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사무실 출근해라” 강수 둔 아마존, 테크업계 업무 체제 전환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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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내년 1월부터 임직원 재택근무 비허용
美 주요 빅테크, '하이브리드 근무'로 사무실 출근 독려
카카오·우아한형제들 등 국내 주요 IT 기업도 "출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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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부터 실시해 온 재택근무 제도를 전면 폐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메타 등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며 ‘강수’를 둔 것이다.

아마존, 재택근무 전면 폐지 선언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전체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내년 1월 2일부터 주 5일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으며, 지난해 5월부터는 최소 주 3일 이상의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재시 CEO는 “팬데믹 이전에는 일주일에 이틀 동안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무실에 출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5개월 동안 일주일에 최소 3일을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면서 사무실 근무의 혜택에 대한 확신이 더 강해졌다”라며 “대면 협업을 통해 아마존은 빠르게 움직이며 고유의 문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주요 기업 대부분이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강경한 주 5일 출근 시행 방침을 밝힌 것은 아마존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NYT는 “다른 주요 기업보다 더 엄격하게 인력을 운용해 온 아마존이 사무실 복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재택근무 줄여나가는 美 빅테크

아마존이 완전한 ‘재택근무 종료’를 선언한 가운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줄줄이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했던 여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업무 체제 전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주도하는 MS는 지난 2020년 3월부터 전 세계 필수 현장 근무자를 제외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의무화한 바 있다. 다만 현시점 구글 직원들의 재택근무 비중은 전체 근무 시간 중 최대 50% 수준까지 제한된 상태다.

구글은 지난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사무실 복귀를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대부분의 직원에게 주 3회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고 있다. 애플도 2022년 4월부터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작해 현재 주 3회 출근(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 2021년 6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메타는 지난해 9월부터 직원들에게 주 3회 대면 업무 수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재택근무 시대를 열었던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줌도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관련 업계에서는 미국의 주요 테크 기업을 비롯한 IT 기업들이 점차 사무실 출근을 확대하고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원격 근무 축소는 업무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대면으로 일할 때 효율적인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원격 근무 시 신속한 피드백과 정보 전달에 어려움이 있고, 특히 신입 직원이나 경험이 적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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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기업의 움직임은?

국내 주요 IT 기업들 역시 사무실 출근 체제로의 복귀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일례로 카카오는 2022년 3월부터 오피스 출근을 우선시하는 ‘오피스 퍼스트’ 정책으로의 전환을 선언, 특정 부서에만 주 1~2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해 왔다. 하지만 올해 정신아 대표가 취임한 이후 재택근무를 하던 부서에도 전격 사무실 출근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상반기 ‘근무지 자율 선택제’를 1년 만에 폐지하고 주 1~2회 사무실로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와 관련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신규 입사자를 중심으로 비대면 위주 소통과 업무 체계가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이에 대면의 장점을 조합한 근무 제도를 시행해 보고자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네이버는 2022년 7월부터 직원들이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커넥티드 위크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프로젝트 상황 등에 따라 ‘주 5일 원격 근무(R타입)’와 ‘주 3일 이상 출근(O타입)’ 중 원하는 근무 형태를 6개월마다 선택하는 제도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네이버가 커넥티드 위크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재택근무에 대한 임직원 만족도가 높고, 업무 효율성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네이버 제1사옥인 그린팩토리의 리모델링이 마무리될 경우, 내년 중 네이버의 근무 체제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