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 MS ‘반독점법 위반’ 고발한 구글, AI 위시한 ‘신세대 클라우드 경쟁’ 본격화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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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MS 애저 반독점법 위반, 경쟁사 클라우드로의 이동 제한 해제해야"
AI로 점유율 확보한 구글·MS, 지난해 4분기 구글 점유율 11%·MS 24%
시장 주도권 장악하던 AWS는 신세대 클라우드 기업 '맹추격'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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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들며 마이크로소프트(MS)를 유럽연합(EU)에 신고했다. MS가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 외 다른 경쟁사 클라우드 플랫폼으로의 이동·변경을 제한하는 건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행위라는 것이다.

구글, EU에 MS 반독점법 위반 신고서 제출

25일(현지 시각) 구글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EU 집행위원회에 MS의 반독점법 위반 신고서(Formal complaint)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MS의 클라우드 라이선스 조건은 고객이 경쟁사 클라우드로 옮길 때 기술적 장벽이 없는데도 이를 제한하거나 400%에 달하는 (위약금 성격의) 가격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클라우드 공급 업체는 MS가 유일하다”며 “이는 유럽 기업과 정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MS와 직접 소통을 시도했으나 MS는 소수 기업과 일회성 합의만 타결하고 있다”며 “결국 고객과 업계 전반의 불만에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EU에 정식 신고한 것”이라고 신고 경위를 설명했다.

구글이 MS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에도 구글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서한을 보내 “MS가 공정하지 않은 라이선스 조항을 이용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MS의 라이선스 제한 행위가 중대한 국가 안보 및 사이버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며 ‘솔라윈즈’ 사태를 거론하기도 했다. 솔라윈즈는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당시 사이버 공격을 받아 서비스를 이용하던 기업 수백 곳이 피해를 본 바 있다. MS의 폐쇄성이 광범위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실제 사례를 들어 부각한 것이다.

구글-MS 간 클라우드 경쟁에 ‘고전 강자’ AWS는 뒷전

구글과 MS 간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하자, 업계에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판도가 격변했음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지켜 온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신세대 경쟁 라인’에서 밀려나고 있단 시선에서다.

AWS는 2002년 초대형 유통 기업인 아마존의 새로운 사업부로 출범해 2006년 플래그십 S3 스토리지 및 EC2 컴퓨팅 제품을 출시한 이래 줄곧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시장에서 선두 그룹을 벗어나지 않았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AWS는 MS 애저의 시장 점유율 18%의 2배에 가까운 33%를 점유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도 역시 MS의 11.7%보다 앞선 13.2%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주도권 자체가 AWS에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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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에 사실상 무너진 AWS

그러나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에 생성형 AI 사업이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AWS의 왕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AWS의 점유율은 31%로 챗GPT 등장 이후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MS와 구글은 AI 기술을 앞세워 매분기 시장 점유율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모양새다. MS는 현재 생성형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AI에 선제적 투자를 이뤄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 애저에 오픈AI의 챗GPT 기술을 접목했다. 그 결과 애저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24%까지 상승했다. 2018년 기준 점유율 15% 수준에서 불과 5년 만에 9%p를 끌어올린 것이다.

구글도 지난해 말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출시하고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 ‘버텍스 AI’를 도입하는 등 AI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 덕에 구글의 지난해 4분기 점유율은 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구글의 점유율은 2018년 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7%로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AI 기술력을 위시한 기업의 성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