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CB 1차 엑시트 빨간불, 실적 저조·밸류에이션 부담에 발목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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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성장성에 주가 급락, 에코프로비엠 개인투자자 평균 27% 손실
증권가서도 부정적 전망, "기업가치 고평가돼 밸류에이션 부담 크다"
일각서 주가 상승 기대감 나오지만,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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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전환사채(CB)에 투자했던 기관 투자자들의 1차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빨간불이 켜졌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급락 원인은 성장성이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은 1년 새 90% 이상 하락했고, 전기차 시장이 부진한 탓에 미래 전망도 어둡다. 이에 증권가도 에코프로비엠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기업가치가 여전히 고평가돼 있단 시선에서다.

에코프로비엠 주가 하락세, CB 주식 전환가액보다 낮아져

5일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양극재 생산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7월 4,400억원 규모로 발행한 5년 만기 사모 CB의 주식 전환 청구 기간이 이달 24일 시작된다. 지난해 6월 말 에코프로비엠 이사회가 CB 발행을 결의할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주식 전환가액은 27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이차전지 대세장이 펼쳐지면서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른 덕에 높은 액수를 책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을 감행할 이유가 없단 평가가 나온다. 주가가 내리막을 타면서 전환가액보다 낮아진 탓이다. 5일 오전 10시 기준 주가는 18만8,200원이다. 반면 전환가액은 지난 2월 한 차례 하향 조정됐음에도 24만7,896원에 머물렀고, 최저 조정가액도 20만6,250원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네이버페이 내 자산 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3일 기준 에코프로비엠 투자자 2만8,827명의 평균 매수 단가는 26만2,612원이다. 평균 27%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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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93.8% 급락, 전방 시장 수요 둔화 등이 원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급락한 건 저조한 성장성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영업이익은 66억8,400만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16만8,800만원)를 295.97% 웃돌았다. 예상보다 실적이 견조하게 나타났단 의미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는 점이 에코프로비엠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1,073억원으로, 1년 새 실적이 93.8% 쪼그라들었다.

실적 부진은 2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 양극재 공급량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연합(EU) 주요국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시점도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미국 역시 최근 확정된 연비 규제가 초안보다 완화됐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비엠 모회사 에코프로는 3일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전방 시장(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로 인한 물량 감소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며 “2분기까지 실적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기업가치가 여전히 고평가된 탓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증시에선 드물게 다수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한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5월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변경, 목표주가는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의견을 매도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5만원으로 낮췄다.

테슬라 따라 상승장 오른 이차전지주, 에코프로비엠 주가 상승 기대감 확산

그럼에도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에코프로비엠 주가 급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이차전지주들 역시 주가 동반 상승을 이루고 있어서다. 앞서 테슬라는 올 2분기 44만3,956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43만9,000대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지난 1분기 대비 14.8% 증가한 규모다. 이에 지난 3일(현지 시각)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5.13달러(6.54%) 오른 246.3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사흘간 30%에 달하는 상승분을 쌓은 데다 투자은행들도 앞다퉈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이와 함께 국내 이차전지주 주가도 올랐다. 4일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날 대비 2,200원(2.27%) 올라 9만9,100원에 거래됐고, 이날 장중 10만원 선을 잠시나마 회복하기도 했다.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도 전 거래일 대비 500원(0.14%) 상승해 35만8,500원을 기록했으며, 삼성SDI(1.64%), 솔브레인(4.1%) 등도 나란히 상승세를 이뤘다.

다만 이차전지주의 반등에도 증권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종 전체를 흔들 만한 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단 평가에서다. 전방 수요 부진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고, 미국 대선 등 거시적 이벤트도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해 포모(수익 소외 우려)로 나타난 주가 급등세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불안이 크단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저 기업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