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 Z세대 직원들 태도로 본 한국의 암울한 미래

Z세대 책임 의미 미비로 피해 보는 기업들 늘어, 우수 직원 쟁탈전 심화 실력은 안 되지만 연봉은 많이 받아야 된다 우격다짐, 회사 비난도 서슴지 않아 경제 성장은 결국 인력이 있어야, 가장 큰 피해자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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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3시 카카오 그룹 전체의 서버가 운영되고 있는 판교 인근의 SK C&C건물 내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카카오 그룹 서비스 전체가 먹통이 됐고, 이튿날 오전 늦게야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카카오톡 서비스가 정상 재개됐다. 한메일의 이메일 서비스는 주말을 지나 18일 오전에야 정상 서비스가 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부에는 15일 야간을 거쳐 16일까지 서버 담당 직원들 전원이 투입되어 시스템 복구에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커뮤니티들에는 15일 밤 11시경, ‘실시간 카카오 사옥’ 등의 제목으로 환하게 불빛을 비추고 있는 카카오 그룹 사옥 건물 사진이 공유되기도 했다. 당일 오후에는 카카오 대표의 사과문이 공개되기도 했고, 소방관이 늦게까지 투입된 SK C&C 건물에서는 자정께 화재 진화가 완료되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15일 밤 11시경, 카카오 판교 사옥 건물 외관/사진=국내 커뮤니티

책임감 없는 Z세대 직원에게 맡겨진 서버 관리

수습이 사실상 마무리된 18일 오전 기준, 4,100만 명을 넘던 카카오톡 유저가 3,90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이 알려지면서, 최소 200만 명 이상의 유저가 이탈한 것을 두고 카카오톡의 ‘국민 채팅앱’ 타이틀에 흠이 되었다는 평이 나오거나 그룹사 전체 주가가 월요일 오전 5~10% 하락하는 등 회사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때 장애 대응 보상 가이드라인이 무급이라는 이유로 장애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는 한 Z세대 직원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당이 안 나온다’는 잘못된 소문이라며 사실 왜곡이라는 반박 글이 올라와 진정되기는 했으나 최초 Z세대 글에 달린 댓글에는 “오너가 자본주의 운운하며 선 그었다”, “이 회사 망하면 나는 이직하면 되고 안 망하면 받은 만큼만 하면 됨”, “니들 불편하니까 내 회사니까 책임감으로 일하라고?” 등의 비난 가득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윽고 기사화가 되고 외부에 알려지면서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나, 외부 커뮤니티로 퍼져나간 후 “딱 요즘 2030의 사고방식”, “책임감 없고 바라는 것은 많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기업주들은 지난 2~3년간 Z세대 전반의 업무 태도가 M세대 및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다며 새로운 인력 활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사진=국내 커뮤니티

직업윤리 부재 드러나자 Z세대에 대한 비난 커져

연일 하락세를 보이는 카카오 그룹 주가로 악평이 자자한 가운데, 회사 내부 직원 중 일부가 급여를 탓하며 업무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자, 누리꾼들은 카카오 그룹에 대한 신뢰를 더 잃는 모습이다. 일부 직원의 그릇된 직업윤리, 시간이 지나면서 도태될 직원의 모습이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더 근본적으로는 Z세대 직원 중 매우 큰 비중이 유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직 S모 대기업 인사 담당자 A씨에 따르면 “청년들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데 연봉만 엄청나게 높게 달라고 그런다”며 “일부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받은 이후 인재 확보를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고 고액 연봉을 제시했던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 그룹도 ‘공모가 사기’라는 모욕적인 표현이 종목 토론방을 가득 메울 만큼 상장 후 주가 하락세가 가팔랐던 탓에 “직원들 고액 연봉 주려고 무리한 상장가를 주장했다”는 성토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고액 연봉자들로 인식된 직원들이 직업윤리가 사라진 태도를 보이자 기업 자체에 대한 비난 여론보다는 Z세대에 대한 비난이 더 커지는 추세다.

실력은 안 되지만 연봉은 많이 받아야, 아니면 아예 구직 포기까지

A씨는 Z세대에 만연한 일종의 나약함이 연봉 협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고 했다. 기존 M세대에서는 일부 인력에서만 나타났던 지나친 자의식 과잉이 Z세대로 내려와서는 남·녀를 가릴 것 없이 공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몇몇 스타트업들이 거액 투자금의 상당 액수를 급여로 돌리면서 일부 인력이 높은 급여를 받았던 것과 몇몇 대기업들의 일부 부서에서 고액의 상여금을 받았던 것을 마치 자신이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M세대 시절만 해도 속칭 SKY 출신, 그중에서도 스펙이 매우 뛰어난 극소수만 받았던 고액 연봉을 자기도 받아야 한다고 당당하게 내세우는 것이 Z세대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인사담당자 A씨는 지난 50년간 한국 사회 세대 계층 중 가장 ‘멘탈이 쿠크X스’인 세대를 Z세대로 정의했다. 힘들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할 시도하는 것조차 포기한 세대라는 얘기다. 일본의 ‘모든 것을 포기한 세대’라는 뜻의 ‘사토리 세대’와는 달리, 한국의 Z세대는 ‘쿠크X스’ 세대, 회사 재직 중 받는 스트레스를 쉽게 이겨내질 못하는 세대라는 표현이다.

기업 인사 관계자들은 이렇게 실력이 부족한 직원들을 대체할 수 있는 인력 자원이 부족해 결국 사업 확장 속도가 느려지고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하소연을 늘어놨다. 구직자들도 이른바 ‘황금 스푼’에 대한 욕심이 강해, 특정 기업 그룹 집단이 아니면 아예 취직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결국 Z세대의 정신력 문제가 국가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장애로 돌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