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플랫폼 ‘테사’, MZ세대의 재테크로 자리 잡다
아트 테크 플랫폼 ‘테사(TESSA)’, 교보증권으로부터 투자 유치 성공 테사, 글로벌 아티스트의 작품을 ‘조각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아트 재테크 이끈다 진입 장벽 낮고 개인 취향 반영 가능해 MZ세대에서 큰 인기… 아트 테크 열풍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가 교보증권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교보증권은 테사의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미래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사는 디지털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교보생명보험그룹과도 다양한 협력 사업을 도모할 예정이다. 앞서 테사는 키움증권에서도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조각투자 관련 산업 활성화와 공동 시장 개척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고 안전한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미술품 조각투자의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가 새로운 대체투자 산업으로 급부상하며 경기불황 등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들의 전략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테사는 이번 전략적 투자를 통해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사업 확장에 돌입할 계획이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 구상, 희소성 높은 미술 금융상품 기획 등 신성장 동력을 꾸준히 발굴할 방침이다.
테사 김형준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고객 거래와 사업의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며 “향후 관련법령 준수와 투자자 보호 시스템 강화에 힘쓰며 안전한 조각투자 생태계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TESSA)
테사(TESSA)는 글로벌 아티스트의 작품을 조각투자할 수 있는 아트테크(Art-Tech) 플랫폼이다. 출시 2년 만에 회원 수 12만 명을 돌파하는 등 미술품 거래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본래 미술품 거래 시장은 작품 가격과 지식 부족으로 일부 극소수만 접근 가능한 시장이었다. 이에 테사는 블루칩 미술가 위주의 작품을 소액으로 조각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취지로 회사를 시작했다. 이른바 ‘아트테크’, 아트 재테크 전문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다.
미술품 ‘조각투자’ 혹은 ‘분할소유’란 작품 소유권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갖고 있다가 1년 정도 뒤에 비싼 값에 되팔아 수익을 내는 사업모델이다. 아파트 등 부동산 공동명의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작게는 만 원에서부터 10만 원 사이의 최소 금액을 책정해놓고 투자를 할 수 있다. 향후 미술품의 가치가 상승하거나 전시 결과가 좋으면 차익을 나눠 가질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한 미술품 투자 플랫폼 회사에서는 앤디 워홀의 작품을 최소 1천 원의 금액으로 분할해 소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100% 판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테사 또한 보유 미술품의 분할 소유권을 1천 원부터 구매 가능하다. 작품이 매각되면 소유권에 비례해 수익을 배분 받거나, 앱 내 ‘마켓’ 탭에서 개인 간(P2P)거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테사의 차별점은 실물 작품을 소유하고, 이것을 조각으로 일반인들에게 모바일 앱을 통해 판매한다는 데 있다. 먼저 회사 내부에 있는 ‘아트 리서치 팀’에서 작품 상태와 경매 기록 유찰률 등 미술시장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검증된 블루칩 ‘미술 작품’을 선정한다. 국내외 하이엔드 작가의 작품만 구입해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것으로, 1년에 100회 이상 외국 옥션에서 거래되고 앞으로도 계속 가격이 오를 만한 작가의 미술품에만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한다. 이렇게 선정된 작품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은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작업에는 최고의 전문 인력들이 필요하다. 이에 미술사학, 문화예술경영, 예술 기획 분야의 전문 연구 인력 등이 머리를 맞대고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을 거친다.
테사는 현재까지 9개 미술품을 판매해 40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줬다. 평균 수익률은 22%에 이른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 회원 수 10만명을 돌파했다. 미술품 누적 판매 총액은 281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나아가 사업영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으로 세계적 경매 회사 ‘소더비’ 출신의 잭 쇼를 영입하기도 했다.
테사 에셋과 그립컴퍼니 업무 협약… ‘아트테크’ 거래 확장한다
잭 쇼 영입 뿐만이 아니다. 타 분야의 기업과 손을 맞잡는 등 테사는 ‘아트테크’의 몸을 불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테사의 자회사인 테사 에셋이 라이브커머스 ‘그립’을 운영하는 그립컴퍼니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테사 에셋은 미술, 금융, 법률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아트 컨설팅 기업이다. 미술품 매입·매각부터 가치평가와 자문, 관리 운용까지 미술품과 관련한 종합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협약에 따라 아트 기획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상호 자문을 제공한다. 신규 서비스 개발을 위한 마케팅, 이벤트,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테사 에셋은 아트 기획상품 판매의 유통 채널을 확보하기로 했다. 특히 미술 분야 전문 지식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기 작가와의 콜라보레이션 등 아트 기획상품의 제작 배경과 과정을 콘텐츠로 선보인다. 그립컴퍼니는 라이브커머스에서 아트 기획상품 판매 카테고리를 신설한다. 테사 에셋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고객의 취향과 수요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신성은 테사 에셋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 자문을 제공하며 아트 전문 컨설팅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고객들이 수준 높은 미술품과 아트 기획상품을 구매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또한 “미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향후 그립 플랫폼 내 아트 카테고리를 신설하는 등 다채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카테고리를 확장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트테크, MZ 세대의 제테크로 자리 잡다
과거 미술품 같은 예술작품은 부자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미술 시장이 다각화되고 그 규모까지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일반 대중들까지도 미술품 투자 시장에 뛰어드는 아트테크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은 미술품 경매부터 아트페어, 화랑 유통, 조각투자까지 상반기에만 5000억 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미술시장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실로 아트테크의 인기가 대단한 것이다.
아트테크를 향한 투자는 특히 MZ세대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세계 최대 아트페어 주관사인 아트바젤과 글로벌 금융기업 UBS가 발간하는 ‘아트마켓 보고서 2021’에 의하면 미국, 영국, 중국, 멕시코 등 10개국 고액 자산가 그룹의 밀레니얼 세대가 2020년 예술 작품을 구입한 액수가 평균 22만 8천 달러(약 2억 5805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평균 구매 액수인 10만 9천 달러를 두 배 이상 넘어선 수치다.
MZ세대가 아트테크에 열광하게 된 데는 저축보다 투자에 더 적극적인 세대별 경향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재테크라는 점도 MZ세대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로 작용했다. 미술 작품 구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대중적인 투자로의 인식이 전환된 것 역시 MZ세대가 아트 테크에 적극 참여하게 된 요인이 됐다.
인기 셀럽들의 미술애호가 면모도 MZ세대를 끌어모으는 데 한몫했다.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나 방탄소년단의 멤버 RM, 배우 유아인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그들이 좋아하거나 소장한 미술작품들이 종종 포착된다. 셀럽들의 미술계 등장은 대중에게 예술과 관련된 공부나 수집을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재테크에서 세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에게도 아트테크는 매력적이다. 취득세와 보유세 부담이 있는 부동산과 달리, 예술 작품은 거래할 때 내는 양도세를 빼고는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트테크는 기타 소득으로 분류된다. 이에 양도가액 6천만 원 이상인 작품에 대해 80% 필요 경비를 인정받고, 10년 이상 보유하거나 양도가액이 1억 원 이하인 경우에는 90%까지 경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양도차익 10% 수준의 세금 정도만 내면 되는 것이다.
이렇듯 미술품 투자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트테크가 인기 있는 재테크로 떠오르면서 아트 테크 및 미술품 전문 세무사와 회계사도 늘고 있는 추세다.
미술품을 감상하던 시대에서 미술품에 투자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요즘이다. 불안한 경제상황 속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아트 테크의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