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구독자를 잡아라’ OTT 시장 경쟁 심화,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

OTT 춘추전국시대, 구독자를 사수하기 위한 각 업체의 치열한 경쟁 잘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 -> 구독자 수 증가 부동의 1위 넷플릭스 vs 올라오는 티빙 vs 자리 뺏긴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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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간 ‘더 글로리’ 연관 키워드 네트워크 / (주)파비 DB

새해를 맞이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OTT 시장은 여전히 레드오션인 데다 콘텐츠가 흥행할수록 망 사용료가 커지는 부담도 안고 있다. 암울한 금융시장 속 투자금이 더 들어올 곳도 없는 상황에서 국내 OTT 업계가 추가 구독자 확보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에 사활을 걸고 있다.

3일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OTT 화제성 드라마·시리즈 부문에서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가 공개 첫 주에 1위에 올랐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이번 굿데이터 OTT 화제성 드라마·시리즈 부문 순위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공개 중이거나 공개 예정인 드라마 시리즈 OTT 오리지널 14편을 대상으로 한다. 뉴스 기사, VON, 동영상, SNS에서 발생한 프로그램 관련 정보들과 이에 대한 네티즌 반응을 분석한 결과다. 2위는 티빙의 <아일랜드>였다. 디즈니+의 <카지노>,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2>가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TV·OTT 통합 순위에서는 tvn의 <환혼:빛과 그림자>가 1위인 가운데 <더 글로리>가 2위, <아일랜드>가 3위에 올랐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영광 재현할 수 있을까

2일 업계에 따르면, OTT 사업자들은 새해를 맞아 주력 콘텐츠를 공개했다. 우선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를 개봉, 4일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에 올랐다.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이고, 인기 배우 송혜교가 주연을 맡아 공개 전부터 주목받았다. 넷플릭스는 전체 16부작 중 전반부인 8편을 공개했다. 후반부 8부작은 오는 3월 선보인다. 이 드라마는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주인공이 초등 교사가 되어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현재 공개된 전반부에서는 복수를 치밀하게 설계하는 이야기를, 후반부에는 본격적인 복수 실행을 전개한다.

이어 넷플릭스는 <헤어질 결심>, <공조 2:인터내셔날> 등 지난해 인기를 끈 영화를 포함해 340여 편 영화를 새로 공급했다.

지난 3일간 ‘더 글로리’ 연관 키워드 네트워크 / (주)파비 DB

넷플릭스의 전열 정비에 <오징어 게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2021년 당시, <오징어 게임>의 화제성에는 밀렸지만, 작품성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던 <디피>가 시즌2로 돌아온다. 시즌2에는 정해인과 구교환이 다시 탈영병을 잡는 군무이탈 체포조로 호흡을 맞추고, 시즌1 마지막에서 전출됐던 손석구, 김성균도 복귀한다.

방독면 착용이 필수가 된 디스토피아, 모든 거래와 구매는 택배기사를 통할 수밖에 없고 시민과 난민이 나뉘는 미래 계급사회에서 물건 배달 이상의 능력과 역할이 주어지는 택배기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드라마 <택배기사>는 김우빈, 송승헌, 이솜이 주연을 맡았다. <택배기사>와 함께 넷플릭스 상반기 최대 기대작인 <마스크 걸>은 고현정과 나나가 주인공 김모미를 함께 연기해 관심을 증폭시킨다. 네이버 웹툰 연재 당시 외모지상주의에 비판적인 코미디에서 병적인 인물들의 스릴러로 이야기가 변모해가며 역주행의 인기를 누린 작품이다. 남성들의 무대였던 정치판 중심에 선 김희애와 문소리가 빚어낼 팽팽한 긴장감과 뜨거운 워맨스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퀸메이커>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5조원 투자’ 오리지널 콘텐츠에 진심인 티빙

