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형 요금제’ 도입한 넷플릭스, 광고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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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형 요금제 회원 증가, 광고 수익 비중 10% 육박
경쟁력 강화 위해 광고 단가 낮춰 신규 광고주 확보
스폰서십 확대, 몰아보기 광고 등 새로운 전략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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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과 함께 구독자가 감소로 위기를 겪었던 넷플릭스가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2년 광고형 요금제와 함께 본격화된 광고 수익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세계 최대의 ‘광고형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한 넷플릭스의 전략이 향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베이직 요금제 폐지하며 광고형 요금제 전환 유도

16일(현지시각)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JP모건은 넷플릭스가 2022년 도입한 광고형 요금제에서 큰 성과를 거두면서 향후 광고 시장의 주요 강자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의 더그 안머스 애널리스트는 “광고형 요금제 구독자가 2024년 말 3,100만 명, 2025년 말 4,200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7년에는 구독료를 제외한 광고 수익이 전체 매출의 최소 10%에 달할 것”이라며 “넷플릭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안착, 10% 중반의 안정적인 매출 증가와 마진 확대를 토대로 잉여 현금흐름의 성장을 창출할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최근 넷플릭스는 광고가 없는 ‘베이직 요금제’의 폐지·축소를 통해 광고형 요금제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캐나다와 영국에서는 지난 7월 13일부로 베이직 요금제를 완전 폐지하고 해당 요금제를 이용하는 구독자들에게 새로운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안내하는 공지를 보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넷플릭스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에서 베이직 요금제를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해당 국가에서는 베이직 요금제 신규 가입을 받지 않는 대신 기존 이용자의 가입을 유지했는데, 올해 7월 캐나다와 영국을 시작으로 이 요금제를 완전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요금제는 광고형(월 5,500원), 베이직(월 9,500원), 스탠다드(월 1만3,500원), 프리미엄(월 1만7,000원)이 있는데 광고가 없는 옵션 중에는 베이직 요금제가 가장 저렴하다. 일부 국가에서 베이직 요금제가 폐지되거나 신규 가입이 중단되면서 넷플릭스를 계속 이용하기 위해서는 광고를 포함하는 더 저렴한 요금제를 고르거나 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가 저렴한 광고형을 선택하면서 1년 만에 광고형 요금제 구독자가 4,000명가량 증가했고, 현재는 2억8,000만 명의 넷플릭스 구독자 중 45% 이상이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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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안내문/사진=넷플릭스

‘CPM 인하’ 등 광고 수익 극대화에 나선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를 독려하고 나선 건 해당 요금제가 구독자 이탈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한때 ‘광고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 세계 구독자를 확보했던 넷플릭스가 팬데믹 이후 구독료 중심의 수익 구조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광고 수익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데 공을 들이고 모양새다.

다만 광고형 요금제가 구독자를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광고 수익이 동반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는 물론 광고주까지 만족시키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했다. 이에 넷플릭스가 선택한 건 광고비 인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2년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 도입 당시 적용했던 CPM(광고 1,000회 노출에 대한 비용)은 업계 최고 수준인 65달러(약 9만원)였다. 하지만 지난해 2023년 39~45달러(약 4만8,000원~6만2,000원)에 이어 올해 29~35달러(약 4만원~4만8,000원)까지 인하해 최초 가격 대비 50% 이상 낮췄다.

이는 광고시장에서 타 업체과 가격 수준을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기도 했다. 실제 경쟁 업체의 30초 광고 슬롯 CPM 단가를 살펴보면 디즈니플러스는 18~24달러(약 2만5,000~3만3,000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애플TV+는 30~35달러(약 4만1,000원~4만8,000원)로 넷플릭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오랜 시간 고가의 광고비 정책을 고수해 온 넷플릭스의 광고 가격 인하가 신규 광고주와 중소형 광고주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으로 작용하면서 넷플릭스 전체 광고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는 내년 자체 애드테크 플랫폼을 출시도 앞두고 있다. 새로운 광고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 제공 등을 통해 광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에는 광고주를 위한 프로그래매틱 파트너로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에 더해 더 트레이드 데스크, 구글의 디스플레이와 비디오 360, 매그나이트를 포함하도록 구매 기능을 확장할 예정이다. 에이미 라인하드(Amy Reinhard) 넷플릭스 광고부문 사장은 “넷플릭스가 오늘날 스트리밍 기술의 선두 주자가 된 것처럼 새로운 플랫폼 통해 광고주의 광고 계획에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몰아보기 광고’ 등 새로운 광고 포맷의 도입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 라인하드 사장은 “2024년 전 세계 넷플릭스 광고주들은 여러 개 에피소드를 연달아 시청하는 형태를 활용한 새로운 몰아보기 광고 포맷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에피소드 3개를 연속으로 시청한 회원들이 4번째 에피소드를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게 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에서만 제공하는 타이틀 스폰서십, 모멘트 스폰서십, 라이브 스폰서십 등을 전 세계로 확대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낮은 시장 점유율에도 영향력·성장가능성 높아

다만 아직 광고판에서 넷플릭스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미국 커넥티드 TV 광고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2.7%에 불과해 경쟁업체인 훌루, 유튜브, 아마존프라임 등에 크게 뒤처진다. 5월 기준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4,000만 명으로 아마존의 광고형 요금제 MAU 2억 명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3억 명에 육박하는 글로벌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광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후발주자임을 방증한다.

하지만 광고의 노출 효과 측면에서는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넷플릭스가 우위를 보인다. 닐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넷플릭스는 다른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상위 10개 타이틀을 보유했다. 광고형 요금제 구독자 중 70% 이상이 한 달에 10시간 이상 넷플릭스를 시청하는데 이는 경쟁업체보다 15% 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한 넷플릭스 회원은 시청을 시작할 때보다 시청 후 3시간 동안 시청하는 콘텐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광고에 반응할 가능성이 약 2배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가 광고 없는 스트리밍 정책을 전개해 온 탓에 광고 시장 점유율은 낮지만, 광고 효과 면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회원이 직전 분기 대비 34% 증가하면서 넷플릭스의 광고 수익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그레그 피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광고형 요금제가 초기 단계로 구독자를 확장하는 데 집중해 내년에는 구독자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광고 인벤토리 수익화에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