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뉴로모픽 컴퓨터 시스템,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새로운 AI 회로

메모리와 프로세싱을 통합한 새로운 트랜지스터 개발
상온에서 작동하며 기존 소자 대비 20배 적은 에너지 소비
현재 제조 방법은 확장성이 없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해결할 전망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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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인공지능과 인간의 사고는 모두 전기로 작동하지만, 인공지능의 출력은 실리콘과 금속 회로에서 발생하고, 인간의 인지는 살아있는 조직에서 발생한다. 각 시스템의 아키텍처도 근본적으로 다른데, 기존 컴퓨터는 하드웨어의 각기 다른 부분에 정보를 저장하고 계산하며, 메모리와 마이크로프로세서 간에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반면에 인간의 뇌는 기억과 처리가 서로 얽혀 있어 일반적으로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

컴퓨터의 상대적인 비효율성으로 인해 AI 모델을 실행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일례로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의 1~1.5%를 차지하며, 한 수요조사에 따르면 2027년까지 150만 대의 새로운 AI 서버들은 연간 최소 85.4테라 와트시, 즉 소규모 국가가 매년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게 될 예정이다.

격자로 쌓은 소자 배열로 에너지 효율 달성, “정교한 제어도 가능해”

“뇌는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한다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의 화학자이자 엔지니어인 마크 허삼(Mark Hersam)은 말했다. 허삼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뇌가 계산하는 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장치와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해 ‘뉴로모픽 컴퓨터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먼저 그의 연구팀은 전자 회로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 중 하나인 트랜지스터를 뉴런처럼 작동하도록 재설계했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제어하고 생성하는 스위치와 같은 작은 장치로, 컴퓨터 칩의 신경 세포와 같으며 거의 모든 현대 전자 제품의 기반이다. 그들이 발명한 ‘모아레 시냅스 트랜지스터’라고 하는 새로운 유형의 트랜지스터는 메모리와 프로세싱을 통합하여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지난해 12월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뇌와 유사한 회로는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고 AI 시스템이 단순한 패턴 인식을 넘어, 뇌와 유사한 의사 결정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허삼 교수의 연구팀은 기존 트랜지스터의 작동 방식에 메모리를 통합하기 위해 원자를 매우 얇게 배열하여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겹쳐 쌓았다. 그 결과 만화경처럼 매혹적인 패턴을 형성하는 2차원 물질인 모아레 초격자 구조를 형성한다. 이 물질에 전류를 가하면 고도로 맞춤화된 패턴을 통해 과학자들은 전류의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특수한 양자 특성 덕분에 지속적인 전원 공급 없이도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특정 전자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다른 모아레 트랜지스터는 극도로 낮은 온도에서만 작동하는 한계가 있지만, 이 새로운 소자는 상온에서 작동하며 다른 시냅스 소자보다 20배 적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모아레 트랜지스터의 속도는 아직 전문가들을 통해 검증되지 않았지만, 이 트랜지스터로 구축된 시스템의 통합 설계를 보면 기존 컴퓨팅 아키텍처보다 더 빠르고 에너지 소비가 효율적일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냅스 트랜지스터를 생산하는 데 사용된 방법은 확장성이 없으며, 회로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려면 제조 방법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연상 학습과 추론 능력 향상, ‘신호’와 ‘노이즈’ 구별에 효과적

뇌와 유사한 회로는 많은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사용될 수 있지만, 허삼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막대한 에너지 소비의 주범인 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합 하드웨어 덕분에 이 회로는 더 높은 수준의 AI 모델을 만들 수 있으며, 연구진은 트랜지스터가 처리하는 데이터를 통해 ‘학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간의 뇌가 기억과 개념 간의 연상을 형성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서로 다른 입력 간의 연결을 설정하고 패턴을 인식한 다음 연관성을 만들어내는 ‘연상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AI 모델도 일반적인 패턴을 찾아서 되풀이하는 수준을 넘어 연상 학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메모리와 처리 구성 요소가 분리되어 있어 계산적으로 어렵고, 데이터에서 신호와 노이즈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허삼 교수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연상 학습을 할 수 없는 AI 모델은 ‘111’과 ‘000’과 같은 두 개의 숫자 문자열이 완전히 다르다고 분석할 수 있는데, 뉴로모픽 컴퓨팅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추론이 가능한 모델은 두 숫자가 같은 숫자 세 개가 연속되어 있기 때문에 비슷한 문자열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허삼 교수는 “이는 인간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기존 AI에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추론 능력은 인공지능이 조종하는 자율 주행 차량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유용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거나 시야가 좋지 않아 잡음이 많은 데이터는 AI 조종사의 판단을 방해할 수 있으며, AI가 길을 건너는 사람을 비닐봉지로 착각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새롭게 개발된 뉴로모픽 컴퓨팅은 “적어도 원칙적으로는 이러한 유형의 작업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고 허삼 교수는 밝혔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