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네이트 운영사 ‘SK커뮤니케이션즈’ 매각 재시동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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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 처분 나서는 SK그룹, 매각 주관사 선정 착수
지난 2015년 IHQ와의 매각 거래 한 차례 결렬돼
자진 상장폐지 등 경영 효율화 노력 이어왔지만 적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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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포털 사이트 ‘네이트’와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 등을 운영하는 계열사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를 처분한다. 지난 2015년 엔터테인먼트 기업 IHQ와의 매각 거래가 무산된 이후 9년 만에 매각 재추진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위해 SK컴즈 매각 움직임을 본격화했다는 평이 나온다.

SK그룹, SK컴즈 매각 시도

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SK컴즈의 매각을 위한 담당 주관사 선정에 나섰다. 매각을 앞둔 SK컴즈는 싸이월드, 네이트, 네이트온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며 한때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스마트폰 보급 이후 시장 입지가 크게 약화한 상태다. 검색 포털 시장에서는 네이버에, 모바일 메신저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에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면서 경쟁력을 잃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의 SK컴즈 매각이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리밸런싱’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근 회의에서 경영진들에게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관리가 가능한 범위까지 자회사를 줄여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SK그룹의 계열사는 삼성그룹보다 3배 이상 많은 219개에 달한다. 

SK컴즈 매각 실패 사례

SK컴즈에 대한 매각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로, SK그룹은 9년 전 한 차례 SK컴즈의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8월 SK컴즈의 최대 주주였던 SK플래닛은 SK컴즈 보유 지분 64.54%(2,802만9,945주) 중 51%(2,214만8,040주)를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 IHQ의 신주 28.5%와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분 교환을 통해 SK플래닛의 SK컴즈 지분율을 13.5% 수준까지 낮추고, 경영권을 IHQ에 넘겨주는 방식이다. IHQ는 거래 완료 시점에 SK컴즈의 사명을 네이트로 바꾸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순항하는 듯 보였던 SK컴즈 매각 계획은 IHQ 대주단인 신한은행의 반대로 인해 암초에 부딪혔다. IHQ는 케이블방송사업자인 씨앤앰의 계열사로, SK컴즈 인수를 확정 짓기 위해서는 씨앤앰 대주단의 최종 동의가 필수적이었다. 이후 IHQ는 공시를 통해 “SK컴즈 주식 2,214만8,040주를 취득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한다”며 “주식 취득 자금 조달을 위해 SK플래닛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던 1,7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취소한다”고 밝혔다.

IHQ와의 거래가 무산된 이후, 당시 SK플래닛의 모회사였던 SK텔레콤은 SK플래닛이 보유한 SK컴즈 지분 전량을 대신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SK텔레콤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SK컴즈를 사실상 사들일 필요가 없었다”며 “매각 취소에 따른 조직 동요 등을 고려해 SK텔레콤이 총대를 메고 SK컴즈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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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 노력에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이후 2016년 11월 SK컴즈와 SK텔레콤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SK컴즈의 SK텔레콤 완전자회사 편입을 결의했다. SK텔레콤이 보유 지분(당시 64.54%)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주식 교환(1주당 2,814원의 현금 교환)을 통해 전량 취득, SK컴즈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주식 교환은 2017년 2월 마무리됐으며, 같은 달 SK컴즈는 자진해서 상장폐지 수순을 밟으며 쇄신 의지를 내비쳤다.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후 SK컴즈는 경영 효율화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22년에는 16년간 보유해 왔던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분을 모회사인 SK텔레콤에 전량 매각(매각가 224억원)하며 과감한 체질 개선을 시도하기도 했다. SK컴즈는 2006년 10월 검색 포털 엠파스를 인수하면서 엠파스와 공동으로 코난테크놀로지 지분 29.5%를 사들인 바 있다.

문제는 상장폐지·지분 매각 등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K컴즈가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SK컴즈는 86억5,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SK컴즈는 지속적인 실적 부진으로 인해 사실상 SK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리밸런싱을 위해 매각을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실적 상황을 고려하면 빠르게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