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저우 LCD 공장 매각한 LG디스플레이, OLED에 초점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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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2조원에 마지막 LCD 패널 생산 공장 처분
中 기업들이 지배하는 LCD 시장, 국내 기업들 줄줄이 사업 철수
LCD 포기하고 OLED에 집중, 韓 디스플레이 기업들 선제적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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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공장/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소재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중국 CSOT(차이나스타)에 매각했다.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키워가는 가운데, 경쟁에서 밀린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줄줄이 LCD 시장에서 발을 빼는 양상이다. LCD 사업 철수를 결정한 국내 기업들은 미래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의 中 LCD 공장 매각

26일 LG디스플레이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 및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TCL그룹의 자회사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매 대금은 108억 위안(약 2조300억원)이며, 처분 예정 일자는 오는 2025년 3월 31일이다.

광저우 대형 LCD 패널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70%(본사 51%, 중국 소재 자회사 19%), 중국 광저우개발구가 20%, 스카이워스가 10%의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3일 스카이워스 지분을 13억 위안(약 2,438억원)에 매입, 지분율을 80%까지 확대한 바 있다. LCD 패널 생산의 후공정을 담당하는 모듈 공장은 LG디스플레이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공시를 통해 이번 지분 매각의 목적을 “대형 LCD 생산 법인 지분 매각을 통한 OLED 사업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대형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LCD 시장 과점

LG디스플레이가 매각하는 광저우 LCD 공장은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마지막 LCD 패널 생산 공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0년 중국 쑤저우 공장을 매각한 뒤 2022년 LCD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LG디스플레이도 2022년 국내에서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이번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 매각으로 국산 LCD 생산라인이 전부 사라지게 됐다”며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국산 LCD 패널 시대 종식이 공식화됐다는 평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들이 LCD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한 배경으로는 중국의 LCD 시장 내 ‘저가 공세’가 지목된다. 그간 BOE, CSOT 등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은 자국 기업과의 협력·합병, 국가 보조금 등을 발판 삼아 저렴한 가격으로 패널을 공급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6년 31% 수준이었던 중국의 세계 LCD TV 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7.3%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37.9%에서 3.4%로 쪼그라들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 LCD 패널 시장을 선도하던 일본 전자 대기업들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기업에 밀려 이미 2010년대 초반 왕좌를 내줬던 일본 LCD 패널 생산 업체들은 거세지는 중국의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소니는 2012년 삼성전자에 LCD 제조 합작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했으며, 파나소닉도 2016년에 TV용 LCD 패널 생산을 종료했다. 샤프는 지난 6월부터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위치한 마지막 LCD 패널 공장의 생산을 축소해 왔으며, 지난 8월 해당 공장의 가동을 완전히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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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OLED 시장 공략하는 韓 기업들

중국이 LCD 패널 시장 전반을 장악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활로 모색을 위해 OLED 패널로 눈을 돌리고 있다. OLED는 LCD 대비 생산 시 요구되는 기술 난도가 높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D 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긴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래 OLED 패널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선제적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부터 파주 소재 P10 라인에 투자를 집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P10은 LG디스플레이가 초대형 OLED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한 10.5세대 공장이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IT용 OLED 투자를 위한 신규 라인을 건설하기보다는, 유휴 공간이 있고 백플레인(디스플레이 구동 회로 소자가 집적된 뒷면) 등 8.6세대에 활용할 수 있는 설비가 이미 들어선 P10을 투자처로 낙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후공정 핵심 기지인 베트남 시설 투자에 돌입할 예정이다.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과 베트남 북부 박닌성 당국이 베트남에 18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OLED 디스플레이 공장을 짓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투자는 현 공장이 있는 박닌성 옌퐁 공단에 집행되며, OLED 패널에 여러 부품을 더해 모듈로 만드는 라인들이 추가적으로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