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의 첫 선택’ 온마인드, 하나은행으로부터 20억원 투자 유치
이번 투자로 넵튠 인수·SK스퀘어 투자 이후 또 다른 성장 기반 마련 성공 고난도 실시간 엔진 기술 이용해 버추얼 휴먼 ‘수아’ 제작 버추얼 휴먼, 기술력과 콘텐츠 확보해 시장 선도할 수 있을까
21일 3D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제작회사 온마인드가 하나은행으로부터 2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온마인드가 하나은행으로부터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300억원으로, 지난해 11월 SK스퀘어 투자 당시(200억 원) 대비 기업가치가 1.5배 상승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하나은행은 온마인드의 지분 6.25%를 확보했다. 하나은행의 합류로 온마인드의 버추얼 휴먼 협업 생태계가 기존 SK스퀘어와 SK텔레콤의 ICT, 넵튠의 게임에 이어 하나은행의 금융까지 확대됐다.
온마인드의 하나은행 투자 유치는 SK스퀘어의 투자사 성장 전략의 결과다. SK스퀘어는 신규 투자 유치를 지원하고, SK ICT 패밀리 회사와의 협업 생태계 확대 등을 통해 투자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등 동반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온마인드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우수 개발자 인력을 대대적으로 채용하고, 기업(B2B)이나 개인(B2C)이 손쉽게 버추얼 휴먼을 제작하고 운용할 수 있는 ‘스튜디오 플랫폼’ 사업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류병훈 SK스퀘어 MD는 “이번 투자 유치는 어려운 거시환경에도 SK스퀘어의 투자 포트폴리오 회사가 단기간에 기업가치 증대를 이뤄낸 사례”라며 “앞으로도 SK스퀘어만의 투자 노하우와 협업 생태계를 적극 활용해 포트폴리오 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버추얼 휴먼 ‘수아’의 성공으로 성장세
온마인드는 2020년 4월에 설립한 버추얼 휴먼 제작사다. 회사 창업자인 김형일 대표는 13년 넘게 캐릭터 아티스트로 활동한 전문가이며, 김 대표 외에도 국내 게임업계 3D 캐릭터 개발진이 다수 소속되어 있다. 이와 같은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온마인드는 ‘수아’를 만들었다. 수아는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간을 닮은 3D 버추얼 휴먼이다. 버추얼 휴먼 제작 기술은 크게 3가지(VFX 합성 기술·실시간 엔진 기술·딥페이크 기술)로 나뉘는데, 온마인드는 이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로 꼽히는 실시간 엔진 기술을 이용해 풀(Full) 3D로 버추얼 휴먼을 만든다.
온마인드는 버추얼 휴먼이 넘어야 하는 큰 벽 중 하나인 ‘불쾌한 골짜기'(실제 사람과 유사한 존재를 볼 때 생기는 불편한 느낌)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AMD와 협력해 AMD 트레스FX 기술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AMD 트레스FX는 3D 캐릭터의 머리카락을 더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수아는 밝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유니티 코리아, 던킨, 라네즈 등 다양한 기업들과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하며 가상 세계의 셀럽으로 떠올랐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수아의 활동 영역은 광고를 넘어 방송, 교육, 고객 응대 등 다양한 분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아의 활동 수익은 고스란히 온마인드의 사업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 잠재력을 인정받은 온마인드는 투자 기반으로 기술력을 확보했다. 2020년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이 15억원을 들여 온마인드 지분 1만 주를 매입했다. 지분율이 60%를 돌파하며 넵튠은 온마인드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에는 11월 SK스퀘어로부터 79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점점 정교해지는 버추얼 휴먼, 활동 영역 넓어진다
기술이 발전하고, 특유의 불쾌감이 줄어들며 버추얼 휴먼은 점차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아프거나 늙지도 않고, 구설에 휘말릴 일이 없어 위험 부담이 적다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등 인간 모델을 광고에 기용할 때보다 노동력이나 소요 시간 등이 적게 드는 것도 큰 장점이다. 수요가 증가하며 최근 버추얼 휴먼 제작 기술력은 이미 인간과 분간하기 힘들 만큼 섬세한 단계에 이르렀다. 이전 버추얼 휴먼의 생김새는 ‘3D 그래픽’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발전하며 그 형태가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연구진이 315명을 대상으로 버추얼 휴먼과 실제 인간의 사진 400쌍을 두고 어느 쪽이 진짜 사람으로 보이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분 적중률은 48.2%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이 버추얼 휴먼과 실제 인간을 혼동했다는 의미다. 해당 사례처럼 일부 버추얼 휴먼의 경우에는 실제 인간과의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정교해졌다. 온마인드의 수아 역시 마찬가지다. 수아는 2020년 대비 그 형태와 질감 등이 실제 인간과 크게 가까워졌다.
기술적 구현이 대부분 이뤄진 만큼, 버추얼 휴먼 분야의 기술적 도전은 많이 남지 않았다. 이제 버추얼 휴먼 산업의 경쟁력은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 능력 및 상품화 방안 중심일 것으로 전망된다. 빠르게 성장해가는 버추얼 휴먼 시장에서 온마인드가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앞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