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 누구를 위한 것인가?

포춘 500대 기업 97% 이상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지원자 선별해
기본적인 작업만 되고 지원자의 특징은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 있어
인공지능 채용 도구, 비용 절감 효과도 크지만 편견을 강화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AI recruiters
사진=Scientific American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포춘 500대 기업의 97% 이상이 채용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하여 지원자를 선별하고 있다.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를 두고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과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편향을 강화시켜 불공평함이 심화된다는 주장이 맞서는 모습이다.

정교해지는 인공지능, 인간의 탈을 쓰다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 본사를 둔 하이퍼리프(Hyperleap)는 서비스에 가입한 사용자에게 자동화된 구인 정보를 전송하는 온라인 구직 도구로 제니 존슨을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온라인 구인 게시판과 기업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져 정보를 모은 다음 채용 전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개인의 링크드인 프로필, 이력서, 업무 이력을 검색하고 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여 구직 기회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위 방식으로 만든 제니 존슨은 인공지능에 인간 페르소나를 구축하여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더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규모 스타트업부터 대규모 플랫폼인 링크드인(LinkedIn)까지, 모든 채용 플랫폼에서 신입사원을 찾고, 필터링하고, 채용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도구가 정교해짐에 따라,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의 고용 시장 탐색이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될 수 있으며, 이 알고리즘은 기존의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반면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를 개발하는 회사는 채용 담당자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터득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에 녹여냈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은 점점 더 많은 채용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있다. 링크드인과 같은 대형 플랫폼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지원자의 업무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채용 가능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해준다. 집리크루터(ZipRecruiter)를 비롯한 일부 플랫폼에서는 챗봇을 통해 질문에 응답하고, 잠재적 지원자에게 연락하여 개별 테스트를 진행한다. 고용주는 새로운 생성형 AI를 통해 후보자 검색과 인공지능으로 설계된 인터뷰 진행 등 채용 프로세스의 모든 부분을 알고리즘에 맡겨 채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기본적인 작업만 가능하고, 지원자의 개성은 발견하지 못해

한편 SHRM(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의 레이건 그로스(Regan Gross)는 인공지능 채용 서비스에는 이력서에서 키워드를 선별하는 지원자 추적 소프트웨어가 포함되어 있어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로스는 인공지능 도구가 갖는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은 지원자의 기술을 요약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작 채용 담당자에게 중요한 지원자의 개성과 고유한 특성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로스는 인공지능이 만연한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구직자들이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영국 서식스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조직 행동을 연구하는 자히라 제이저(Zahira Jaser)는 인공지능 채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제이저는 인공지능 기반 면접에 대한 연구에서 지원자가 사람이 아닌 온라인 봇과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부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손을 움직이지 않는 어색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인공지능 채용 도구, 편견을 강화시킬 수 있어 주의 기울여야

추가적으로 제이저의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반 면접은 사회적 약자 출신인 지원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아, 사람이 제대로 감독하지 않으면 인공지능 기반 채용 시스템은 기존의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 관리 측면에서 좋을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편향된 채용으로 인해 다양성과 포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편향된 채용에 대한 반박으로 인공지능 채용 도구 개발자들은 알고리즘이 포괄적이고 다양한 데이터로 훈련된다면 인간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캠브리지 대학의 AI 윤리 연구자인 엘리너 드레이지(Eleanor Drage)는 이 주장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실제 세계에서 편견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드레이지는 인공지능 기반 채용 시스템은 편향적이고 차별적인 것으로 밝혀진 과거의 채용 트렌드와 관행을 학습했기 때문에, 기업이 인종과 성별 같은 요소를 명시적으로 배제하더라도, 단어 간의 연관성이 동일한 패턴을 만들어내 편견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인공지능 채용 도구를 둘러싼 과대광고가 많지만,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큰 만큼 많은 인사 부서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도구의 유용성과 신뢰성이 입증되기 전까지는 대량으로 채택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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