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안 팔리네” M&A 나선 홈플러스 SSM, 유력 후보는 알리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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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SSG닷컴·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줄줄이 매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SSM 경쟁사 품에 안기나
"돈도, 동기도 충분" 알리익스프레스 참전 점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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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내 인수·합병(M&A) 매물이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11번가 △SSG닷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매물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시장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업체가 멈춰 선 유통업계 M&A 상황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누적되는 유통업계 M&A 매물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한 M&A 매물이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 IPO(기업공개)에 실패한 11번가가 대표적이다. 11번가의 매각 작업은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이끌고 있다. FI는 자금 회수를 위해 최소 5,000억원 이상의 매각 희망액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도 온라인 계열사 SSG닷컴 지분 30%를 인수할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해 IPO 가능 요건과 총거래액 기준(5조1,600억원)을 충족하지 못하며 FI와 지분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결과다. 연말까지 신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이마트·신세계가 직접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FI 투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매각가는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 출범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GS 더프레시, 이마트 에브리데이, 롯데슈퍼와 함께 20%대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SSM으로, EBITDA 마진율이 8%대에 달하는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홈플러스 SSM, 동종업계 매각 확률은

업계는 특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SSM ‘빅4(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는 나란히 20%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는 업체가 단숨에 SSM 시장 1위로 등극하게 된다는 의미다. 실제 곳곳에서는 시장 경쟁을 의식한 동종업체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SM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 역시 M&A 매력을 더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1분기 SSM 빅4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형마트(4.0%), 편의점(6.0%), 백화점(5.5%)의 신장률을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2022년 말 1,094개까지 줄었던 SSM 매장 수 역시 지난 3월 기준 1,147개까지 회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SM 경쟁사들이 섣불리 대형 M&A에 뛰어들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다수 업체가 외형 확대보다는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슈퍼는 실적 개선 차원에서 롯데마트와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이마트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GS더프레시의 모기업인 GS리테일 역시 부실 사업 정리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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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익스프레스의 인수 가능성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유통 기업이 인수 후보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는 것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앞으로 3년간 한국 시장에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2억 달러(약 2,700억원)는 물류망 보완에 투입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연내 한국에 18만㎡(약 5만4,00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 업체의 한계인 배송 속도 문제를 국내 물류망 투자를 통해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알리익스프레스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도심 내 물류센터로 활용하며 압도적인 배송 속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실제 국내 대형마트들은 매장의 30% 정도를 온라인 주문 창고로 개조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매장 100여 곳에 PP(피킹 앤 패킹) 물류센터를 거점별로 마련, 유통 물량을 늘리고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기업과는 달리 자금 여유가 충분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의 시가총액은 285조9,055억원에 육박하며, 보유 현금은 올 1분기 기준 약 46조7,021억원 수준이다. 다만 M&A 당사자인 홈플러스와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현재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