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해도 넷플릭스 이기기 어려워
8월 OTT 앱 사용시간, 티빙 4,536시간·웨이브 4,492시간 기록 티빙·웨이브 사용자 수 783만 명, 합병 시 넷플릭스 64.1% 수준 디즈니+, ‘무빙’ 효과로 쿠팡플레이 빠르게 따라잡는 중
국내 OTT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경우 합병 플랫폼 월간 사용량이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87.7% 수준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편 사실상 우리나라 OTT 시장이 1강-2중-2약 체제로 흘러가는 가운데, 수년 내 넷플릭스를 필두로 하는 1강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마클차트 2023 대한민국 OTT 트렌드
국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13일 발표한 ‘마클차트 2023 대한민국 OTT 트렌드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은 4,536시간, 웨이브는 4,492시간의 콘텐츠 소비 시간을 기록했고, 넷플릭스는 1억 시간을 기록했다. 티빙과 웨이브의 사용시간을 합산하면 9,029만 시간으로, 이를 백분율로 환산할 경우 넷플릭스 월간 사용시간의 87.7%에 달한다.
월간활성사용자수(MAU)의 경우 지난달 넷플릭스는 약 1,223만 명을 기록한 반면, 티빙과 웨이브의 중복되지 않은 사용자수를 합하면 약 783만 명으로, 넷플릭스 MAU의 64.1%에 에 불과하다. 양사를 합쳐도 실질적으로 넷플릭스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한편 6개 앱 합산사용자(중복제거) 중 사용시간 상위 10% 사용자를 ‘OTT 찐 팬’으로 봤을 때 OTT 찐 팬 수는 약 311만 명, 이들의 시청 시간은 약 17만 시간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OTT 6개 앱 합산사용자 중 사용시간 상위 10%가 가장 많이, 오래 사용하는 앱은 넷플릭스로 확인됐다.
OTT의 뚜렷한 시청자 페르소나
그간 각 OTT 플랫폼은 고유한 시청자 인구 통계를 구축해 왔다. 넷플릭스는 엔터테인먼트 애호가들의 허브로서 +7.51%포인트의 급증세를 보였고, 쿠팡플레이는 축구 마니아들을 사로잡아 +11.69%포인트 증가를 이끌었다. 디즈니+는 자동차 구매자를 끌어들여 +7.85%포인트, 티빙은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자를 끌어들여 +7.96%포인트 상승했다.
주중과 주말 사용자 활동량 대결에서는 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쿠팡플레이가 +28.7%로, 가장 높은 일간활성사용자수(DAU) 비율을 기록했고, 웨이브가 +8.6%, 왓챠가 +7.4%로 뒤를 이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맨시티 대 AT 마드리드’ 경기가 방영된 7월 30일이 포함된 한 주 동안 쿠팡플레이는 주간활성사용자수(WAU)는 303만4,900만 명, 총 시청 시간 444만3,000시간을 기록했다.
디즈니+는 <무빙> 공개와 맞물린 8월 9일부터 한 주 동안 WAU 104만8,553명, 이용시간 163만7,230시간을 기록했다. 디즈니+는 8월 말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며 WAU 160만 명 이상, 주간 사용시간 317만 시간을 돌파했다.
OTT 앱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신규 콘텐츠 출시 전후로 신규 설치가 급증한다는 점이다. 특히 디즈니+가 +139.9%라는 놀라운 성장률로 선두를 차지했고, 티빙이 +28.7%로 그 뒤를 이었다. 쿠팡 플레이, 웨이브, 넷플릭스와 같은 다른 OTT는 각각 +18.4%, +10.5%, +1.2%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왓챠는 -5.4%로 감소세를 보였다.
OTT 시장은 1강-2중-2약 체제?
지난달 OTT 시장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면, 넷플릭스가 약 1,223만 명의 MAU로 선두를 차지했고, 쿠팡플레이가 약 563만 명, 티빙이 약 540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사용시간 기준으로는 넷플릭스가 약 1억 시간으로 1위를 기록했고, 티빙 약 4,536만 시간, 웨이브 약 4,492만 시간순이었다. 사실상 우리나라 OTT 시장이 1강-2중-2약 체제로 재편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넷플릭스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쿠팡플레이와 디즈니+가 그 뒤를 잇고, 티빙과 웨이브가 3위를 차지하는 ‘1강-2중-2약’ 구도로 국내 OTT 시장을 해석하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티빙과 웨이브의 성공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특유의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기업이 조직을 성장시키는 데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며 향후 국내 OTT가 합병을 하더라도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어 “2년 내로 업계가 넷플릭스를 필두로 하는 1강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넷플릭스가 공고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쿠팡 플레이와 디즈니+, 그리고 티빙, 웨이브 및 기타 소규모 플랫폼들이 합병된 무언가가 그 뒤를 이어 3중 체제로 굳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