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방통위와 2차전 예고 “자녀 위치 확인은 보호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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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 방통위 상대 항소
자녀 위치정보 과태료 처분 불복
1심 "위치 추적 시 자녀 동의 필요하다"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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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법정 다툼 2라운드를 예고했다. 방통위는 앞서 구글 측이 만 14세 미만 자녀의 위치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부모가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법 위반이라고 봤다. 1심 법원도 자녀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방통위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구글코리아 항소장 접수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26일 구글코리아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소송 항소장을 접수했다. 지난 24일 1심 판결에 불복하는 것으로 1심 판결이 나온 지 4일 만이다.

지난 20일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박정대)는 구글코리아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위치정보법이 정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개인정보주체인 14세 미만 아동의 동의를 갈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위치정보법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도록 정한 것은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한 14세 미만 아동이 단독으로 개인위치정보 제공에 동의를 표시할 경우 위치정보의 오·남용 우려가 존재할 수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해 14세 미만 아동의 동의에 더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추가로 얻도록 정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8세 이하 아동의 경우 현행법상 보호의무자가 위치정보 수집·이용에 관한 동의를 대신할 수 있는 만큼 생명·신체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1심 판결 직후 “법원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구글 패밀리링크의 위치공유 기능을 통해 부모는 자녀의 기기 위치를 확인해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앞서 구글코리아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패밀리링크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왔다. 부모는 이 앱을 이용해 위성항법장치(GPS)로 자녀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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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글

방통위, 자녀안심 앱 5개사 ‘위치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과태료

이번 소송은 지난해 6월 방통위가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방통위는 구글코리아가 패밀리링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만 14세 미만 자녀 당사자의 동의 없이 부모가 위치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위치정보법 위반에 해당된다며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는 방통위 처분을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위치정보법상 ‘법정대리인의 동의’로 만 14세 미만 자녀의 동의를 갈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위치정보법은 위치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단, 14세 미만 아동에게서 위치정보를 수집·이용할 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이 조항을 근거로 과태료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방통위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건 구글코리아만이 아니다. 방통위는 위치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자녀안심 앱 서비스 사업자 △구글코리아 △모바일펜스 △제이티통신 △세이프리 △에잇스니핏 등을 상대로 시정명령과 함께 총 1,6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모바일펜스와 에잇스니핏은 자녀의 이용약관 동의는 물론 개인위치정보 제3자 제공에 대한 고지 및 동의도 없었다. 개인위치정보를 부모에게 제공하면서 제공일시 등을 자녀에게 통보하지도 않았다. 이에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과태료 420만원을 부과받았다. 제이티통신 역시 부모에게 개인위치정보를 제공하기 전 자녀에게 고지하지 않고 동의도 얻지 않았으며 제공일시 등을 자녀에게 통보하지 않아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420만원 처분을 받았고, 세이프리는 제공일시 등을 자녀에게 통보하지 않아 시정명령과 과태료 90만원을 부과받았다.

방통위는 위치정보법상 법정대리인의 동의와 관련한 내용이 개인정보보호법 규정과 문언적으로 일부 유사해 사업자가 오인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정대리인의 동의만 얻고 정보주체의 동의를 얻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및 고발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정보주체의 동의를 얻도록 시정명령하고 그 외 위반사항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다른 ‘자녀안심 앱’ 업체는 승소

한편, 주목할 만한 대목은 구글의 1심 판결과는 반대로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방통위의 과태료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재판부는 위치정보서비스업체인 A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태료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자녀안심 앱의 계약당사자는 부모와 A사”라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자녀안심 앱은 개인위치정보주체인 자녀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자녀가 ‘무선인식(RFID) 단말기를 가방에 매달고 다닌 행위만으로는 개인위치정보를 제공받을 제3자를 부모로 지정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14세 미만 자녀의 경우 부모도 자녀의 동의 없이 제3자를 지정할 수 없고,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며 “개인위치정보주체가 지정하는 제3자로 규정한 이유는 제3자에 대하여 개인위치정보주체의 자기정보통제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자녀안심 앱은 부모들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14세 미만 아동은 법정대리인의 동의만 있으면 되고 8세 이하 아동은 법 적용이 제외된다는 A사의 주장을 인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