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1·3 부동산 대책으로 숨통 트인 둔촌주공, 계약률 70% 육박

둔촌주공 계약률 70% 육박, 대규모 미분양·PF 상환 문제 등 위기 넘겼다 시장 여론 뒤집은 1·3 부동산 대책, 규제 지역 해제로 중도금 대출 길 열려 누리꾼 관심, 둔촌주공 가격·경쟁률보다 ‘규제 완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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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내 ‘둔촌’ 관련 키워드 클라우드/사진=본사 DB

당초 미분양 및 흥행 실패 우려를 사던 둔촌주공이 70%에 육박하는 계약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선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9~49㎡ 등 소형평수가 50% 계약률에 그쳤지만,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 59㎡가 80% 이상의 높은 계약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예비 당첨자, 무순위 계약까지 감안하면 평균 계약률 80~90%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둔촌주공은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자금 시장 경색으로 ‘부동산 대란’ 우려를 산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는 다르게 대규모 미분양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조합이 7,5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에 대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아내며 7,231억원 규모의 PF 사업비도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제2의 레고랜드 사태, 아슬아슬하게 막았다

1만 2,000가구 규모인 둔촌주공은 총 4,786가구가 일반·특별공급으로 나왔다. 부동산 시장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3,300명가량(약 70%)이 계약을 마치며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둔촌주공의 경우, 공급 규모가 자체가 커 계약률이 70%를 달성해도 1,100여 호가 미분양으로 남게 된다. 예비당첨자를 통해 계약률이 90%를 채운다고 하더라도 370여 호의 미분양 물량이 발생한다.

단,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시공사업단이 금융권에서 조달한 프로젝트파이낸스(PF) 자금 7,500억 원 상환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재건축사업조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대출 보증을 통해 시중은행 5곳의 대출로 PF 사업비를 상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출에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참여했으며, 금리는 CD금리(3.97%)에 고정금리 2.5%, 은행 및 HUG 보증 수수료 등을 포함해 7.6~7.7% 정도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대출 만기는 준공(2025년 1월) 이후 입주 기간 3개월을 더한 2025년 4월까지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는 평을 받는 둔촌주공은 시장 관계자에게 큰 불안을 안긴 바 있다. 둔촌주공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금융 시장에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다. 한국의 채권 신용도가 나란히 폭락한 ‘제2의 레고랜드 사태’가 닥칠 수도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둔촌주공이 시장의 우려보다 안정적인 계약률을 기록하고, 사업비 상환에도 성공하며 이에 대한 우려는 점차 사그라드는 추세다.

대거 미분양 막은 1·3 부동산 대책

둔촌주공의 숨통을 트인 것은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이다. 1·3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서초·강남·송파·용산구 등 네 곳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 해제됐다. 분양가 12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둔촌주공은 규제 완화로 전용면적 84㎡까지 대출이 가능해졌으며, 전매제한 기간도 8년에서 1년으로 줄었다. 실거주 의무 요건도 사라졌다. 이에 더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50%에서 70% 상향 조정됐고, 다주택자에게 중과하는 양도세·종부세 부담도 경감됐다.

침체해 있던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84㎡ 타입의 중도금 대출 문제 등이 해소되면서부터였다. 1·3 부동산 대책이 ‘둔촌주공을 위한 대책’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둔촌주공 84㎡ 타입의 경우 당첨자의 80% 이상이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평형은 무순위까지 갈 가능성이 있지만, 59·84㎡ 타입은 예비당첨자 대상 계약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가격보다 ‘규제 완화’에 관심 쏠렸다

지난 7일 내 ‘둔촌’ 관련 키워드 네트워크/사진=본사 DB

둔촌주공은 자칫 부동산 PF발 금융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대형 ‘시한폭탄’이었다. 둔촌주공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나온다면 PF발(發) 자금경색이 심화하게 되며, 건설업계는 올해 분양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들이 둔촌주공의 계약 상황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자사의 빅데이터 대시보드를 살펴보면, 누리꾼들은 둔촌주공의 회생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대시보드에서는 1·3 부동산 대책으로부터 출발한 일말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우측 하늘색 키워드 그룹을 살펴보면 분양, 대출, 정부, 규제, 완화 등 1·3 부동산 대책과 관련된 키워드가 눈에 띈다. ‘분양가’ 등 가격과 관련된 키워드는 찾아볼 수 없다. 둔촌주공의 흥행은 ‘가격’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누리꾼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 가격과는 무관하게 미분양 이슈가 일부분 해소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누리꾼들이 규제 완화에 주목했다는 점은 좌측 붉은색 키워드 그룹에서 한층 강조된다. 해당 그룹은 규제 완화 관련 키워드로 가득 채워져 있다. 특히 해제, 청약, 의무 거주 등은 기존 둔촌주공의 흥행에 걸림돌이 되었던 요소들이다. 누리꾼은 규제 완화를 통해 흥행 장애 요소가 해소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더해, ‘금리’라는 키워드에서는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한 근본적인 불안감을 읽어낼 수 있다.

녹색 키워드 그룹에는 강동구 일대의 향후 집값 움직임에 대한 여러 해석이 담겨 있다. 1·3 부동산 대책을 의미하는 ‘대책’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면적, 마감, 공개, 전망 등의 키워드에서는  차후 둔촌주공의 운명에 대한 누리꾼의 호기심도 엿보인다.

해당 키워드 네트워크에서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이슈와 관련해 흔히 등장하는 가격(분양가), 미분양, 경쟁률 같은 키워드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부동산 규제 완화와 청약 관련 키워드가 빈자리를 메꿨다. 둔촌주공 관련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이 정부의 규제 완화와 이로 인한 둔촌주공 상황 변화에 온전히 이목을 집중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