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비전’ 아이코어 50억 시리즈 A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까지 노릴 것”

초격차 머신비전 기업 아이코어, 50억 규모 시리즈 A 투자유치 업계 최고 기술력 지닌 아이코어, 해외 진출 가능할 듯 확대되는 머신비전 시장, 향후 아이코어 활약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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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코어

초격차 머신비전 부품 전문기업 아이코어가 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엔 SV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신용보증기금 등이 참여했다. 아이코어는 이번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머신비전 분야의 선도국인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과 일본 시장으로 진출해 글로벌 소부장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이코어는 초격차 머신비전 부품 전문기업인 만큼 이번 자금도 관련 부품 개발에 집중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마트팩토리 부품과 다양한 비정형 부품 개발에도 나선다. 박철우 아이코어 대표이사는 “현재 국내외 90여 개 이상의 고객들이 아이코어의 혁신적 기술력과 제품에 만족하고 있다”며 “해외에 구축해 둔 파트너사와 함께 수출에도 박차를 가해 글로벌 머신비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이코어, 자사 기술력으로 ‘머신비전’ 시장 진출

아이코어는 검사장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머신비전 부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5개 제품군 및 80여 종의 모델을 개발했다. 머신비전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거나 인간보다 뛰어난 시각과 기능을 기계에 부여하는 기술이다. 아이코어의 부품들은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2차전지를 비롯해 PCB, SMT, 바이오, 의료, 식품 등의 분야에서 핵심부품으로 쓰이고 있다. 현재까지 특허 11건을 등록했으며 CE, KC, FCC 같은 국내외 제품인증도 다수 획득했다.

머신비전 부품은 수요는 높으나 공급이 어렵기에 선진국의 몇몇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고성능 부품과 모듈을 개발하는 게 어려울 뿐 아니라 성공적인 개발을 마친 이후 이윤에 창출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이를 기다리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은 그대로 도산하고 만다. 그러나 아이코어는 자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난의 행군을 견뎌냄으로써 점차 성장하는 머신비전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됐다.

한편 아이코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기업, 신용보증기금의 퍼스트펭귄 기업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 기업 선정을 비롯해 한국머신비전협회가 주관하는 머신비전 대상을 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경진대회 ‘도전K! 스타트업 2022’ 왕중왕전에선 최우수상을 수상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받은 바 있다.

아이코어, 독일·일본 등 선도국과 경쟁

아이코어는 미국의 코그넥스와 독일의 PI (Physik Instrumente), 일본의 미쓰도요 등 머신비전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생산에 따른 원가 절감보단 기술의 고급화, 포괄적인 제품 라인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아이코어의 강점으로 작용함에 따라 올해 초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자회사 LG PRI로부터 수주를 받는 등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아울러 최근엔 독일 머신비전 기업과 파트너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코어는 독일 머신비전 기업과 연내 계약을 맺어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 및 베트남 진출도 추진 중이다. 아이코어의 해외 진출은 머신비전 선진국에 고도의 기술력으로서 승부를 건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따르면 미국의 머신비전 기술력을 100%라고 했을 때 독일을 포함한 유럽은 86.8%, 일본은 85%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현재로선 74.7%의 한국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아이코어와 같은 기업이 계속해서 도전장을 내밀며 칠전팔기할 경우 우리나라의 머신비전 기술력도 차차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아이코어

아이코어, 해외 진출 자신하는 이유 있다

아이코어는 △아이펄스(iPulse) △아이포커스(iFocus) △아이라이트(iLight) △아이플러스(iPlus) △아이비전(iVision) 등 다섯 가지의 라인업으로 고객별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아이비전을 제외한 네 가지 제품은 모두 상업화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듯 아이코어는 기술의 고급화를 위해 원가 절감을 일부 포기했다. 이 같은 아이코어의 기술 투자가 빛을 발한 것일까. 아이코어는 자사 기술력을 업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아이코어의 조명제어 부품 ‘아이펄스’는 제어 단위를 0.5㎲(마이크로초)까지 줄였다. 초점 조절부품 ‘아이포커스’는 조절 단위를 1μm(마이크로미터)까지 끌어올렸다.

실시간으로 광학계와 촬영 대상 간 거리를 측정하고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이로써 고배율 광학계에서 심도(DOF)가 얕아 촬영 대상의 높낮이가 달라질 때 발생하는 초점 빗나감 현상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아이라이트’ 역시 앞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일본의 제논 램프의 경우 가스를 사용하는 반면 아이라이트는 고출력 LED가 탑재된 만큼 지속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코어도 마음 놓을 수만은 없어

다만 아이코어도 마음 놓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뒤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발 주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머신비전 스타트업 이오비스는 지난 2021년 개최된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iMiD)에서 다채널 조명 기술을 적용한 표면 검사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같은 표면 검사 솔루션이 점차 높아지는 제조 분야에서의 품질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상용화된다면 이오비스는 큰 굴곡의 성장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월드는 자동 결함 검출기 DVS(Digital Vision System)를 핵심 소프트웨어로 내놨다. 광학 기술과 딥러닝 알고리즘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해 자동으로 결함 영상을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당초 불량 검출 알고리즘에 AI를 적용하기 위해선 학습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데이터 유출을 우려해 이 과정을 꺼리는 기업들이 많았다. 디월드의 DVS는 불량데이터가 아닌 정상 데이터를 학습시킴으로써 불량 인식률을 높이고, 기업들의 우려를 덜어내 차세대 머신비전 스타트업으로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산업의 전 분야에 걸쳐 적용되는 머신비전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반도체를 비롯해 중소형 전자부품, PCB, 휴대폰, 자동차, 철강, 심지어는 식음료 등에 이르기까지 적용 분야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른바 ‘AI의 눈’으로 불리는 머신비전 기술은 향후 스마트공장의 활성화와 톱니바퀴가 맞물리며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이코어가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그러나 그곳이 결코 비좁지는 않다. 지난 30년간 기계공학을 연구한 베테랑들이 함께 모인 스타트업인 만큼 아이코어의 보다 눈부신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