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3분기 매출 10.6조 ‘역대 최대’ 경신, 영업익도 ‘흑자 전환’
3분기 매출 10조6,900억원, 영업익 1,481억원 기록
'분기 최대매출' 경신, 2분기 이어 10조원 돌파
전년 比 매출 32%, 영업익 29%, 고객 11% 증가
쿠팡이 올해 3분기 또 10조원대 매출을 올리며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쿠팡은 앞선 2분기 사상 첫 10조원대 매출을 거뒀지만 3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3분기에는 영업익도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쿠팡, 다시 흑자로
6일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3분기 매출 10조6,900억원(78억6,6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59.0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달러 기준 매출액은 27% 증가한 것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 달성이다. 쿠팡이 인수한 명품 의류 이커머스 업체 파페치 매출(5,966억원·4억3,900만 달러)을 제외한 쿠팡 매출은 10조934억원(74억2,700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481억원(1억900만 달러)을 거뒀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해 29% 늘어난 것이며 달러 기준으로는 25% 증가했다. 다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38%로 전년 동기(1.41%)보다 수익성이 소폭 하락했다. 쿠팡의 당기순이익은 869억원(6,400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줄었다. 달러로는 30% 하락한 수치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 0.8%, 주당 순이익(EPS)은 0.04달러로 작년 3분기(순이익률 1.5%, EPS 0.05달러)보다 떨어졌다.
회비 인상에도 탈쿠팡 無
이로써 쿠팡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342억원, 올해 1~2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에서 3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앞선 2분기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가 반영된 탓에 8개 분기 만에 적자를 냈지만 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우대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제품 후기를 작성했다며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쿠팡의 흑자 전환에는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의 성장세가 주효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9조3,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대만진출사업·쿠팡이츠·파페치·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부문의 3분기 매출도 1조3,250억원(9억7,5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356% 성장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3분기 2,250만 명을 달성했다. 이는 작년 동기(2,020만 명) 대비 11% 증가한 것이자, 전 분기보다 80만 명 늘어난 규모다. 지난 8월 쿠팡이 와우멤버십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올린 이후 유통업계가 탈쿠팡 회원 모시기에 안간힘을 썼음에도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 1인당 분기 매출도 43만2,160원(318달러)으로 전년 동기보다 8%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속 성장의 비결로 충성고객의 지출 확대를 꼽았다. 그는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라며 “가장 오래된 와우회원은 신규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아직 로켓배송에서 제공되지 않은 상품군이 많다”며 럭셔리 뷰티 제품을 모아둔 ‘알럭스’(R.Lux)와 같은 서비스를 추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CJ제일제당과의 재결합도 주효
CJ제일제당 상품의 판매 재개도 쿠팡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CJ제일제당의 상품 셀렉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이 쿠팡에서 다시 판매를 시작한 것은 지난 8월이다. 2022년 말 햇반 납품 단가 갈등으로 CJ제일제당 상품군의 로켓배송이 끊긴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당시 CJ 측은 쿠팡 마진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햇반 등 납품을 중단했고, 이에 쿠팡은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가격인상률과 역마진에 따른 손실이 크다며 팽팽하게 대치했다.
이후 CJ는 네이버와 배달의민족, 신세계 등에 입점해 공동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반(反)쿠팡연합의 핵심 축이 됐다. 쿠팡도 지난해 1분기 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1년간 20% 성장했다며 맞불을 놨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가 지난해부터 국내 유통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 변수가 됐다. 쿠팡은 C커머스 여파에 1분기 당기순손실 318억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쿠팡은 로켓배송에서 CJ제일제당이 철수한 뒤 발 빠르게 경쟁사 제품 판매를 늘렸으나 ‘빈자리’를 채우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손을 내민 쪽은 쿠팡이다. C커머스까지 가세한 치열한 경쟁에서의 생존은 물론 장기적인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 1위 식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CJ제일제당과의 화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 역시 쿠팡이 CJ제일제당에 손을 내민 계기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쿠팡의 PB 상품 외에도 상품 추천 항목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인기 NB(제조사 브랜드) 상품 입점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