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어쩌면 당연한 선택, 서학개미 ①
실시간으로 연준 발표 통역하는 유튜버들 등장 2010년 대비 46% 성장한 코스피. S&P500은 92% 한국에 투자하면 바보 되는 꼴, 이대로 괜찮은가?
소위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가 코스피 거래의 17%까지 치솟는 등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동학개미 열풍이 불던 시절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서학개미에 대한 새로운 관심의 물결이 일고 있다. 주로 테슬라 등의 놀라운 수익률에 이끌린 듯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한국 주식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포기의 발로는 아닌지 우려된다.
주식 하면 미국 주식
주식 키워드에 대한 인터넷 여론조사를 보면 그 결과가 놀랍다. 한국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보다 미국 주식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과 가장 가까운 키워드는 △금리 △하락 △경기 △기준이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금리 변동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반적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해 한국 투자 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잘 드러난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연 한국 주식시장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을지 의문이다. 미래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등장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모든 투자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많은 한국 투자자는 어쩌면 한국 시장에서 더 큰 위험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개미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과연 테슬라가 한국 증시에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지다. 일각에서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가 대다수의 한국 기업보다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고 신앙을 간증하기도 한다. 테슬라 외에도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많은 개미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및 기타 정책 결정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면서 일부 유튜버는 새벽에 발표되는 연준의 발표를 실시간으로 분석·통역하기도 한다.
도지라는 암호화폐의 갓파더를 자처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도지는 화성에 갈 것이라며 묻지마 투자를 했다. 과연 서학개미들도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서 코스피를 뒤로하고 S&P로의 행군을 시작한 것일까? 사실 개인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특별한 분석이 필요하지 않다. 한마디로 한국 기업은 미국 기업에 비해 돈을 못 벌고 있다. 돈을 못 버니 당연히 주가가 오를 턱이 없다. 1983년 코스피가 지정된 이후로 40년이 흘러 마침내 개미들이 진실을 깨달았다.
주당 순이익(EPS) : 한국 주식시장이 직면한 과제
금융정보업체 Ychart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주당순이익은 2010년 대비 46% 성장했다. 같은 기간 S&P500에 속한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92% 증가하면서, 대략 2배의 격차가 나고 있다. 주당순이익의 더딘 성장은 한국 기업의 수익성이 미국의 동종기업을 따라잡을 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투자 결정의 핵심은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주식을 고르고자 하는 욕망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가 바로 주당순이익(EPS)이다. 주당순이익은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누어 기업의 재무 성과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재무지표다. 이는 투자자가 다양한 산업, 기간, 경쟁업체에 걸쳐 기업의 재무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다.
주당순이익 공식은 간단하다. EPS는 순이익에서 우선 배당금을 뺀 금액을 기말 보통주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주당순이익은 기업 가치를 추정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지표로, 회사가 주식 한 주당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지를 나타낸다. 지수로 측정했다면 한국이라는 기업이 한 주당 얼마나 많은 수익을 창출했는지 갈음하는 지표다. 주당순이익이 높을수록 기업 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미국에 비해 상당히 처지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이라는 기업보다 더 나은 생산성을 보인 시기가 손에 꼽는다.
EPS는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이며 주가수익비율(P/E)을 계산하는 주요 요소다.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누면 투자자는 1달러의 수익에 대해 시장이 얼마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주식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 주주는 수익에 직접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EPS를 절대적인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대신 투자자는 주당순이익과 주가를 비교하여 수익의 가치와 투자자가 미래 성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판단한다.
투자자는 한 회사의 EPS를 같은 산업 또는 다른 산업, 기간, 지역의 경쟁사와 비교한다. 당연히 돈을 잘 버는 회사를 더 좋아할 것이다. 주당순이익이 높다는 것은 회사의 실적이 좋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지만, 물론 항상 미래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는 회사의 미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다른 재무지표와 시장 동향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는 회사의 매출 성장, 현금 흐름, 판매 대비 가격 비율, 시장 점유율을 고려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이라는 기업을 비교하면 어떨까? 과연 10년 뒤 한국과 10년 뒤 미국을 비교했을 때 우리는 어느 나라에 투자할까? 만원이나 10만원이라면 한국인으로서의 의리로 한국에 투자할 수 있겠지만 100억, 1,000억, 단위를 크게 높여서 생각해보자. 과연 해외 기관과 투자자들은 어디에 투자할까?