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DS] 저숙련·고숙련 임금 격차, AI가 좁히나
역사적으로 신기술의 등장은 임금 격차 벌려
AI, 고숙련 노동자의 업무로 여겨졌던 일 대신해
연구진, AI가 기술 프리미엄 감소시킨다는 결과 제시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인공지능(AI)의 등장이 저숙련 노동자와 고숙련 노동자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AI가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중론과 다른 견해를 보였으며, AI가 일상적이지 않은 업무를 대체해 고숙련 근로자의 임금과 기술 프리미엄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임금 격차를 벌렸던 인터넷의 등장
신기술의 등장은 일반적으로 저숙련 노동자와 고숙련 노동자 간의 임금 격차를 벌렸다. 1980~1990년대에 인터넷과 자동화 기술이 발달해 임금 격차가 벌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시기에 고숙련 노동자의 기술적 가치인 ‘기술 프리미엄’이 하늘 높이 치솟았고, 그 결과 고숙련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으며 이후 그 지위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술 프리미엄이 상승한 이유로 자동화 기술이 저숙련 노동자가 수행하는 일상적인 업무를 대체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로 교육받은 고숙련 근로자의 수요가 증가한 점도 기술 프리미엄을 상승시킨 요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나 AI의 등장이 임금 격차를 벌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AI 혁명이 더 많은 교육을 받은 노동자를 선호하게 만들어 임금 격차를 한층 더 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AI가 고숙련 근로자가 수행하는 작업을 대신해 오히려 고숙련 근로자에 대한 수요를 낮추고 임금 격차를 좁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고숙련 근로자의 업무로 인정받았던 코드 작성이나 외국어를 전문적으로 배워야 가능했던 번역 업무가 AI로 많이 대체되는 추세라는 점을 들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AI가 기술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
이에 데이비드 블룸(David Bloom) 하버드대 경제학 및 인구학 클레런스 제임스 갬블 석좌 교수(Clarence James Gamble Professor of Economics and Demography at Harvard University)를 비롯한 연구진은 상황에 맞게 생산함수를 정의해 AI가 기술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생산함수는 종속변수를 생산량으로, 설명변수는 생산요소로 정의해 생산요소와 생산량 간의 관계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요소 간의 관계도 알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본 연구에서는 생산요소를 크게 노동과 자본으로 봤고,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 나눴다. 노동은 고숙련과 저숙련, 자본은 조립 라인, 산업용 로봇, AI로 나눠 각각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렇게 세부적으로 생산요소를 나눈 이유는 서로 다른 자본이 저숙련 노동자와 고숙련 노동자에 상이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업용 로봇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일상적인 노동을 대체해 저숙련 노동자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반면 AI는 이전에는 자동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고숙련 노동자가 수행하는 작업을 대체해 기술 프리미엄을 낮추고 고숙련 노동자의 임금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AI 사용량을 조절하며 기술 프리미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첫 번째로 연구진이 확인한 것은 AI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기술 프리미엄이다. 이렇게 했을 때 기술 프리미엄은 2에 가까운 수치가 나왔는데, 이는 고숙련 근로자의 임금이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더 높은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연구진은 AI 사용을 점차 늘리면서 기술 프리미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확인했다. 시뮬레이션한 결과 AI 사용이 증가할수록 기술 프리미엄이 감소했다. 이에 연구진은 AI가 고숙련 노동자의 업무를 대체해 기술 프리미엄이 감소하고, 이는 임금 격차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AI 사용량이 적고 산업용 로봇의 사용량이 많을 때 기술 프리미엄이 가장 높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산업용 로봇은 저숙련 노동자의 업무를 대체해 저숙련 노동자의 경쟁력을 잃게 했기 때문이다.
AI 시대, 노동 시장의 행방은?
AI는 우리의 삶을 급격하게 바꿔놓았다. 처음 알파고가 등장했을 때는 그저 놀라기 바빴다면 챗GPT가 등장한 이후로 AI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버렸다. 코딩부터 글쓰기까지 이전에는 엄청난 시간을 들여 했던 작업이 AI를 통해 그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에 AI가 모든 일을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신기술의 등장은 우리에게 편리한 생활을 제공했지만, 저숙련 노동자의 업무를 대체해 임금 격차를 벌려놓는 이면을 보여왔다. 하지만 연구진은 AI가 고숙련 노동자의 업무까지 할 수 있어 오히려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이다.
원문의 저자는 데이비드 블룸(David Bloom) 하버드대 경제학 및 인구학 클레런스 제임스 갬블 석좌 교수(Clarence James Gamble Professor of Economics and Demography at Harvard University)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은 The expansion of AI will likely shrink earnings inequality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