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채팅 서비스 ‘챗GPT’ 유료화 개시, 수익성 전망은 “글쎄”

올해 매출 2억 달러 기대되지만, ‘하루 운영비용’만 1억 3천억원 달해 수익성 없다는 지적도 AI 학습 과정에서 저작권법 침해 사례 多, 법적 대응 비용도 많이 들어 챗GPT 악용한 사업 등에 골머리, “사회 복리 증진 위한 사업모델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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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구독료 안내 화면/사진=챗GPT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 챗GPT가 구독형 유료화 서비스 ‘챗GPT 플러스’를 출시했다. 12일 오픈AI(openAI)에 따르면 챗GPT는 지난 10일 업데이트와 함께 한국에서도 구독형 유료화 서비스 ‘챗GPT 플러스’를 내놨다고 밝혔다. 서비스 구독료는 월 20달러(한화 약 2만5,534원)로 이달 초 미국에서 유료 서비스가 공개된 지 8일 만에 한국에서도 출시를 알렸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공개 이후 약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다. 이날 챗GPT는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챗GPT 플러스 구독자들은 피크타임에도 평상시와 같은 접속이 가능하고 더 빠른 응답 속도를 누릴 수 있다”며 “새로운 기능과 개선사항이 나올 때 우선적 접근권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회사 대표도 난감할 정도로 과도한 운영비용

챗GPT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해주는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다. 일론 머스크, 리드 호프먼 등 IT업계 거물들이 함께 설립한 세계 최대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사에서 개발한 이 AI는 여타의 챗봇 서비스와 급을 달리한다.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이메일부터 보고서, 심지어는 개발 코드 작성까지 몇 초 안에 써낸다. 구글 등 기존의 검색 서비스가 단순한 정보의 나열에 그쳤다면, 챗GPT는 순식간에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가 담긴 내용을 정리된 텍스트 형태로 확장해 제시한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챗GPT가 올해 매출 2억 달러(한화 약 2,554억원), 2024년에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2,717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오픈AI의 기업가치가 약 290억 달러(한화 약 37조원)로 평가받으면서 작년보다 2배 이상 큰 폭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나날이 상승 중인 기업가치에도 불구하고 챗GPT의 수익성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오픈AI를 공동으로 설립한 샘 알트만 대표는 챗 GPT 개발 컴퓨팅 비용을 포함한 하루 운영 비용이 무려 10만 달러(약 1억3천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개발 인력에 대한 인건비, 마케팅 홍보비 등의 추가 사업비용을 더하면 전체 비용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법적 소송 관련 비용 증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

챗GPT의 수익성 전망에 회의적인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지난해 외신들은 챗GPT의 학습에 쓰인 3,000억 개 규모의 단어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오픈AI가 저작권법 및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어겼을 것이라는 주장들을 연이어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해 오픈AI는 깃허브에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이름의 AI(인공지능) 코딩 프로그램을 제작·공급한 과정에서 저작권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당했다. 당시 인공지능 학습 과정에 쓰인 오픈소스 코드들이 관련한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원고 측 주장이다.

그 밖에도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챗봇은 혐오와 차별 발언에 따른 법적 소송에 휘말려 관련한 비용을 치른 사례가 많다. 과거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들도 일찌감치 인공지능 챗봇을 출시했지만,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동성애 혐오적 발언 등에 대한 이슈와 함께 법적 소송 대응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서비스의 성장이 좌초된 바 있다. 챗GPT는 이와 같은 스캔들을 피하기 위해 훈련된 AI 기반 조정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결함이 있고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챗GPT

불법 사업화에 악용되는 챗GPT

챗GPT가 주목을 받으면서 수익성에 대한 논의와는 별개로 서비스를 악용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이슈다. 보안 외신 핵리드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해커들이 챗GPT를 통해 멀웨어와 같은 악성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포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안 업체 체크포인트(Check Point)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해커들이 챗GPT를 강력한 해킹 도구로 만들뿐 아니라 데이팅 어플에서도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챗봇까지 만들어 피해자들을 유혹하는 사례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챗GPT 악용 사례는 사이버 공격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달 체크포인트리서치는 다크웹에서도 사이버 공격자들이 챗GPT를 악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격자들은 챗GPT로 암호화 스크립트를 작성해 실험하고, 다계층 데이터 암호화 스크립트를 작성해 특정 서버나 사이트에 사이버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직 이들의 악용 방법이 기초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다크웹에서 활동하는 다른 사이버 공격자들이 챗GPT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챗봇은 생활의 편리함을 주지만 이는 악성 사용자에게도 동일하다. 급속도로 성장 중인 챗GPT가 수익화되기 위해선 악용 사례를 막는 해결책과 함께 사회 전체 복리를 증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단순하게 알고리즘에 대한 구독료를 받는 모델만으로는 수백 명의 글로벌 인재로 운영되는 거대 사업을 장기간 유지하긴 어려우리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