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호텔앤리조트까지” 롯데그룹 계열사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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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앤리조트, 장기 근속자 중심으로 희망퇴직 접수
세븐일레븐·롯데온 등 유통 부문도 줄줄이 희망퇴직 단행
'신성장 동력' 롯데헬스케어, PB 사업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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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의 롯데호텔앤리조트 부문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이다. 롯데그룹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계열사 곳곳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는 양상이다.

감원 나선 롯데호텔앤리조트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근속 연수 기준 20년 이상자, 나이 50세 이상, 혹은 동일 직급 장기 체류자다. 지난 2020년 희망퇴직 당시에는 만 5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32개월 치 기본급과 재취업 지원금 2,000만원, 자녀 학자금 1인당 최대 1,000만원 등이 지급될 예정이다. 희망퇴직 프로그램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다.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각 체인 호텔의 특성에 따라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지난해 호텔사업부와 리조트사업부의 통합으로 생긴 조직 내 중복된 업무와 역할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호텔롯데는 호텔·리조트·면세·월드로 구성된 기존 4개 사업부 중 성격이 유사한 호텔과 리조트를 통합해 호텔·면세·월드 3개 사업부로 개편한 바 있다.

유통 부문 계열사 줄줄이 ‘구조조정’

주목할 만한 부분은 롯데호텔리조트 외에도 다수의 롯데그룹 계열사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그룹 산하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15일 사내 게시판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법인 설립 이래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2020년 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으며, 이후 2022년 48억원, 2023년 551억원 등 2년 연속 연간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 발생한 적자는 441억원에 달한다.

롯데온은 지난 6월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2020년 롯데유통군의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롯데온은 유통 업황 부진으로 인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5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가량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적자는 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억원 증가했다.

6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면세점 역시 8월에 만 43세 이상 중 근속연수가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롯데면세점은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매출 감소로 인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된 적자 규모는 53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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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헬스케어의 건강 관리 플랫폼 ‘캐즐’/사진=롯데헬스케어

덩치 줄이는 신사업 부문

롯데그룹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헬스케어 분야도 위기에 몰렸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2022년 4월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출범했다. 시장에서는 롯데헬스케어가 롯데그룹의 유통 경험을 살려 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 강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롯데헬스케어는 출범 직후 첫 사업 아이템으로 내놓은 건강 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이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렀다.

롯데헬스케어는 도용 의혹을 적극 부인하며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논란이 시작된 지 5개월 만에 알고케어와의 조정 합의를 통해 캐즐 사업 중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을 철수하게 됐다. 이후 롯데헬스케어의 실적은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다. 롯데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8억원, 영업손실은 229억원 수준이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그룹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헬스케어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 롯데헬스케어는 최근 사업 규모를 축소하며 ‘변화’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1일 롯데헬스케어는 자사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 ‘캐즐’에서 제공하던 자체 PB 상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 판매를 이달 20일부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헬스케어가 캐즐에서 제공하던 PB 브랜드 ‘필팟(건강기능식품)’, ‘프롬진(유전자 검사 키트)’ 등의 상품 판매가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