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앞 ‘K-푸드’ 집결, CJ 업은 시장 장악에 유통업계 울상이지만, “해외 진출 지원은 눈여겨 볼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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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플랫폼 알리, 이제는 'K-푸드'·신선식품까지 손댄다
쿠팡과 '햇반전쟁' 치른 CJ, 알리 손잡고 업계 장악 기반 만드나
알리가 'K-푸드' 해외 진출 지원을? "K-푸드 성장성 제고는 고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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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최대 쇼핑 축제인 ‘3.28 행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K-푸드 할인 행사를 준비에 돌입했다. 네이버, 쿠팡 등 여타 플랫폼 대비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시 판매 수수료를 무료로 해주고 광고까지 대신해 주겠다며 K-푸드 셀러를 모집하는 모양새다. 초저가 공산품 위주인 알리가 푸드 사업, 특히 국내 주요 소비 식품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면서 시장 장악에 한 발짝 다가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28 행사 앞둔 알리, 국내 시장 장악 본격화

최근 알리는 3.28 행사를 대비해 새로 K-베뉴에 입점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 노출 구좌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K-푸드 판매자들의 주력 상품을 앱 최상단에 노출해 주고 메인 탭 하단에 뜨는 개인화 추천 로직에 랜덤 노출될 수 있도록 하겠단 것이다. K-베뉴는 알리가 한국에서 직접 발송하는 국내 상품만을 모아놓은 카테고리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 생활용품에 이어 최근엔 CJ제일제당도 입점한 상태다.

3.28 행사는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알리의 연간 최대 규모 프로모션 행사 중 하나다. 이번 프로모션의 주 대상은 알리에 현재 입점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국내 셀러로, 특히 지난 2월 신설된 푸드 카테고리에 입점한 셀러가 집중 조명받을 전망이다. 알리는 이번 노출 구좌 사업자 선정 기준을 △온라인상 경쟁력 있는 가격 유지 △무료배송 등으로 정했다.

특히 ‘네이버 상품 검색 시 노출되는 최저가를 필수 점검하라’는 내용이 눈에 띈다. ‘경쟁력 있는 행사가가 아닐 경우 참여가 어렵다’는 단서 조항도 달렸다. 즉 네이버 최저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란 의미다.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림으로써 한국 고객 수를 늘리고 한국 국내 식품 사업자들의 상품에 대한 PV(페이지뷰·클릭 수) 높이겠단 전략이다. 여기에 쿠폰 행사, 판매 수수료 0% 유지 등도 함께 하면서 판매자로서도 알리를 택할 메리트도 늘었다. 반대로 말하면 네이버, 쿠팡 등 종전의 국내 플랫폼들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단 뜻이다.

CJ 등에 업고 K-푸드 세력 넓힌다

실제 알리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유독 가격 경쟁력이 높다. 알리는 지난 7일부터 그랜드 런칭 이벤트를 연 바 있는데, 여기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와 통새우만두를 2개씩 묶은 세트 가격은 2만2,820원으로 책정됐다. CJ제일제당 자사몰인 CJ더마켓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려면 16% 비싼 2만7,006원을 지불해야 한다. 비비고 ‘저나트륨 사골곰탕 500gX18개’ 세트 가격도 1만4,760원으로 CJ더마켓(2만5,623원) 대비 43% 저렴하다. 여기에 지난 4일부턴 국내산 딸기, 토마토, 한우 등 신선식품도 판매를 시작했다. 신선식품 판매를 타진한 지 한 달여 만에 궤도를 정상화한 알리의 모습에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이처럼 알리가 발 빠른 움직임을 취할 수 있었던 건 CJ제일제당과의 협업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앞서 지난 2022년부터 쿠팡과 납품단가 등을 두고 ‘햇반전쟁’을 펼쳤던 CJ제일제당이 알리와 손을 잡고 업계 전반을 공략하고 나선 셈이다. 알리는 본격적인 한국 진출 이전에도 CJ대한통운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 배송을 맡아온 만큼, CJ제일제당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와의 업무협약 체결 영향도 있었다. 앞서 알리가 전액 출자한 타오바오·티몰그룹과 aT는 ▲알리 전자상거래 플랫폼 내 K-푸드 지속 육성 ▲K-푸드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대중국 수출 확대 ▲저탄소 식생활 실천 운동 동참 등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 등에 힘을 합치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알리의 세력권이 점차 커지다 보니 최근엔 농심은 물론 오뚜기와 동원F&B, 삼양식품 등 국내 유수의 식품 기업들의 입점도 초읽기에 들어섰다. K-푸드에 미치는 알리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단 방증이다. 개중 동원F&B는 이미 알리와 입점 계약을 마치고 이달 중 공식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며, 대상과 삼양식품, 풀무원 등은 입점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의 경우 공식 대리점을 통해 신라면과 짜파게티 등 대표 상품을 이미 판매하며 사실상 입점한 상태다. 이에 대해 알리 측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첫 입점 프로모션과 수수료 면제 등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K-베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판로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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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해외 시장 진출까지 타진하는 알리, 왜?

최근 알리는 K-푸드 등을 판매하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을 자처하며 ‘한국에서 세계로’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인 알리가 갑작스레 국내 기업을 지원하겠다 나선 건 K-푸드 등 국내 기업의 판매 상품에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인정했단 의미다. 실제 최근 K-푸드로 일컬어지는 상품들은 해외 수출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90억1,000만 달러(약 11조7,7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푸드의 대표 효자 상품은 라면 등 가공식품이었다. 이 기간 가공식품 수출액은 4.6% 증가한 75억 달러(약 9조7,900억원)로 집계됐다. 신선식품 수출액이 15억1,000만 달러(약1조9,700억원)로 4.2% 감소한 공백을 가뿐히 메꿀 수 있을 정도다.

김치 수출액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1억4,000만 달러(약 1,835억5,200만원)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라면과 함께 한국 콘텐츠에 자주 노출되면서 일종의 건강식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쌀 가공식품도 17.9% 오른 1억9,000만 달러(약 2,5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냉동 김밥의 역할이 컸다. 최근 틱톡 등 SNS에서 김밥 먹는 영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 마트에선 냉동 김밥이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의 ‘잇템’으로 떠오른 바 있다. 알리의 시장 장악 이슈가 국내 유통업계를 흔드는 와중에도 꾸준한 성장성을 보임으로써 타국 기업에까지 관심을 받게 된 K-푸드의 모습은 상당히 고무적이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