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인도의 태양관측 인공위성, L1 중력 ‘섬’으로 향하다

작년 9월 2일 발사된 아디티아-L1, 라그랑주 1지점에 곧 도착 예정
궤도 안정성 및 적은 연료 사용으로 태양 관측에 이상적인 L1
라그랑주점 간의 중력 시너지를 파악해 비행 효율성이 더 높아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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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인도의 ‘아디티아-L1’(Aditya-L1) 탐사선은 며칠 안에 목적지인 라그랑주 1지점(L1)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지구와 태양 사이의 외딴 공간이지만 이미 4대의 다른 우주선이 L1에 주둔해 있다.

L1은 지구의 중력, 태양의 중력, 우주선 궤도의 원심력이 거의 정확히 상쇄되어 변화무쌍한 태양계의 중력장 속에서 비교적 안정된 ‘섬’을 형성하는 특별한 장소다. 그 결과 L1에 정박한 우주선은 적은 연료로 지구와 함께 태양을 공전할 수 있게 된다.

“궤도의 어느 지점에서도 지구가 태양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L1에서는 안정적인 태양 관측이 가능하다”고 미국 몬태나주립대학교의 천체 물리학자 닐 코니쉬(Neil Cornish)는 설명했다. 닐 코니쉬 교수는 라그랑주점을 설명하는 나사(NASA)의 공식 문서를 작성한 사람이다.

인도가 쏘아 올린 태양 정찰병

아디티아-L1(아디티아는 산스크리트어로 태양을 의미)은 올해 1월 첫째 주에야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이미 자외선에 가까운 파장으로 태양 이미지를 전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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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SRO

탐사선은 곧 L1 주변의 ‘헤일로 궤도'(Halo orbit)에 진입한다. 궤도를 유지하기 위해 몇 주마다 추진기를 가동해 태양 주위를 돌게 된다. 다행히도 L1의 영역은 광대해서 근처에 있는 많은 우주선이 가까이서 마주치는 것은 고사하고 서로를 볼 수도 없다고 코니쉬는 설명했다. “밖에서 무언가와 마주칠 위험은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

L1에 가장 오래 머물고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유럽우주국(ESA)의 합작품인 소호 태양관측위성(SOHO)과 같이, 아디티아-L1도 가시광선, 자외선 및 X선 파장의 빛으로 태양을 이미지화하여 태양 대기의 역학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전송할 예정이다.

인도 우주국에 따르면, 탐사선은 태양 폭풍에 영향받는 ‘우주 기상’을 연구하기 위해 지구를 가리키는 4개의 장비와 태양풍과 태양 자기장에 대한 폭발의 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른 곳을 겨냥한 3개의 장비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아디티아-L1의 주요 임무는 5년 동안만 지속될 예정이었지만, 앞서 언급한 L1 위치의 이점으로 인해 우주선의 작동 수명이 훨씬 더 길어질 전망이다. 소호도 2년만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25년 이상 L1에서 비행한 전력이 있으며, 2025년 말까지 임무 기한이 연장됐다.

라그랑지안 군도, 각 라그랑주 지점의 특징과 쓰임새

라그랑주 지점은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마다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1760년대 스위스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아이작 뉴턴의 중력 법칙에서 비롯된 ‘3체 문제'(three-body problem)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이래로 라그랑주 지점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탈리아계 프랑스 천체물리학자 조제프루이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는 오일러의 연구를 확장하여 1772년에 태양과 지구 사이의 중력에 의해 생성되는 5개의 지점을 발견했다. 이 점들은 라그랑주의 이름을 따서 라그랑주 지점이라고 불린다.

먼저 세 번째 라그랑주 지점(L3)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먼 쪽에 있으며 지구 궤도보다 조금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이에 따라 이 라그랑주 지점은 지구에서 바라볼 때 항상 태양에 가려져 있어, 지구와의 직접적인 통신이 불가능하다. 그곳에는 어떤 우주선도 주둔하지 않는다.

그다음으로 L4와 L5는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궤도를 공유하지만 각각 지구의 앞과 뒤에서 정확히 60도 떨어져 있다. 다른 라그랑주 지점들보다 안정성이 높은 구역이기 때문에 우주 먼지나 소행성들이 쉽게 몰려든다. 지구 중력에 편승하는 소행성들은 ‘트로이 소행성'(Trojan asteroids)이라고 부르며, 목성의 궤도 위를 목성과 함께 도는 목성 트로이군도 수십 개가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마지막으로 모든 지구-태양 라그랑주 점 중 최고의 명당은 L2다. L2는 지구를 사이에 두고 L1의 반대쪽에 자리 잡고 있는데, L2에서 태양을 바라보면 지구·달·태양이 모여 있어서 이 세 가지 행성에서 방출되는 빛을 쉽게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결과 L2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비롯한 여러 탐사선이 선택한 궤도 목적지가 됐다. 이 지점에 가장 최근에 도착한 우주 망원경은 ESA의 유클리드다. 유클리드는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작년에 L2에 도착했다.

ESA의 우주과학 책임자인 천체물리학자 캐롤 문델(Carole Mundell)은 L2를 통해 지구의 지상 관측소에서 유클리드를 항상 볼 수 있고, 유클리드도 넓은 시야를 확보하면서 촬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점은 방사선 환경, 열 안정성 및 시야 확보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러한 장점들이 결합되어 유클리드 같은 고정밀 조사 임무에 이상적이다.”

행성 간의 고속도로, 라그랑주의 궤도 시너지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우주선 궤적 전문가인 마틴 로(Martin Lo)는 라그랑주점을 태양계 전체로 뻗어 있는 ‘행성 간 초고속도로’라고 부른다.

지구에서 약 193만km 이내에 7개의 주요 라그랑주 지점이 있는데, 지구-태양계의 L1과 L2, 그리고 지구-달계의 ‘작은’ 라그랑주 지점 5곳이다. 이 근처의 7개 지역은 모두 비슷한 궤도 에너지를 공유하기 때문에 우주선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 약간의 추진력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이는 마치 정글짐에서 바에서 바 사이를 스윙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로는 설명했다.

이러한 라그랑주점의 고효율 궤도 이동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달에 유인 탐사와 우주정거장 건설 등을 목표로 하는 NASA의 아르테미스 임무에 대한 로의 궤도 간 이동 연구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는 현재 토성의 라그랑주점과 여러 위성 사이에 존재하는 복잡한 궤도를 연구하고 있는데, 이 위성 중 하나인 엔셀라두스는 태양계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기에 가장 좋은 장소일 수 있다고 한다.

“엔셀라두스는 남극 근처에서 얼음 기둥을 방출하는데, 우리는 이 궤도를 이용해 엔셀라두스 주변 궤도에 진입해 물질을 포착하는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라고 그는 말하며, 이는 적절한 장소, 속도, 시간을 맞추기 위해 가능한 가장 부드러운 스윙을 사용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