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루머에 보안 고삐 죄는 삼성전자, DS 부문 ‘보안의 날’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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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매달 첫 월요일 'DS 보안의 날' 운영
엔비디아 퀄테스트 이어 파운드리 수율까지
도 넘은 정체불명 카더라 유포에 대한 대응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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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최근 내부 정보 유출과 지라시(루머) 유포 등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입단속’에 나섰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아예 ‘DS 보안의 날’도 정했다.

삼성전자, 내부 정보 유출 단속 돌입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7월부터 ‘DS 보안의 날’을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DS 보안의 날’은 매월 첫째 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는 그다음 날)로, 부문별 정보보호 관련 전문팀이 있을 정도로 평소에도 보안 관리에 철저하지만, 특별히 매달 하루를 지정해 부서장 주관으로 교육하고 PC 화면보호기 등으로 보안 가이드를 안내해 내부의 보안관리 수준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해당 일자에는 임직원이 자체적으로 보안 점검을 하고, 부서장이 주관하에 보안 교육도 진행한다. 또 PC 화면보호기 등을 통해 정보 보안을 당부하고 보안 가이드를 안내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내부 정보 유출로 회사의 시장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 달라”는 취지의 공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반도체는 국가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보안이 항상 중요한 가치”라며 “보안 강조는 일상화된 일이라 (보안의 날 지정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의도발 ‘파운드리 웨이퍼 결함·폐기’ 루머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의 이런 움직임이 최근의 루머 소동과도 무관치 않다고 해석한다. 지난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웨이퍼 제조 공장에서 3나노 2세대 공정 중 2,500랏(lot) 규모의 결함(defect)이 발생해 1조원 손실이 발생했고, 이 웨이퍼들을 전량 폐기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2,500랏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6만5,000장가량의 생산 규모다. 일각에서는 “파운드리 내 사고 발생으로 웨이퍼 20만 장 재처리 불가”라는 루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이 “근거 없는 괴담”이라고 진화에 나선 데 이어 ‘삼성 DS 공정의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20만 장을 생산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믿기 어려운 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잠잠해졌다. 그러나 26일 주식 시장 개장 전 지라시의 내용이 일부 매체를 통해 온라인에 기사화되며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출렁였다. 이에 앞서서는 지난 5월 전영현 신임부문장 취임 이후 ‘YH(전 부회장 영문 약자) 회의 내용’이라며 사실 확인이 안 된 장문의 지라시가 퍼지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두고 업계와 투자시장에선 온갖 소문이 난무한 지 오래다. 삼성 반도체가 글로벌 1위를 하는 핵심 제품이기도 하고 투자 시장을 이끄는 주력 종목이라는 점에서 사업 현황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았지만 최근 삼성을 둘러싼 소문과 이른바 ‘카더라’는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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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월 2일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Computex 2024)’ 기조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유튜브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루머에도 몸살

지난 5월 말에는 로이터통신이 ‘단독 보도’라며 소식통을 이용해 삼성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미국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전해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로 인해 6만 전자, 7만 전자로 불리며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 이 같은 삼성 반도체 사업 관련 루머 확산에 크게 동요하면서 삼성 관련 모든 관심이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여부로 쏠렸다.

일부 언론과 유튜브 등 다양한 SNS 채널도 삼성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루머가 확산되는 데 힘을 실었다. 주식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SNS 채널을 통해 삼성 반도체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고 이를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재확산되면서 삼성 반도체 사업의 위기가 기정사실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측이 현재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며 적극 반박했음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던 루머는 지난 6월 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자간담회에서 로이터 보도에 대해 부인한 이후에야 잠잠해졌다. 삼성 DS부문 내부에서는 “젠슨 황이 해명해야 혼선이 잡히는 상황이 황당하다”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근거 없는 소문이 만들어지고 확산하는 배경에는 최근 삼성전자 안팎서 흘러나오는 위기론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필수재인 HBM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준 상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 11%를 기록해 TSMC(점유율 61.7%)와 50.7% 포인트 차이가 나면서 이전 분기(49.9% 포인트)보다 격차가 더 벌어져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지난 26일 삼성전자 DS부문은 전영현 부회장이 처음 주재한 글로벌 전략회의에 예년(120여 명)보다 줄어든 최소의 핵심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핵심 현안을 토론 형식으로 논의하며 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