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수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게리맨더링 문제

게리맨더링은 특정 정당, 인종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조작하는 행위
수학적 도구는 공정한 선거구 획정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악용될 가능성도 존재
근본적으로 가치 기반의 사회 문제임을 깨닫고 법적 조치와 사회적 가치 변화 촉구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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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슈퍼 화요일로 알려진 지난 5일, 미국 15개 주에서 대통령뿐만 아니라 11월 총선에 출마할 공화당과 민주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가장 큰 규모의 예비선거가 열렸다. 예비선거가 열리는 주에는 공화당이 투표에서 유리하도록 선구가 짜인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텍사스주도 포함되는데, 이 두 주는 2022년 선거에서 하원을 공화당에 넘겨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게리맨더링으로 인해 만들어진 기형적인 선거구 분할 방식은 올해에도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1812년에 만들어진 용어인 게리맨더링은 특정 정당이나 인종 집단에 유리하도록 투표구 경계를 고의로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관행은 당파적 이해관계와 인종적 박탈의 역사에 힘입어 수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10년마다 주 정부는 새로운 미국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거구를 다시 그리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 당파성과 역사적 불공정성으로 인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수학적 접근 방식의 한계, 정치적 동기와 가치관 불일치의 문제

게리맨더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정치학자와 수학자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1986년 대법원의 권고에 따라 현존하는 게리맨더링을 파악하고 새로운 선거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개발했다. 이러한 도구는 고급 기하학 및 고성능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활용하여 게리맨더링 사례를 식별하고 더 공정한 선거구 획정 솔루션을 제안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수학적 접근 방식은 게리맨더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정치적 동기와 가치체계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게리맨더링 문제의 뒷면엔 더 깊은 사회적 가치와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숨어 있다. 따라서 게리맨더링으로 이익을 얻는 사람들과 선거 공정성을 옹호하는 사람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음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이익 다툼에서 수학과 과학의 논리는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때문에 게리맨더링을 억제하기 위한 법률을 시행하려는 크고 작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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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게다가 수학도 악용될 수 있다. 메트릭 기하학(Metric Geometry)과 게리맨더링 그룹(Gerrymandering Group)과 같은 조직이 선거 공정성을 위해 헌신적으로 연구하고 있지만, 반대 진영의 싱크탱크에서도 편향된 선거구 획정에 수학적 광택을 부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판사나 수학자도 편향되어 있으면 수학적 접근은 실패할 수 있다.

물론 수학적 노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게리맨더링을 식별하고 공정한 선거구가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기 위해서는 과학적 도구가 필요하다. 다만 그 방법이 비수학자가 쉽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면 수학은 더 이상 해결법이 될 수 없다. 이땐 사실 관계를 따지는 대신 뿌리 깊은 가치관의 차이에 근거해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한다.

다양한 게리맨더링 수법과 이를 위한 법제화의 필요성

한편 게리맨더링은 소외된 커뮤니티, 특히 유색인종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수 집단을 특정 선거구에 집중시킴으로써 선거 영향력을 희석해 제도적 불평등을 고착하는 증거들이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민주당에 투표하는 소수계 인구의 대부분은 도시 지역에 집중됐지만, 공화당의 백인 지지층은 주로 교외와 외곽에 거주하고 있다. 그 결과, 게리맨더링은 종종 도시 안팎에서 이상한 형태의 선거구를 만들어내고, 민주당 당원과 유색인종 유권자를 최소한의 의회 선거구에 집중시켜 다른 곳에서는 공화당의 힘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민주당도 다른 종류의 게리맨더링 사용에 적극적이다. 민주당은 당파적 게리맨더링에 관여하는 경향이 덜하지만, 주 및 지역 수준에서 인종적 게리맨더링을 광범위하게 사용하여 흑인 또는 라틴계 유권자 집단을 분리하거나 희석해, 백인이 소수인 지역에서도 백인 정당 지도자와 그들이 선호하는 후보가 계속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게 조작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색인종 유권자가 정당을 옮길 가능성이 낮은 점을 이용한 것이다. 그 결과, 시카고나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소수인종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나 라틴계 시장이 거의 선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특히 도시에 살고 있지 않은 유색인종 유권자들은 당파적·인종적 게리맨더링으로 인해 선거권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물론 선거구 획정에서 당파적·인종적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권자가 지지하는 정당과 그들의 인종에 따라 대표성을 갖는 선거구를 계획하는 것이다.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은 게리맨더링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민자, 이주자, 수감자는 인구조사에 포함되지만 대부분 투표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정치인들은 교도소를 포함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여 해당 선거구의 인구가 인위적으로 높아져 수감되지 않은 유권자의 목소리가 불균형적으로 크게 들리도록 교도소 게리맨더링을 사용한다. 더군다나 미국은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수감자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교도소 게리맨더링이 선거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 변화 해결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 증거를 제시해도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다. 과학적 증거가 아니라 상대방의 가치관이 그들의 현재의 입장을 만들었기 때문인데, 게리맨더링 문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한 정당과 한 인종 집단이 다른 인종의 권리를 박탈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음을 자각하고, 불공정을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다른 이니셔티브와 마찬가지로 인종, 당파, 성별 등의 게리맨더링을 없애기 위해 차별금지법을 만들고 이러한 가치를 거부하는 정치 행위자를 적극적으로 처벌하는 가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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