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C 없으면 적자인데” LG에너지솔루션 AMPC 수혜 규모 축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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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 대부분 AMPC 혜택에 의존
고객사 재고 조정·美 전기차 보조금 지원 감소 등 악재 쌓여
"혜택 줄어도 일시적일 것" 시장의 낙관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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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수령할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규모가 기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LG엔솔의 북미 지역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재고 조정,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이 LG엔솔의 AMPC 혜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LG엔솔의 AMPC 혜택 축소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는 평도 나온다.

LG엔솔 실적, AMPC가 견인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엔솔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8.7% 감소한 수치다. LG엔솔은 3분기 영업이익에 AMPC 4,660억원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는 분기 기준 AMPC 수령 규모 중 최대치다.

AMPC는 특정 기업이 미국에서 첨단 제조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나 태양광 에너지 등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경우, 해당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미국 정부가 첨단 기술 기업들에 제공하는 일종의 보조금인 셈이다.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엔솔은 셀을 생산할 때 1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을 생산할 때 1㎾h당 10달러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LG엔솔의 AMPC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AMPC 혜택을 제외하면 올해 LG엔솔의 실적이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AMPC 혜택을 제외하면 LG엔솔의 3분기 영업이익은 -177억으로 적자 전환하게 된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953억원 중 AMPC 규모는 4,478억원에 달한다. AMPC 혜택을 제외하면 2,525억원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1분기 영업이익(1,573억원) 역시 AMPC(1,889억원)을 제외하면 -316억원으로 미끄러지게 된다.

누적되는 악재, AMPC 혜택 축소 우려

문제는 LG엔솔의 실적을 떠받치는 AMPC 혜택이 차후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LG엔솔의 북미 주요 고객사인 GM이 배터리 재고 조정에 나서며 신규 셀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GM은 최근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올해 전기차 생산 및 도매 판매 목표치를 기존 최대 25만 대에서 20만 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LG엔솔이 4분기 수령하는 AMPC 혜택이 4,000억원대 초반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초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줄였다는 점도 LG엔솔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규정을 발표하며 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 모델을 43개에서 19개로 눈에 띄게 축소했다. 보조금을 상한(7,500달러·약 1,000만원)까지 받는 전기차 모델은 25개에서 9개로, 절반(3,750달러)을 받는 모델은 10개에서 5개로 줄었다.

당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완성차 브랜드는 아우디·베엠베·캐딜락·폴크스바겐·테슬라·닛산·포드·쉐보레 등이다. LG엔솔의 현지 고객사들이 줄줄이 보조금 경쟁력을 잃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혜택 부재로 인해 고객사의 차량 판매가 줄며 생산량이 감소할 경우, LG엔솔 배터리 수요가 위축되며 AMPC 혜택 역시 축소될 수 있다”면서도 “다수의 완성차 업체가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현지 배터리 생산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한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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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3공장/사진=얼티엄셀즈

위기 장기화할 가능성 낮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LG엔솔의 AMPC 혜택 위축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포드 등 일부 완성차 업체가 IRA 세액공제 조항의 자격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을 늘리기 시작한 만큼, 차후 LG엔솔에 돌아오는 AMPC 혜택 역시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8월 포드는 내년 중 LG엔솔과 함께 일부 배터리의 생산 기지를 폴란드 공장에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엔솔의 자체적인 미국 내 생산 역량 확대 움직임 역시 AMPC 혜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엔솔은 내년 중 미국 미시간주 얼티엄셀즈(GM과 LG엔솔의 미국 합작 법인) 3공장,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 공장, 조지아주 현대자동차 합작 공장 등 현지 생산 기지 3곳을 신규 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미시간주 얼티엄셀즈 3공장은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해 지난 7월부터 공사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 IRA 폐지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 관점에서 LG엔솔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강경하게 IRA 폐지를 주장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8월 앤드류 가바리노 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IRA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할 경우 에너지 부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