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새로운 열 트랜지스터 발명, “이제 전자제품 발열 문제 걱정 끝”

전자 제품의 열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열 트랜지스터 개발
원자의 화학적 결합 방식 이용하여 열 흐름 정밀 제어
컴퓨터 과열 방지, 낭비 열 재활용 등 다양한 응용 기대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연구소 (GIAI R&D Korea)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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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스마트폰에서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전자제품에는 열이 문제다. 최신 컴퓨터 칩은 로켓 노즐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능가하고 심지어 태양 표면에 근접하는 수준의 전력 밀도를 가진다. 이에 따라 미국 데이터 센터에서 소비되는 총 전력의 절반 이상이 컴퓨팅이 아닌 냉각에 사용되고 있다. 또한 3D 적층 칩과 재생 에너지 시스템과 같은 많은 유망한 신기술이 기기의 성능, 신뢰성, 수명을 저하하는 열로 인해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못한다.

“열은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라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물리학자이자 기계 엔지니어인 용지에 후(Yongjie Hu)는 말했다. “열의 흐름을 제어하는 것은 오랫동안 물리학자와 엔지니어들의 꿈이었다.”

열 트랜지스터, 원자의 화학적 결합 방식 이용하여 열 흐름 제어해

하지만 후와 그의 동료들은 해결책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11월 사이언스지에 보고된 바와 같이, 그의 연구팀은 단일 분자 수준에서 원자 결합의 기본 화학 구조를 활용하여 열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이 ‘열 트랜지스터’는 미래 회로의 핵심 구성 요소가 될 것이며 전기 트랜지스터와 함께 작동할 것이다. 후는 이 새로운 장치가 이미 저렴하고 확장할 수 있으며 현재의 산업 제조 관행과 호환되며 곧 리튬 이온 배터리, 연소 엔진, 반도체 시스템(예: 컴퓨터 칩) 등의 생산에 통합될 수 있다고 전했다.

“광범위한 실용적 응용이 가능한 혁신적인 돌파구다”라고 후는 언급했다. “간단히 말해, 이전에는 열을 정밀하게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1947년에 발명된 전기 트랜지스터는 엔지니어들이 전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켰다. 이제 모든 전자제품의 핵심 구성 요소로 자리 잡은 전기 트랜지스터는 전기가 흐르는 두 개의 단자와 흐름을 제어하는 세 번째 단자로 구성되어 스위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오늘날에는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에 집적할 수 있게 됐으며, 이러한 소형화로 인해 컴퓨팅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됐지만 과도한 열을 처리하는 것도 훨씬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적절한 기술을 활용하면 낭비되는 열을 포착하여 칩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재사용할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실험 물리학자 알렉스 제틀(Alex Zettl)은 “오늘날 전자 회로의 열은 대부분 성가신 것으로 간주되어 그냥 흘려보내려고만 하는데, 실제로는 열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미래에는 전자 회로와 열 회로가 함께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10년이 걸린 연구, “원자의 전자 분포를 이용해 열 차단”

지난 20년 동안 후 연구팀과 같은 연구진은 전기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제어하는 것처럼 열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열 트랜지스터를 개발하여 이러한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이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전의 열 트랜지스터 설계는 처리 시간을 느리게 하는 다루기 힘든 움직임이 있는 부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이러한 소자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후는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과거의 어떤 시도도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후와 그의 동료들은 10년의 연구 끝에 열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새로운 원자 사이에 형성되는 결합을 활용한다. 결합한 원자는 전자를 공유함으로써 서로를 붙잡고 있는데, 전자가 원자 사이에 분포하는 방식은 결합의 강도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원자를 통과할 수 있는 열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후와 그의 동료들은 열의 이동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 전기장을 가하는 나노 크기의 전극을 사용하여 이러한 변수를 조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전기 트랜지스터와 마찬가지로 이 새로운 소자는 열이 흐르는 두 개의 단자와 이 흐름을 제어하는 세 번째 단자, 즉 전기장을 통해 소자 내의 전자와 원자 간의 상호 작용을 조정하는 세 번째 단자로 구성된다. 그 결과 열전도율이 변화하고 열 이동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후는 이 장치의 발명으로 이제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열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컴퓨터의 과열을 방지하고 한때 낭비되었던 에너지를 다시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것도 모두 포함된다.

이 새로운 장치는 원자 수준의 결합을 활용하지 않는 최근에 설계된 다른 열 트랜지스터와의 비교 실험에서 몇 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실험 물리학자 조셉 헤레만스(Joseph Heremans)는 “새롭고 우아한 설계가 특정 영역에 탁월한 속도로 냉각된 전력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새로운 장치가 열 스파이크를 1,300%까지 극적으로 완화하고 이 모든 제어를 높은 신뢰성으로 달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이스대학의 기계 공학자 제프 웨마이어(Geoff Wehmeyer)는 전기로 원자 간의 결합을 조작하여 열을 제어하는 새로운 기술이 “향후 많은 기초 연구에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 트랜지스터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 기대돼

한편 제틀은 열 트랜지스터에 관한 연구가 아직 더 많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결정적으로 완전한 하이브리드 전자-열 회로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열 제어 회로를 기존의 전기 회로와 통합해야 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제틀은 이 새로운 장치가 “전자 장치와 열에너지 흐름을 우아하게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후와 그의 동료들은 이미 장치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해 장치의 구조와 소재를 실험하고 있다. 또한 3D 적층 칩을 비롯한 다양한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3D 적층 칩은 2D 칩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확장 문제를 해결하지만, 냉각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어서 이에 관해 연구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초소형 열 제어 트랜지스터는 의료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후의 연구팀은 종양학자와 협력하여 열 트랜지스터가 악성 세포에 치명적인 수준의 열을 전달하기 위해 자성 입자를 사용하는 온열요법이라는 암 치료법을 발전시킬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후는 열 트랜지스터를 프로브나 나노 입자에 통합하여 종양학자들이 열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되면 암세포는 소멸시키고 건강한 세포는 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기 트랜지스터의 발명이 현재의 기술 시대를 여는 혁신의 물결을 일으킨 것처럼, 열 트랜지스터 역시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후는 기대했다. “이 발명은 열 관리, 열처리 및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에서 엄청난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라고 후는 말했다. “열 트랜지스터는 미래로 가는 관문이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