티빙이 공개한 드라마 <아일랜드>는 공개 4일째인 현재 <실시간 인기 프로그램> 3위에 올랐다. 1위는 tvn 드라마 <환혼>, 2위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가 자리를 지켰다. <아일랜드>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인기 배우 김남길, 이다희가 주연을 맡았다. 제주를 습격한 악에 대항하는 인물의 사투를 담은 이야기로, 반인반요 인물을 나타내는 특수처리, 악과 사투를 벌이는 인물의 액션 연출이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티빙은 김태호 PD가 연출하고, 가수 이효리가 출연한 예능 <캐나다 체크인>, 수능 가산점을 받기 위해 징병에 나가 전쟁을 벌인다는 학원 액션스릴러물 <방과 후 전쟁 활동>을 비롯해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약 50개를 선보일 계획이다.

티빙은 OTT 경쟁 심화로 경쟁 우위를 가져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지난 3월 KT와 콘텐츠 사업 협력을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마녀사냥>, <환승연애> 등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과 <술꾼도시여자들>, <유미의 세포들> 등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가 흥행했고, 시즌 합병 이후 KT스튜디오지니에서 제작한 <강철부대>, <나는 SOLO>, <애로 부부> 등 예능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병>, <가우스 전자> 등 드라마도 제공하고 있다. CJ ENM은 콘텐츠 제작에 5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다고 선언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키우기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넷플릭스 다음이었던 웨이브, 티빙에 밀릴 위험?

웨이브는 현재 OTT 서비스 시장(2022년 1~9월 기준)에서 점유율 14.4%로 넷플릭스(38.2%) 다음 순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3위였던 티빙(13.1%)이 이달 6위 시즌(4.98%)을 합병하면서 합산 점유율 18%로 티빙이 웨이브를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티빙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에서도 웨이브를 앞질렀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0월 MAU에선 티빙은 430만, 웨이브는 416만명으로 9월 추월 이후에 격차를 14만명으로 벌렸다.

2위였던 웨이브가 티빙에 밀린 이유는 오리지널 콘텐츠 파급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가 많은데, OTT 콘텐츠들의 활약으로 입지가 많이 줄었다. 올해 케이블 방송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리들의 블루스> <재벌 집 막내아들> 등이 히트한 데 비해 지상파에선 이만한 파급력의 작품을 내놓지 못한 것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웨이브는 티빙에 비해 오리지널 콘텐츠 파급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다. <청춘 블라썸>, <약한 영웅>, <위기의 X> 등 단독 드라마와 에스파·엑소가 주축이 된 단독 예능을 내보냈으나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 콘텐츠 투자를 선언했는데 이는 티빙(5년간 5조원)과는 대조가 되기도 했다. 웨이브가 티빙과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가 절실해 보인다. 웨이브는 우발적으로 동창생을 납치해 몸값 10억원의 인질극을 벌이는 이야기로 유승호가 주연을 맡은 <거래>도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 촬영이 진행 중이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인 박하경이 주말 하루 여행에서 따뜻한 휴식과 위로를 찾는 무공해 여행담을 그린 이나영 주연의 <박하경 여행기>도 준비 중이다. 이어 공개 예정인 <미션 투파서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드라마와 얼마 전 개봉한 <젠틀맨>, 개봉 예정인 <데드맨>, <용감한 시민> 등 영화 성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처럼 OTT 업계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몰두하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구독자 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는 <옥자>, <킹덤> 등 인기 콘텐츠를 내세우면서 국내 시장에 안착 후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세계적인 흥행작을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 1위 자리를 굳혔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선보인 보고서에 따르면, OTT 사업자의 경쟁력은 구독 가격, 콘텐츠가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OTT 가입 이유로 ‘충분히 낮은 요금(46%)’에 이어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35%)’,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33%)’, ‘신규·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기 위해(32%)’ 등 다양한 콘텐츠 시청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가격 측면에서는 사실상 차이가 없어진 것을 고려하면,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 하나가 구독자 증가에 직결됨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