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클라우드 부문이 성장세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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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3분기 호실적 기록, 비결은 '클라우드 컴퓨팅'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구글·MS 약진
구글,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 위해 AI 부문 투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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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구글의 주요 먹거리로 부상한 클라우드 부문이 실적 성장세를 견인하는 양상이다. 구글의 탄탄한 클라우드 역량이 실적을 통해 입증된 가운데 시장은 차후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3강’이 벌일 패권 경쟁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중심으로 실적 성장

29일(현지시간) 구글은 올해 3분기 매출 882억7,000만 달러(약 122조3,000억원), 주당 순이익 2.1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 성장하며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전망치(863억 달러, 약 119조4,300억원)를 대폭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전망치 1.85달러를 상회했다. 순이익은 263억 달러(약 36조4,040억원)로 전년 대비 33.6% 늘어났다.

구글의 실적 성장을 이끈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이었다. 구글은 3분기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에서 113억 달러(약 15조6,4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108억8,000만 달러, 약 15조570억원)를 가뿐히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2분기의 성장률(28.8%)과 비교해도 눈에 띄게 성장폭이 커졌다. 특히 기업용 ‘구글 워크스페이스’ 서비스가 3분기에 강력한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을 통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소프트웨어(SW) 등 컴퓨팅 자원과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AI 기반 수요 증가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검색과 클라우드 부문에서 AI에 대한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다”며 “AI 제품군이 이제 대규모로 운영되고 수십억 명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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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3강’의 클라우드 시장 경쟁

구글이 클라우드 부문에서 눈에 띄는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시장은 AI 열풍이 클라우드 시장에 불러온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MS, 구글 등 ‘빅테크 3강’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AWS가 31%로 가장 높았고,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가 25%로 뒤를 이었다. 구글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11%였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때 40%를 웃돌던 AWS의 시장 점유율이 2018년 이후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탄탄한 AI·SW 경쟁력을 갖춘 MS와 구글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된 결과다. MS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를 통해 다수의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AI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픈AI에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해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애저에 오픈AI의 챗GPT 등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자사의 검색 엔진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자체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도입을 통해 클라우드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현재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에 탑재돼 있는 ‘제미나이 1.5 프로’ 모델은 오픈AI의 GPT-4o 미니 대비 약 60% 더 빠른 속도로 구현되며, 2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를 갖춰 △2시간 분량의 동영상 분석 △대용량 코드베이스 작업 △장문의 계약서 및 재무 문서에 대한 답변 등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격화하는 패권 경쟁

이런 가운데 구글은 격화하는 클라우드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공격적으로 AI 부문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태국에 데이터센터 설립 및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을 위해 360억 태국 밧(약 1조4,76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달에는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SMR(소형 모듈 원전) 기업 카이로스파워와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당 계약으로 구글은 카이로스파워가 가동할 6∼7개의 원자로에서 총 5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500MW는 수십만 가구가 거주하는 중소 도시나 AI 데이터센터 캠퍼스 1곳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클라우드 부문의 주요 경쟁사인 MS와는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MS 측 변호사인 리마 알라일리는 28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오픈클라우드연합’이라는 로비 단체에 대해 “경쟁 관할 당국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MS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대중을 오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구글이 비밀리에 이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라일리 변호사는 구글이 개입 사실을 숨기고 풀뿌리 활동처럼 보이기 위해 작업 중이라면서 이 단체를 ‘가짜 풀뿌리'(AstroTurf) 그룹이라고 불렀다.

이어 그는 “구글이 개입이나 자금 지원, 조직 통제 등을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 상당히 노력해 왔다”며 “구글은 이 단체 출범 시 리더가 아닌 뒷자리 회원으로 보이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글 측이 해당 단체를 만들기 위해 자문업체 DGA그룹을 고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우리를 비롯한 다수는 MS가 반경쟁적 관행으로 소비자들을 가둬두고 사이버 안보·혁신 등에 부정적인 후속 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MS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