지로 넉넉했지만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1일 JKL파트너스 보유분 잔여 주식을 다소 급하게 인수했다. 이에 시장에선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와 예림당의 지분율은 지난달 말 기준 각각 27.74%, 1.7%(합산 29.44%) 정도다. 대명소노그룹의 총지분율이 26.77%임을 고려하면 두 대주주 간 지분 격차는 2.67%p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으로 대명소노그룹이 180억원가량만 투입하면 최대 주주 지위를 빼앗을 수 있다는 의미다.

13년 전 고배 마신 대명소노, 이번엔 기회 잡나

대명소노그룹은 13년 전 한 차례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2011년 3월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이사에 오른 서준혁 현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은 그해 11월 티웨이항공 인수를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LCC 인수를 통해 신사업을 전개하겠단 취지였지만, 인수 가격에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티웨이항공 인수 및 항공 사업 진출 계획 전반이 무위로 돌아갔다.

그런데 올해 초 예림당이 티웨이항공 지분 확대를 포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JKL파트너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 창구로 대명소노그룹을 선택해 티웨이항공 인수 길이 재차 열린 것이다. 그러잖아도 미국, 프랑스 등의 호텔·리조트를 인수하며 해외로의 사업 확장을 시도 중이던 대명소노그룹 입장에서 티웨이항공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옵션이다. 대명소노그룹으로선 굴러들어 온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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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웨이항공

흔들리는 티웨이, 현 경영진 ‘아킬레스건’ 드러났다

물론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예림당과 함께 티웨이홀딩스 지분 46.91%를 보유한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이 경영권 사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서다. 결국 지분 싸움을 통한 경영권 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대명소노그룹은 기타 주주들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는 등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경영권 분쟁 발생 시 대명소노그룹이 승리를 거머쥘 확률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티웨이항공에 대한 신뢰가 다소 낮은 상태기 때문이다. 최근 티웨이항공은 운항 지연과 결항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6월 인천발 오사카행 TW283편이 11시간 운항 지연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티웨이항공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보낼 항공기에 기체 이상이 발생하자 오사카행에 배치됐던 같은 기종 항공기를 자그레브행에 투입하는 등 주먹구구식 운영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엔 파리행 항공편 TW402편이 기체 결함을 이유로 결항하기도 했다. 해당 사태로 해당 항공편을 예약한 승객 143명의 발이 공항에 묶였고, 이들은 무려 21시간이 지나서야 대체 편에 탑승할 수 있었다. 티웨이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결항 조치를 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선 ‘결함 항공사’라는 힐난이 쏟아졌다.

일련의 사건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현 티웨이항공 경영진들의 입지도 좁아졌다. ‘티웨이항공 경영진 책임론’이 불거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단 얘기다. 결국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진의 ‘아킬레스건’을 잘 조준하기만 하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