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티라미수 파산, 소규모 프랜차이즈의 한계 다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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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프랜차이즈 '망원동 티라미수', 가맹점과 분쟁 끝에 결국 파산 절차
무허가 인테리어 시공 혐의, 쇼케이스 화재 발생 등 악재에 매년 적자 확대
소액 파산에 브랜드 매각 절차 병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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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망원동 티라미수

홍대 문화의 거리 대표 상품 중 하나였던 디저트 프랜차이즈 ‘망원동 티라미수’가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한때 홍대 문화를 즐기려는 젊은 층 사이에서 디저트 성지로 불렸던 곳이지만, 적자 폭이 확대된 데다 가맹점주들과의 분쟁, 인테리어 무허가 혐의, 쇼케이스 화재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성장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무리한 프랜차이즈 확장이 원인? 소규모 가맹점의 한계 지적

15일 법조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법원에서는 망원동 티라미수의 파산 집행이 확정됐다. 지난 6월 망원동 티라미수 파산 신청서가 접수된 지 4개월 만이다. 망원동 티라미수의 자산이 많지 않은 만큼 간이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이파산은 채무자의 자산이 5억원 미만일 때 진행되는 절차다. 망원동 티라미수 측은 채무 변제를 위해 브랜드(IP) 매각 절차도 동시에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한때 70개가 넘을 정도로 네임밸류가 있는 만큼, 몸값을 낮추면 브랜드 매각은 무리 없이 진행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망원동 티라미수는 2030세대 문화의 거리로 잘 알려진 홍대 인근에서 2017년부터 운영된 카페형 프랜차이즈로, 티라미수를 컵에 담아 과자나 과일을 얹어 판매했다. 1980년대식 내부 인테리어와 숟가락으로 떠먹는 방식 등이 레트로(복고) 열풍과 맞물리면서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 2030세대 관심을 끌었다. 창업 4년 만인 2021년 10월에는 72호점을 개점할 정도로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나 가맹점들과 무허가 인테리어 시공, 가맹사업법 위반 등의 이유로 분쟁을 겪으면서 성장이 꺾였다. 2020년 8월 당시 망원동 티라미수 연남점 점주였던 A씨에 따르면 16개 가맹점 대표가 모여 문제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본사가 허위 과장 광고를 집행한 탓에 가맹점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가맹점 점주들은 불법 인테리어 공사,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되는 공사 대금, 무분별한 출점 확대, 허위·과장 광고 등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 그 결과 인테리어 공사 건은 이후 경찰로 넘어갔고, 광고 관련 사항 및 가맹점주에 대한 부당한 갑질 관련 사항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가 진행됐다.

업계에 따르면 망원동 티라미수 측은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기준 국토교통부에 정식으로 건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가 1,500만원 이상의 공사를 진행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되는 점을 위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산법 제9조에 의하면 해당 조항을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가맹점주 집단 측은 점주가 직접 인테리어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본사 측이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해 결국 억지로 받아들였지만 평당 30만~40만원 수준의 과다한 감리비를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사자재 강제 판매, 부실 감리 등도 불만 사항으로 접수됐다.

허위·과장 광고 등과 관련해서는 ‘​6,000만원 투자로 연 10억원 매출’​같은 문구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창업자금 5,000만원 무이자 대출 조건도 이자 대금은 점주가 납부하면서 원금만큼 원재료를 일정기간 무료로 지급하는 방식이었던 탓에 광고 내용과 실상이 달랐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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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당시 광고 배너/사진=망원동 티라미수

점주 훈련 없이 빠른 확장에만 초점 맞춰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망원동 티라미수가 겪은 문제들이 전형적인 소규모 프랜차이즈형 갈등이라고 지적한다. 영세업자인 만큼 프랜차이즈 지점들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의 역량을 키워주는 단계적인 접근보다, 빠른 사업 확장과 내부 설비 및 재료 공급에서 수익을 남기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이다.

문제가 수면 위로 대두된 것은 지난 2021년 6월 경기도 화성에 오픈한 가맹점에서 10일 만에 화재가 발생하면서다. 당시 본사에서 납품받은 쇼케이스가 화재로 전소되자 본사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쇼케이스 업체와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상을 미뤘고, 돌연 가맹점에 책임을 돌리면서 결국 가맹점주들과의 분쟁으로 비화했다. 가맹점주들은 투자금과 화재보상금을 배상하고 가맹계약 해제 및 해지를 요청했다가 민사 소송으로 전환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시 본사가 손해를 감수하고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잠재웠어야 했다고 입을 모은다. 가맹점 대부분이 업력 1~2년인 초기 업체들인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교육 및 방문 지원 등을 통해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했어야 하나,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가맹점 관리에 실패했던 것이 문제가 확대된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영업 초기 매출액이 기대 이하로 나오는 것 등에 대해서도 사전 고지를 하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계약 절차 등이 진행됐어야 하지만 미숙한 운영 탓에 결국 큰 사건으로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 본사 성장과 프랜차이즈 성장 사이의 근본적인 갈등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 모델이 대부분 본사 성장과 프랜차이즈 성장 사이에 반비례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1개 지점 사업 성공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로 확대할 경우에는 보다 근본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특히 홍대 인근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같은 수준의 성공을 거두긴 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점주들에게 고지하지 않은 점, 가맹점주 훈련이 부족했던 점 등 모두 소규모 프랜차이즈가 겪는 공통적인 문제라는 해석이다.

브랜드 자체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상품 개발에 소홀했던 점도 가맹점들이 겪은 한계와 직결된다는 설명도 언급됐다. 홍대 인근에서 1980년대 복고풍의 티라미수가 큰 인기를 끌 수는 있었지만 이는 시장 트렌드에 따른 일시적인 성공일 뿐,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상품을 개발해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어 가맹점 숫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 무리한 지원금을 약속한 것도 화근이 됐다는 지적도 따라 나온다.

브랜드 매각과 관련해서는 이미 2030세대들에게 한 차례 소비가 된 상품인 만큼 브랜드 재활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쪽에 더 무게가 실린다. 특히 창업 대표가 갖고 있던 티라미수 및 커피 프랜차이즈에 대한 업계 지식 없이 한 차례 꺾인 브랜드를 다시 키우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작은 브랜드를 인수해 상품성을 되살리는 ‘브랜드 에그리게이터(Brand aggregator)’ 업계에서는 한 차례 성공 방정식을 보여준 브랜드라는 점에서 소액 인수에 관심 있는 투자자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