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신규 채용 ‘대폭 축소’, 지난해 반토막 수준
ESG 보고서 ‘2023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 발간
지난해 채용 452명으로 전년 52% 수준
네이버도 지난해 보수적 채용 기조 이어져
카카오가 지난해 신규 채용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카카오가 발간한 ‘2023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가 신규 채용한 인원은 452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870명을 채용했던 2022년의 52%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채용이 감소한 것이다. 994명을 채용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의 감소 폭이다.
카카오, 지난해 신규채용·이직 감소
지난해 카카오가 채용을 대폭 줄인 것은 계열사 정리 등 조직 개편의 영향과 대외적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카카오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전담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구조조정을 단행해 클라우드 부문만 남기고 나머지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경력직 채용을 중단하고 상반기 채용 연계형 인턴십을 실시하지 않는 등 전사적으로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보였다.
신입 채용을 줄이면서 채용 비용도 함께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의 평균 채용 비용은 35만1,439원으로, 2021년 113만4,440원, 2022년 55만2,161원에서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채용이 둔화됨에 따라 기존 직원의 이직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카카오의 자발적 이직자 수는 208명으로, 2022년 373명에서 44%가량 감소했다. 자발적 이직률 또한 2022년 10.7%에서 2023년 5.3%로 줄었다.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의 채용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규 채용된 452명 중에서는 여성이 313명으로 69.2%를 차지하며 최근 3개년 중 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카카오의 전체 임직원은 2023년 기준 3,880명으로 2022년 대비 21명 감소했으며, 여성 직원의 비율은 44.66%로 증가했다
5년간 1만 명 채용 약속과 괴리
이번 집계를 두고 업계에선 카카오의 목표 달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2022년부터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던 카카오의 직원 수가 되려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2022년 2월 9일 정부와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5년간 5,000억원을 투입해 1만 명 직접 채용을 포함한 2만 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약속한 것이 골자다. 카카오는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가 개최한 민관 합동 일자리 프로젝트 ‘청년 희망 온’ 간담회에서 매년 2,000명씩 5년간 채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직원 수가 2022년 한 해에만 반짝 증가했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2022년 2월 진행한 채용 확대 계획 발표가 면피성 대책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채용을 자제한 채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B2B 사업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7월부터 두 차례 희망퇴직 과정에서 직원 수가 400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도 보수적인 채용, 긴축 경영 기조 영향
이 같은 보수적 채용 기조는 경쟁사인 네이버에서도 포착된다. 네이버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 직원은 4,383명으로 2022년 대비 약 11% 감소했다. 지난해 구조조정 등 전열 재정비를 이어간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초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등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넘겨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네이버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도 2022년 대비 감소했다. 스톡옵션(주식선택매수권) 행사차익을 제외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1,800만원으로 직전년도인 2022년 1억2,025만원에 비해 소폭 줄었다. 스톡옵션 행사차익을 포함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 역시 2022년 1억3,449만원에서 지난해 1억1,900만원으로 11.5%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