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美 인플레 둔화, 환율 59원 폭락, 다음은 금리 인하?
11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7.7%, 6월 9.1%, 10월 8.2%에서 상승 폭 완화 중 인플레 안정,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늦춰질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 강해 한국 금리도 내년 상반기 4%에서 안정화될 듯, 자산시장 충격도 고려해야
지난 10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시장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기준 메가와트시(MWh)당 110유로 아래로 떨어진 데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측치보다 낮은 7.7%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 구매자에 이어지는 원자재 가격이 대폭 하락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자 환율은 10일 하루 종일 59원 폭락했고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80.93% 상승해 2,483.16이 됐다. 환율이 1일 59원 하락한 것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처음이다.
인플레 안정,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늦춰지나
올 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 1년간 ‘자이언트 스텝'(0.75%의 기준금리 상승)을 여러 차례 밟으며 올 초 0~0.25%였던 금리가 현재는 3.75~4.00%까지 상승했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에서는 내년에 최대 6%까지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물가상승률이 잡혔다는 소식에 금리 인상에 대한 목소리도 들어가는 분위기다.
반면 아직 가시적인 물가 억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섣부르게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조심스럽다는 견해도 나온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닐 카시카리 마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예상을 묻는 질문에 “근원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4.75%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아직은 물가에 대해 안도할 만한 증거를 보지 못했다”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9일 발표된 보고서에서 여전히 고용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리 인상이 고용 악화를 낳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줄어든 만큼, 연준이 기존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굳이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물가 상승 폭 둔화 중, 금리 더 올릴 이유 없어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허문종 실장은 “미국 소비자 물가가 6월에 9.1%, 10월에 8.2%였다가 올 11월에 7.9% 예상치마저 깨며 7.7%를 기록한 만큼, 물가 상승 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데는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통화 긴축의 효과는 최대 8분기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는데 이미 올 초부터 가파르게 인상된 금리의 영향이 물가 상승 억제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만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억제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부터 금리 상승에 대한 거부감에 직면해왔던 만큼, 올 12월부터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목소리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5%대에 이른 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압박도 이어졌으나, 12월부터 0.25%씩 베이비 스텝으로 인상 기조를 조절하다 내년 상반기에 4% 내외에서 조정기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