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스튜디오, 글로벌 시장 진출 위해 400억 투자 유치
라인스튜디오, 일본과 동남아 시장 게임 강자, 메타버스, NFT로 영역 확장 중 올 초들이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인사 시스템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도 미주, 유럽 등의 타 대륙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 위해 400억 투자 유치 프리미어파트너스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기대
메신저 플랫폼 라인플러스의 자회사 라인스튜디오가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프리미어파트너스에서 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2017년 라인스튜디오가 법인을 설립한 후 첫 외부 투자유치다. 유치한 자금은 라인스튜디오의 게임 사업의 플랫폼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라인스튜디오는 메신저 플랫폼 라인과 협업해 일본, 대만, 태국과 홍콩 등을 기반으로 라인 레인저스, 라인 버블2 등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미와 유럽 지역의 캐주얼 게임 시장도 공략 중이다. 그밖에 웹3 사업 등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정원 라인스튜디오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라인스튜디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라며 “라인스튜디오는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더욱 다양한 플랫폼과 새로운 경험을 선보이며, 기업공개(IPO)를 다음 목표로 글로벌 게임 개발사로서 성장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이래 누적 2조5,174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운용사다. 19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으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성은 프리미어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게임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캐주얼 게임의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라인스튜디오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더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라인스튜디오, 메타버스, NFT로 진화하는 모바일 게임사
지난해 말, 라인스튜디오의 모회사인 라인(LINE)이 NFT 생태계 구축을 위해 ‘라인 넥스트’를 설립했다고 발표하면서 네이버-라인 그룹의 NFT 사업 확장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018년부터 라인은 주 무대인 일본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키워왔고, 암호화폐 거래소인 ‘라인 비트맥스’를 확장해 미국에 ‘비트프론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올 초, 라인이 NFT기반 사업의 그룹 내 확대를 선포하면서 게임 개발사인 라인스튜디오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정원 라인스튜디오 대표도 캐주얼 NFT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향후 출시할 콘텐츠에 연결하면서 동시에 유저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월에는 신규 NFT 게임 시스템을 개발하는 ‘디벨롭 엔지니어’와 NFT요소를 설계하고 구현까지 리딩할 수 있는 ‘NFT 모바일 게임 프로덕트 플래닝’ 인력 채용에 나선바 있다.
올 하반기 들어서는 메타버스 환경, 즉 3D 기본의 가상환경과 라인스튜디오를 연결하는데 초점이 옮겨갔다. 지난 11월에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The Sandbox, 대표 세바스티앙 보르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3D 가상 현실 세계관에서 유저가 가상 토지 인 ‘랜드’를 소유하고, 직접 자신의 지적재산권(IP)를 제작하거나 NFT화 하고,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중이다. 라인스튜디오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더 샌드박스의 K-콘텐츠 전문 공간인 케이버스(K-Verse)에 라인스튜디오 전용 테마 공간을 조성하고, 유저들이 라인스튜디오의 대표 게임인 라인 레인저스(LINE Rangers), 라인 셰프(LINE CHEF) 등을 메타버스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일본과 동남아 3국에 국한된 해외시장, 미주와 유럽으로도 진출 계획
라인스튜디오가 400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한 주요 이유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는 출시할 때마다 ‘중박’ 이상의 매출액을 만들어내고 입소문을 타는 경우가 많아 메타버스, NFT로 확장을 위한 경험치가 누적되어 있는 반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기준, 라인스튜디오의 주요 타깃 국가는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로, 글로벌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1억9,400만명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3개국 합계 사용자가 1억7,600만명으로 사실상 동남아시아 시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주요 타깃 시장에서의 성과는 상당한 편이다. 대표 출시작인 라인 버블은 일본서 모바일 게임 최고 매출 3위를 달성했고, 이은 라인 버블2도 일본, 대만에서 다운로드수 1위, 태국에서 매출 3위를 기록했다. 라인 레인저스도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8개국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더 샌드박스와의 메타버스 협약도 단순한 메타버스 시장 진출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에 본사를 둔 더 샌드박스와 협업을 통해 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스튜디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를 통해 프리미어 파트너스의 다른 투자처들이 갖고 있는 해외시장 채널과 경험, 노하우(Know-how) 등이 400억원 투자와 함께 라인스튜디오의 해외 시장 진출 도전에 또 다른 열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분위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글로벌 플레이어 되기 위한 체제 개편, 인재 채용 확대를 위한 조직 변경도
동남아를 넘어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내부 인력 체제와 업무 방식도 개편 중이다. 올 1월,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전문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 3인 이사체제로 전환된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신규 이사회는 이정원 라인스튜디오 대표와 이태웅 CTO, 주정환 라인플러스 HR(인적자원)실장 등 3인으로 구성된다. 기존 2인 이사회 구성원이었던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새 이사회에서 제외됐다. 주주사의 간섭에서 벗어나 보다 자율적인 경영체제를 갖추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해석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보다 신속한 경영 판단과 효율적인 회사 운영을 목표로 조직을 재정비 한 것이다.
인재 채용 부분에서도 체계가 개편된다.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주요 매출액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는 한국에 한정되어 있었으나, 올 7월부터 해외 근무까지 100% 허용하는 ‘하이브리드 워크 2.0’ 제도를 도입한다. 국내 어디서나 근무할 수 있던 기존 ‘하이브리드 워크 1.0’을 개선해, 한국 시각 기준 시차 4시간 이내의 해외라면 어디든 근무 가능하다. 알려진 근무 가능 지역은 라인의 주요 마켓인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몰디브, 괌, 뉴질랜드, 사이판, 호주 등을 포함한다.
라인스튜디오는 직무별, 조직별 또는 개인별 최적의 근무 형태가 얼마든지 다양해질 수 있음을 고려해 전사 공통의 획일적인 근무 제도는 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100% 원격근무부터 일정 횟수의 사무실 근무까지 다양하게 조합해 선택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