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웰 수요 엄청나, 생산도 계획대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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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 블랙웰 '폭발적 수요' 강조
오라클·MS·구글·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수요 뚜렷해
시장 달궜던 블랙웰 설계 결함 의혹, 리스크 해소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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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사진=엔비디아 유튜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의 시장 수요에 대해 언급했다. 많은 기업이 블랙웰의 물량을 원한다며 AI 칩 신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괴물 계산기’ 블랙웰, 시장 수요 폭증?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황 CEO는 전날 CNBC 인기 프로그램 ‘클로징 벨’에 출연해 “블랙웰을 대량 생산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insane)”고 발언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지난 3월 처음 소개한 AI 칩으로, 전력 소모량에 따라 B100, B200로 나뉜다. 2개의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를 결합하면 ‘GB200’이라는 AI 가속기가 된다. AI 가속기는 AI 학습·추론을 빠르게 구현하도록 설계된 전용 하드웨어를 뜻한다.

엔비디아는 GB200이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호퍼 시리즈(H100)에 비해 최대 30배의 대규모언어모델(LLM) 추론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랙웰 칩이 ‘괴물 계산기’로 불리며 시장의 기대를 끌어모은 배경이다. GB200에는 H100보다 2배 더 많은 16개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되기 때문에 글로벌 HBM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에도 큰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블랙웰 사겠다” 줄 선 빅테크 기업들

월가의 시장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블랙웰이 글로벌 AI 시장의 수요를 빨아들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월 모건스탠리는 메모를 통해 엔비디아가 블랙웰을 통해 약 100억 달러(약 13조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들이 블랙웰 수요 전반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엔비디아의 핵심 고객사 중 하나인 미국 오라클은 최근 블랙웰 GPU로 구동되는 제타스케일 OCI AI 슈퍼 클러스터를 공개했다. 제타스케일 OCI AI 슈퍼 클러스터는 13만1,000개의 블랙웰을 활용해 클라우드에서 최대 2.4 제타플롭스(zettaFLOPS)의 AI 연산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라클은 해당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근 행사에서 엔비디아에 GPU 공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웹서비스 등 유수의 북미 빅테크 기업들 역시 엔비디아의 블랙웰을 선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젠슨 황 CEO의 발언대로, 현재 시장에서는 블랙웰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차후 관건은 엔비디아가 초기 생산 과정에서 겪었던 설계 결함과 생산 차질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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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사진=엔비디아

블랙웰 ‘설계 결함’ 논란

실제 엔비디아는 블랙웰의 설계 결함으로 인해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 8월 초 블룸버그,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 등 외신은 엔비디아가 블랙웰 생산 과정에서 설계 결함을 발견했으며, 이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에 블랙웰 B200 칩 생산 지연 사실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은 블랙웰의 출시일이 내년 1분기까지 밀릴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 8월 28일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분기(5-7월, 회계연도 기준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블랙웰 GPU 생산 수율 개선을 위해 마스크(Mask)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실리콘에 회로 패턴을 새기기 위해 쓰이는 유리판으로, 설계가 마무리된 후에는 수정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해당 발언을 통해 이미 설계를 마친 블랙웰 GPU에서 문제점을 발견했으며, 이를 개선해야 했음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는 평이 제기됐다.

한편 같은 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오는 4분기부터 블랙웰 출하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곳곳에서 제기되던 ‘출하 지연설’을 공개적으로 일축한 셈이다. 그는 블랙웰 생산·출하에 따라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지만, 구체적인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