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최대 53조” 투자 유치 나선 앤트로픽, 오픈AI와 경쟁 구도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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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올해 초 대비 2배 높은 기업가치로 자금 조달 논의 착수
경쟁사 오픈AI와의 동시 펀딩·아마존 투자 참여 여부에 이목 집중
대규모 자금 조달 성공 시 오픈AI-앤트로픽 경쟁 격화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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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앤트로픽이 300~400억 달러(약 40조~53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로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에 나섰다. 올해 초 대비 두 배 이상 뛰어오른 기업가치를 앞세워 대규모 자금 조달에 착수한 것이다.

앤트로픽, 오픈AI와 동시에 펀딩 나서

27일 IT업계에 따르면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3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이 300억~40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초기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펀딩 라운드 대비 기업 가치가 두 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앤트로픽 투자 협상은 초기 단계며, 투자자들이 높은 기업 가치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아직은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은 앤트로픽의 투자 협의가 오픈AI의 대규모 투자 유치 직전에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앤트로픽은 고성능 생성형 AI ‘클로드’를 통해 오픈AI의 주요 경쟁사로 급부상했다”며 “글로벌 AI 시장의 최전선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기업이 동시에 펀딩에 나선 만큼, 시장의 이목도 집중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현재 1,500억 달러(약 200조원) 기업가치로 65억 달러(약 8조7,000억원) 규모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기존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 외에도 애플, 엔비디아 등 다수의 거대 기술 기업이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라이브 캐피털, 타이거 글로벌, 코슬라벤처스 등도 유력한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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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투자자 아마존, 재차 수혈 나설까

이런 가운데 업계는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자로 꼽히는 미국 아마존의 투자 협상 참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앤트로픽에 12억5,000만 달러(약 1조6,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당시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을 지원하고, 해당 모델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앤트로픽의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오픈AI와 손을 잡은 MS는 물론 강력한 자체 AI 모델을 확보한 구글 등과 본격적인 생성형 AI 경쟁을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이후 지난 3월 아마존은 앤트로픽에 27억5,000만 달러(약 3조6,500억원)를 추가적으로 수혈, 설립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외부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계기로 앤트로픽은 안전 연구 및 기본 모델 개발을 포함한 주요 운영에 AWS를, 모델 구축·훈련·배포에 AWS의 트레이니움(Trainium), 인페렌시아(Inferentia) 칩을 사용하게 됐다. 또 AWS를 사용하는 기업은 AWS의 완전 관리형 서비스인 아마존 베드록(Bedrock)을 통해 앤트로픽의 차세대 GPT 모델에 액세스할 수 있다.

해당 투자 건과 관련해 아마존에서 AI 비즈니스를 이끄는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 AWS 데이터 및 AI 부문 부사장은 “AWS는 전 세계 모든 규모의 조직이 고급 생성 AI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도록 지원하면서 앤트로픽과 역사를 함께 해왔다”며 “생성 AI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최근 ‘클로드3(Claude 3)’를 출시한 앤트로픽과 트레이니움 칩, 아마존 베드록 같은 동급 최강 인프라를 가진 아마존의 협업으로 흥미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앤트로픽, 기술력 앞세워 오픈AI 추격할 것”

일각에서는 앤트로픽이 아마존 등 주요 투자자로부터 재차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할 경우,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현재 앤트로픽의 재정 상황은 연에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오픈AI 대비 크게 불리하다”면서도 “아마존, 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활발한 투자를 단행할 경우 앤트로픽이 기술력을 필두로 시장 입지를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자금 여유를 확보한 앤트로픽이 자체 AI 모델을 앞세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 오픈AI를 적극적으로 위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모델인 클로드는 시장에서 오픈AI의 챗GPT와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앤트로픽이 공개한 벤치마크 비교 결과에 따르면 클로드3의 △오푸스(Opus) △소네트(Sonnet) △하이쿠(Haiku) 모델들은 GPT-4, GPT-3.5, 제미나이 울트라, 제미나이 프로보다 비슷하거나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유한 클로드3 오푸스의 경우 △학부 수준의 지식(MMLU) △대학원 수준의 추론(GPQA) △초등학교 수학(GSM8K) △프로그래밍(HumanEval) 등 테스트가 이뤄진 10개 영역에서 다른 언어모델들을 모두 능가했다.

클로드는 지난 3월 챗봇 성능을 평가하고 사용자 선호도를 종합해 LLM 순위를 매기는 ‘챗봇 아레나(Chatbot Arena)’에서도 GPT-4와 제미나이 등 유력 AI 기업의 모델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5월 처음 공개된 챗봇 아레나는 LLM 성능을 측정하기 위한 전통적인 벤치마크와는 달리, 인간이 직접 성능을 파악하고 순위를 매기는 신개념의 LLM 리더보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UC 샌디에이고, 카네기멜런 대학교의 학생과 교수진 간의 협력으로 운영되는 대형모델시스템조직(LMSYS ORG)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